• 주요 증권사가 보는 한국증시 전망 | 배당·저평가·지배구조개편·장기성장주 기대

    입력 : 2015.01.08 1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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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한국 증시는 어느 길로 갈 것인가.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이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변동성(Volatility)이 춤을 추는 양상에 휘둘릴 것인가. 해마다 연말이면 증권 전문가들은 이듬해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예상한다. 기자들은 연말에 지수만 보고 그들이 예상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공박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 해를 예상하는 논리이다. 지수는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나타나 다른 방향으로 옮겨갈 수 있을지라도 한 해를 예상하는 논리 자체가 타당하다면 충분히 투자에 참고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을미년 증시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코스피 전망 1870~2250 주요 증권사는 2014년 증시를 전년에 비해 보수적으로 보았다. 2015년 코스피가 올라갈 수 있는 상단을 전년도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제시한 게 단적인 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가 연중 1870에서 220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았고 대신증권은 1880~2250, 삼성증권은 1900~2250 포인트를 연중 코스피 밴드로 내다봤다. 2014년에 대부분 증권사가 코스피 상단을 2300포인트, 조금 부풀려 본 곳은 2400포인트 전후까지 본 것에 비하면 대체로 2015년에도 박스권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들이 코스피 움직임을 보수적으로 본 것은 기본적으로 주요 상장기업의 이익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컨센서스 기준으로 MSCI Korea의 201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3.2%와 18.3%, 24.1%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는 과도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실적 하향에 초점을 맞춘다면 우려가 지속되겠으나, 보수적 기준에 의해서도 시장 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가치 제고 정책 변화 이슈 등으로 일정한 하방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전년 수준보다 약간 정도 개선되는 이익만으로도 주가는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익 감소나 이익정체를 감안할 때 시장 평균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지난 3년간 실질적으로 나타났던 이익 수준을 감안하면 시장 예상보다는 전년 수준의 이익을 내는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더라도 2014년 3~4분기 이익이 대폭 줄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란 게 설명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익 증가율을 8%로 가정하고 14배의 실질 PER을 적용한 연말 KOSPI 전망치는 2130p”라면서 “(한국의) 실질 PER은 지난 10년 평균 13.5배였으며 최근에는 14배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 시장의 키워드는 ‘이익과 배당’”이라며 “이익은 주가의 거의 대부분을 설명하며, 배당지표의 개선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종목별 주가 차별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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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술 모바일혁명 관련주 여전히 주목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러면 어떤 종목이 유망하느냐에 있을 것이다.

    대신증권은 한국 산업을 이끌어온 IT와 자동차의 이익은 2014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상승할 정도로 예상했다. 반면 의류나 호텔레저,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등 내수서비스나 유틸리티 부문의 이익은 구조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소위 빅4의 이익은 감소세가 둔화되고 이들을 제외한 코스피는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2014년엔 시가총액이 작아서 시장 전문가들이 눈여겨보지 않았던 종목들이 급등했다면 2015년엔 최경환 부총리 취임 이후 강조된 배당정책이나 규제완화에 수혜를 보는 종목이나,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 신기술이나 모바일 혁명 관련주, 그동안 과도하게 하락했던 종목이나 경기 민감주 등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나 현대차그룹 3사는 2015년 예상 PER는 8.1배 수준에 불과해 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동성 커 투자시점 유의 필요 좋은 주식이라도 언제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성과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차이가 날 수 있다. 2015년은 특히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과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 일본 공적연금인 GPIF와 한국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매입 확대 등이 시장을 크게 흔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점 선택은 더욱 중시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2분기에 극심한 변동성을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1분기는 BOJ, ECB 등의 통화정책과 극도로 부진했던 2013년 4분기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는 1분기 실적 부담과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되며 하반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개선을 토대로 주가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대신증권은 “2번의 위험(3월, 9월)과 2번의 기회(연초, 6~8월)”라는 말로 2015년 증시 시나리오를 압축해 설명했다. 3월께부터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시장에 영향을 주다가 실제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오히려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시기에 BOJ나 ECB의 유동성 확대나 일본 자금의 유입 등이 가시화되면 시장은 기대 이상으로 호조를 보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9월 이후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유동성 사이클 둔화, 중국의 부정적 뉴스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들의 그림이다.

    이에 비해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금리인상 시기를 2015년 4분기로 비교적 늦게 잡았다. 이 센터장은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상당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미칠 리스크는 금리 인상 자체라기보다는 인상 시기의 불확실성과 그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달러화 강세가 가속될 때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큰데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받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논리다.

    이 센터장은 “달러화 강세는 러시아, 브라질 등과 같이 상품 수출의 비중이 높고, 경상수지 적자가 심한 국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사태나 IS 등 지정학적 이슈 등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2호(2015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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