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세권이 아니라면 임대겸용 주택은 再考해야

    입력 : 2014.06.02 17: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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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은평 씨(48)는 지난해 6월에 살던 집터에 도시형 생활주택을 새로 짓고 입주했다. 대지 면적이 108.80㎡에 불과했지만 지상 5층을 올리며 8세대가 살 수 있는 주택이 됐다. 처음엔 과연 이렇게 작은 땅에 건물을 올릴 수 있을까 스스로도 의문스러웠지만 건폐율 56%(법정최대한도 60%)를 최대한 계획해보니, 한 층에 19평이나 되는 건축면적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콤팩트한 도시형 생활주택 마이바움 쌍문(수목건축 설계)의 첫 삽은 이렇게 시작됐다. 한 층에 5평 규모의 원룸을 3세대씩 2~4층에 총 7세대의 원룸을 만들고, 4층 일부와 5층 전체를 복층으로 연결해 자신이 거주하기로 했다. 공간의 효율성을 위해 엘리베이터는 제외했다. 건축비는 당시 정부에서 지원하던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했다. 1억2000만원을 연 2%로 20년간 지원받을 수 있는 상품이었다. “총 시공비가 3억원 중반 정도였습니다. 부모님이 구입하셨던 낡은 단독주택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변신했어요. 지금은 월 300만원대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과연 임대가 원활하게 진행될지 꼼꼼히 살폈고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거주지에 수익형 부동산을 짓는 게 그나마 수익성 면에서 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도시형 생활주택은 포화상태인데, 지하철역과 3분 거리라는 역세권 프리미엄이 버팀목이 되더군요. 지하철역과 거리가 먼 곳은 이미 공실률이 높거든요. 대지를 구입해 사업을 시작하는 건 반대입니다. 역세권에 있더라도 투자비용이 많아 손익분기점을 넘기가 어렵습니다.”

    강 씨가 수익형 부동산 시공에 앞서 신신당부한 건 시공사와의 관계. 아무리 꼼꼼해도 만족할 수 없다는 게 강 씨의 지론이었다.

    “건축주와 건축가, 시공사 입장을 보면 건축주가 을일 수밖에 없습니다.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어쩔 수 없이 대출에 임대 기회비용, 공사기간 동안 거주하고 있는 곳의 월세까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는 건축주들이 대부분입니다. 직접 줄자를 들고 현장을 누빌 각오로 나서야 손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집짓는 데 10년 늙는다는 말, 그저 남얘기로 생각하면 큰코 다칠 수 있다는 걸 늘 염두에 둬야 합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5호(2014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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