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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Part 2] 원자재 펀드의 종류와 장단점
입력 : 2011.06.10 14: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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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펀드의 세계 ◆
위험자산 선호와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 기조
원자재 가격은 2009년 이후 큰 흐름상 상승 기조에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들어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마저 대두되면서 원자재의 투자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 이후 주요 상품별 가격등락률을 살펴보면 면화 가격이 40% 넘게 폭등하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그 뒤를 코코아가 이으면서 소위 소프트 원자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면화의 경우 재고량이 거의 바닥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가격이 폭등했고 코코아는 코코아 세계 최대 수출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정정 불안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이들 소프트 원자재의 뒤를 이어 원유가 18%가량 상승하면서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원유의 주요 생산지인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시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큰 폭으로 상승했던 원당이나 금 등의 가격은 가격 부담이 커진 데다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최근에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에 따라 원자재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과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면 올해 들어 부쩍 증가하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 탄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를 필두로 전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불안 우려가 지속돼왔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는 중국과 인도 등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인해 식품파동 발생 가능성마저 높아져 주요 이머징 국가에서의 물가불안이 심각한 상태다.
이처럼 이머징을 중심으로 물가불안 우려가 심화되자 이에 대한 헤지 차원에서 원자재 상품의 투자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물가가 상승할 경우 통상 고정금리를 받는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 등의 가치가 하락하는 반면 원자재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는 그대로 보존돼 물가 상승기에는 원자재 가격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향후에도 원자재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를 지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의 추가적인 상승을 노린 일부 투기세력마저 가세하면서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데다 최근 중동 사태라든가 기상악화, 원자재 주요 생산국들의 정정 불안, 일본 대지진 등 원자재 시장을 둘러싼 변수들의 부정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그 역의 상황도 가능해서 원자재 시장이 아무리 좋더라도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좋지 않을 경우 온전히 원자재 시장의 수혜를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원자재 시장도 좋고, 주식시장도 좋을 경우 양쪽에서 수익 모멘텀이 발생하면서 예상보다 큰 이익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원자재 펀드의 또 다른 형태로 파생형이 있다. 파생형은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원자재 관련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형태의 펀드다. 따라서 파생형 원자재 펀드의 특징은 주식형 원자재 펀드에 비해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을 비교적 충실히 따른다는 데 있다. 하지만 만기가 존재하는 파생상품의 특성상 만기가 도래하는 파생상품을 팔고 또 다른 파생상품을 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가격의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단점은 존재하다. 그래서 일부 파생형 원자재 펀드의 수익률은 실제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과 큰 괴리를 보이기도 한다.
원자재 펀드의 또 다른 형태로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일종의 인덱스 펀드로, 일반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동성이 매우 높고 거래 편의성이 뛰어나다.
현재 우리나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원자재 지수 추종형 ETF는 총 4개. 이들이 추종하는 원자재 지수는 각각 금과 원유, 농산물 등이다. 따라서 이들 ETF는 금이나 원유, 농산물 등의 가격이 상승할 경우 관련 ETF의 가격 역시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 상장돼 있는 대부분 원자재 관련 ETF의 거래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 아직 ETF 시장이 성장 국면의 초기에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경우 조만간 거래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아서 ETF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추종지수와의 괴리가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즉 ETF의 거래량 부족으로 가격이 왜곡되면서 ETF가 추종하는 원래 지수의 움직임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재 관련 ETF는 앞서 살폈던 주식형이나 파생형에 비해 원자재 관련 시장의 움직임을 가장 정확하게 추종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투자시 고려사항 원자재 펀드에 투자할 경우에는 결국 원자재 시장 자체의 투자매력에 대한 판단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 투자매력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주식형, 파생형, ETF 등의 형태 중 자신의 성향과 여타 사항 등을 고려해 투자상품을 선택한다.
원자재 시장에 대한 확신은 있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을 경우 파생형이 유리하며 원자재 시장과 주식시장이 모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면 주식형이 좋다. 또 투자기간이 짧고 특정 상품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관련 ETF에 투자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을 판단할 때는 미국 달러의 움직임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상 원자재는 미국 달러가치의 움직임과 역의 관계를 가지고 있어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 이는 안전자산인 달러의 대체 투자수단으로 원자재가 대표적인 대응상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또 원자재 펀드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변동성, 즉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원자재 시장은 주식시장보다 변동성이 커 주요 투자자산 중 가장 위험한 상품군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원자재 펀드를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삼는 전략이 지극히 위험할 수 있다. 원자재는 다만 핵심 포트폴리오에 추가수익을 기대하는 정도의 선에서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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