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만에 돌아온 마스크 없는 가을여행 강원도서 트레킹하고 전북서 단풍구경

    입력 : 2022.10.18 16:21:37

  • 가을만큼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인 계절은 없지만 지난 2년 동안은 그러지 못했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실외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되면서 여행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적어도 밖에서만은 주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다시 여행하기 좋은 가을이 돌아온 것이다.

    이에 매경럭스멘은 올가을 가볼 만한 여행지를 추려 소개한다. 가을이면 빼놓을 수 없는 단풍, 선선한 날씨에 걷기 좋은 길 등 볼 것·할 것들이 너무 많다.



    운탄고도1330 트레킹길
    운탄고도1330 트레킹길
    ▶강원 운탄고도1330(영월·정선·태백·삼척) 가을 특별한 트레킹을 원한다면 강원도로 눈을 돌려보자. 과거 석탄길을 나르던 길이 트레킹 코스로 바뀐 운탄고도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차마고도를 연상케 하는 이 길은 과거 만항재에서 함백역까지 석탄을 실어 나르던 루트였다. 강원도는 이 옛 석탄 운반길을 정비해 올 10월 ‘운탄고도1330’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한국 대표 트레킹 길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포부가 읽힌다. 1330이란 운탄고도에서 가장 높은 만항재의 높이를 말한다.

    운탄고도의 전체 길이는 173㎞로, 영월 청령포를 시작으로 정선군 새비재, 만항재, 함백산을 거쳐 태백과 삼척 도계에 이른다. 운탄고도 트레킹의 매력은 해발 1330m 고원지대를 따라 이어진 아름다운 원시 숲길과 백두대간의 웅장한 절경을 끝없이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해발 1000m의 고지대를 걷는 동안 수백 종의 야생화와 희귀 고산식물이 트레킹족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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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9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코스를 걷는다면 8박 9일이 걸린다. 1코스는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를 거쳐 동강을 따라, 2코스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흔적을 따라 걷는다. 3~8코스는 운탄고도의 메인 구간으로 광부의 길로 통한다. 폐광한 옛 갱도 등 석탄산업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9구간은 바다와 마주한다.

    각각의 특색이 있는 운탄고도 트레킹은 자신의 시간과 체력에 맞게 이용하면 된다. 트레킹에 나서기 전에 운탄고도1330 통합안내센터에서 교통과 숙박 등을 확인하고 나서는 것이 좋다. 정선 구간은 하이원 리조트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가을 정취 풍기는 청남대 경내
    가을 정취 풍기는 청남대 경내
    ▶충북 청주 청남대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청와대는 국민적 명소가 됐다. 하지만 몰려드는 인파에 관람 기회를 잡기란 여간 녹록지 않다. 순번을 기다려도 되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대통령의 흔적을 엿보고 싶다면 청주로 가보자. 남쪽의 청와대로 불리는 청남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청남대는 대통령의 별장으로 1983년부터 사용됐다.

    청남대에 있는 역대 대통령 동상
    청남대에 있는 역대 대통령 동상
    최근 영빈관 신축 논란이 일었을 때, 충북도지사가 청남대를 제2의 영빈관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해 눈길을 끌었다. 대청호 안에 자리 잡은 청와대는 입지가 말해주듯 절경을 자랑한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청남대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정원과 대청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축구장 면적의 약 257배에 달하는 공간을 갖고 있는 청남대는 대통령 기념관을 비롯해 잔디공장, 산책로,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망대에 오르면 청남대 전경은 물론 대청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2003년부터 국민들에게 개방됐다.



    억새풀 가득한 대명유수지
    억새풀 가득한 대명유수지
    ▶대구 대명유수지&달성습지 대구의 숨은 가을 여행지다. 대명유수지에서는 억새풀의 장관을 보며, 달성습지에서는 숲길을 걸으며 가을을 만끽한다.

    대명유수지는 원래 1992년 성서산업단지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25만8000㎡ 규모로 만든 유수저류시설이다. 이는 이 일대가 대명유수지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매번 물이 범람했던 곳이라는 뜻이다.

    억새풀이 가득한 지금의 모습은 20년간 계속된 생태계 복원 사업의 결과물이다. 특히 이곳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종인 맹꽁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맹꽁이 외에 삵, 족제비, 황조롱이, 고라니 등 다양한 야생 동식물도 서식하고 있다.

    달성습지
    달성습지
    유수지 사이로 조성된 생태탐방로를 통해 이곳의 자연환경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 탐방로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억새풀 바다를 헤엄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탐방로는 2015년부터 3년간 조성됐다.

    대명유수지는 달성습지로 이어진다.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형성돼 있다. 달성습지 역시 맹꽁이를 비롯해 여러 휘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습지 안에 2.5㎞의 숲길이 나있어 걷기에 좋다. 산속의 숲길과는 다른 정취를 풍긴다.



    단풍으로 에워싸인 적상산사고
    단풍으로 에워싸인 적상산사고
    ▶전북 무주 적상산 가을 하면 단풍이다. 유명 단풍 명소들은 가을만 되면 이를 즐기려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무주 덕유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적상산도 그렇다. 지역의 유명 단풍 명소로 오래전부터 유명하다. 가을 적상산은 깎아지른 듯한 층암절벽과 붉은 단풍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적상(赤裳)의 뜻은 붉은 치마로, 원래 불그스름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지만 가을철 단풍 때문에 이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만큼 가을 적상산의 단풍은 산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을 적상산에서는 단풍만 보고 오면 좀 아쉽다. 곳곳에 역사 유적지들이 있어서, 자연 경관과 함께 우리 과거를 되돌아보기에도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에는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돼있는 사고가 있다. 조선 후기 5대 사고 중 하나인 적상산사고다. 광해군 때 묘향산사고에 있던 실록을 이곳으로 옮겨왔다. 또 고려 말 축조된 적상산성, 역시 고려 때 창건된 안국사 등도 둘러볼 만하다.



    야간 개장한 수원 화성행궁
    야간 개장한 수원 화성행궁
    ▶경기 수원 화성행궁 가을의 특별한 밤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수원 화성행궁이 제격이다. 익히 알려진 곳이지만 수원 화성행궁의 가을밤은 남다르다. 조명으로 아름답게 장식된 고즈넉한 궁궐을 걷다보면 도심 속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달빛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화성행궁의 밤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야간 개장 달빛정담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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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행궁의 밤 산책은 신풍루에서 시작된다.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연 보수당, 정조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지었다는 노래당, 일제강점기에도 훼손당하지 않은 낙남헌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어지는 미로한정에서는 화성행궁 전경과 수원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화령전, 복도각, 이안청 등의 건물도 마주할 수 있다. 야간개장은 10월 31일까지 열린다.



    강원도 고성 명파해변 전경
    강원도 고성 명파해변 전경
    ▶강원 고성 명파해변 명파해변은 대한민국 최북단 민간 출입통제선 근처에 자리 잡은 바닷가다. 명파(明波)란 ‘맑은 파도가 일어나는 해변’이란 뜻의 이름으로, 이곳이 간직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오롯이 내보인다. 500m 길이의 백사장을 가진 해변의 규모는 작지만 이곳의 여유로움만은 여느 백사장보다 넓다.

    가을 명파해변의 정취를 즐기는 방법은 캠핑이 제격이다. 여름 캠핑도 좋지만 이곳의 가을 캠핑은 또 다른 낭만을 안겨준다. 텐트에 앉아서 바라보는 ‘바다 물멍’은 속세의 번잡함을 잠시나마 벗어던질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다. 텐트서 바라보는 동해의 아침 일출도 빼먹으면 후회한다. 명파마을에서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다. 21개의 데크 사이트와 방갈로 형태의 돔 하우스 5개가 있다. 데크 사이트 간 꽤 거리가 있어 방해받지 않는 캠핑이 가능하다.

    다만 캠핑장이 10월 10일까지만 운영된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지역이 북쪽에 자리 잡은 특성상 가을밤 날씨가 더욱 쌀쌀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주위 관광지로는 통일전망대와 DMZ박물관이 있다.



    거창 항노화 힐링랜드의 명물 Y자 출렁다리
    거창 항노화 힐링랜드의 명물 Y자 출렁다리
    ▶경남 거창 항노화 힐링랜드 거창 항노화 힐링랜드는 해발 1046m 우두산 자락에 힐링과 치유를 주제로 2021년에 조성된 곳이다. 도심서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제격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위 산림환경을 활용해 만든 숲 치유 프로그램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힐링랜드에는 즐길거리도 많은데, 자연휴양림을 비롯해 Y자형 출렁다리, 무장애 데크로드 등이 있다.

    Y자 모양의 출렁다리는 이곳의 랜드마크다. 우두산 해발 620m 자락에 있는 세 개의 봉우리를 이어서 만들었다. 세 방향에서 만나는 출렁다리는 이곳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힐링랜드에서 20분 짧은 등산을 하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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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의 무장애길에는 명상장, 해먹장등이 설치돼있는데, 이 중 해먹장은 꼭 경험해볼 만하다. 치유의 숲 가장 안쪽에 있는 해먹장에 누워 있으면 몰려드는 피톤치드가 심신을 안정시킨다. 힐링랜드에는 숙박시설도 있어 숲을 더 길고 깊게 즐기고 싶으면 하룻밤 묵는 것도 좋다.

    주변에는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의상봉, 비계산 등도 있다.

    [문수인 기자] [사진 한국관광공사·각 지자체]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5호 (2022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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