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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재테크] Part4 美 증시 투자법… 낙폭과대 대형주·장기 국채 하락에 베팅
입력 : 2022.06.29 11: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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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 (1bp=0.01%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자 미국뿐 아니라 한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6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1981년 말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이어지자 앞서 5월에 기준금리를 50bp 올렸음에도 물가 상승세가 수그러지지 않아 28년 만에 최대 폭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연준의 강력한 긴축 조치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격동의 시기’를 맞아 하반기 전략 방향을 찾는 분위기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하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부정적인 상황을 말한다.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28년 만에 처음으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기존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뛰었다. 이날 연준 위원들이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 내용을 보면 올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3.4%로 3월 당시(1.9%)보다 높아졌다.
올해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7%로 3월 당시(2.8%)보다 하향 조정됐다. 올해 실업률 전망은 기존 3.5%에서 3.7%, 에너지와 농산물 등을 포함한 헤드라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치는 기존 4.3%에서 5.2%로 상향 조정됐다.
▶섣부른 매수는 자제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금리 인상 결정 이후 월가에서는 섣부른 매수와 매도를 자제하라는 신중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 1929년 이후 과거 약세장 사례를 봤을 때 S&P500 지수가 추가로 하락해 오는 8월 말 저점을 찍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달에 이어질 기업들의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둔화세와 더불어 가이던스(이익 목표치) 하향 작업이 따를 것이라는 예상도 매매 신중론의 근거다.
현지 투자 업체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주식과 채권 비중은 축소하고 현금은 10% 비중을 늘렸다.
헤이스 최고 전략가는 “이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주간 기준 최근 10주 중 9주 하락했다”면서 “증시 낙폭이 짙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체 글로벌 균형 계정 모델에 따라 주식에서 약 5%에 해당하는 투자금을 빼서 현금으로 옮겨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적 반등이 아닌 대세적 반등이 올 때까지는 긴 험로가 예상된다”면서 “올해 들어서만 4번째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있는 바, 그 결과 주식과 채권, 현금 비중이 각각 순서대로 50%, 30%, 20%인 상태인데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현금 비중을 가장 높게 잡은 포트폴리오”라고 언급했다. 주식과 채권 비중은 각각 5%씩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은 10% 비중을 늘린 결과다.
채드하 전략가는 “현재 상태를 경기 침체라고 볼 수 없지만 침체가 임박하면 S&P500지수 상장 기업들 주당 순이익(EPS)이 연간 기준으로 2023년 말에 18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팩트셋 집계를 기준으로 현재 월가 전문가들이 낸 2023년 말 주당 순이익 평균치가 234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골드만삭스 전망은 비관론에 속한다.
채드하 전략가는 특히 에너지와 금융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이 이익 전망치 하향 리스크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장 취약한 대형 기술주를 비롯해 경기 침체 직격탄을 받을 항공·관광 등 경기순환주마저 앞으로 경제 상황 대비 현재 월가 수익 추정치가 너무 높아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행위자들은 S&P500이나 나스닥종합주가 지수 등 주가지수뿐 아니라 미국 국채와 주요 통화인 유로화, 엔화 추가 하락을 점친다. 일례로 20년 만기 이상인 미국 장기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프로셰어스 숏 20+트레저리 ETF(TBF)’ 시세가 최근 오른 이유다. 연준이 물가 잡기를 위한 긴축 정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점, 그럼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공급 측면 물가 급등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동시에 고려하면 주요국 경제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투자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유로화와 엔화 가치 약세에 베팅하는 ETF인 ‘프로셰어스 울트라숏 유로(EUO)’와 ‘프로셰어스 울트라숏 엔(YCS)’도 인기를 끌었다. 두 ETF는 2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일각에서는 낙폭 과대 기술주를 저점 매수할 시기가 오고 있다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우선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도 이날 CNBC 인터뷰를 통해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후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S&P500지수가 5%, 10% 더 떨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이 더 많은 역풍에 대비해야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주식 시장은 결국 인플레이션 압박을 넘어서는 수익률을 내왔다”고 언급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
[김인오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2호 (2022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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