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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맞수열전 ① 제주 vs 강원도, 대한민국 최고의 여행지는?
입력 : 2020.02.26 17: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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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와 놀거리가 풍부한 두 관광지는 산과 바다의 풍광을 감상할 수도 있고, 이 주변으로 형성된 리조트, 호텔, 펜션을 비롯하여 스키장, 워터파크, 놀이공원, 수족관, 목장 같은 부대시설도 갖춰져 있다. 두 지역 모두 도심에서 찾기 힘든 맛집들도 넘쳐난다. 바다에 인접해 있는 만큼 신선한 수산물은 물론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유명하다.
몇 년간 들어선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들과 제과점, 한식(생선조림, 생선구이, 미역국 등), 닭갈비, 닭강정, 국수, 전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맛집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이 두 지역의 여행계획을 세운다면 맛집 리스트와 여행 중 이동계획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 ‘성공적인 여행’의 핵심이다.
다른 지역이라고 해서 놀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자연적인 요소를 기반으로 하면서 관광객을 위한 시설과 여행코스가 짜임새 있게 준비된 곳은 아마 두 지역밖에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이 두 지역은 여행일정이 조금 길더라도 충분히 소화할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도 타 지역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만일 당신이 두 지역 중에 3박4일 여행을 떠난다면, 어디를 선택하겠는가? 각각의 매력이 넘치는 두 지역을 좀 더 심도 있게 파헤쳐 보자.
강원도 원주시 소금산 출렁다리
▶커피 업종이 최고의 블루칩
다음으로 두 지역의 먹을거리에 대해 업종별 성장률을 살펴봤다. 전체 매출규모로 강원도는 2017년 19%, 2018년 14.1%, 2019년 8.3%를 나타내며, 연평균 15.8%의 성장률을 보였고, 제주도는 2017년 21.6%, 2018년 5.2%, 2019년 7.4%를 나타내며, 연평균 11.8%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강원도가 제주도에 비해 더 높은 성장성을 보였다. 반면 제주도는 2018년 대비 2019년으로 가면서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다. 두 지역 모두 전국 평균 외식업 성장률(8~9% 수준)보다는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두 지역 공통적으로 예상외의 업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률 기준으로 1위부터 3위까지 공통적인데, 1위는 커피/음료 업종, 2위 중식, 3위는 제과/떡/케이크 업종이다. 매출규모나 인지도 차원에서 보면, ‘수산물’이나 ‘고깃집’이 훨씬 높지만(▲강원도 2019년 기준, 한식 1조7191억원 > 일식/수산물 8479억원 > 고기요리 7935억원 ▲제주도 2019년 기준, 한식 1조2719억원 > 일식/수산물 4836억원 > 고기요리 3271억원) 성장하고 있는 업종은 커피/음료 > 중식 > 제과/떡/케이크가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강원도는 4위 호프 > 5위 패스트푸드 > 6위 분식업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제주도 역시 4위 분식 > 5위 양식 > 6위 닭/오리요리 업종 등 주요 업종이 아닌 업종들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강원도나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면 한우나 흑돼지, 횟집이나 수산물전문요리점은 기본이고 근처에 분위기 좋은 카페, 사들고 돌아올 수 있는 빵이나 떡, 지역 맛집 특산품 정도는 고려한 여행 계획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세계 최초로 서핑전용 비치를 마련한 강원도 양양 하조대 해수욕장
반면 놀이시설은 강원도가 조금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워터파크, 스키장, 카지노 등 대형 놀이/오락시설이 많은 강원도는 평균 25.5% 성장했고, 특정시설보다 전반적인 지역 자체가 관광지인 제주도의 대형 놀이시설은 평균 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유로 관광학 전문가들은 지역 범위로는 강원도가 훨씬 넓게 분포하지만 막상 특정 지역을 여행할 때, 집중되는 성격이 강한 강원도를 ‘관광 거점형’, 범위는 보다 작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동선을 계획해야 하는 제주도를 ‘관광 분산형’으로 구분 짓기도 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주상절리대 앞 바다에서 관광객들이 카약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 지역의 내수 소비(도내 소비)가 더해진 값이므로 전체를 관광객 소비 트렌드로 보기는 힘들지만, 두 지역은 확실하게 성비 차이를 보이고 있다.(음식업 대상으로 분석) 강원도는 60%가 넘는 고객이 남성으로 집계된 반면, 제주도는 10%p 정도 여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원도는 10~20대와 50~60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제주도는 30~40대 집중도가 높았다.
제주신라호텔 ‘플로팅 시네마’
올 1분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온 나라를 휩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나 상권, 대형 시설들은 발길이 뚝 끊겼고, 외부 소비보다는 될 수 있으면 집에 머무는 걸 선택하면서 전체적인 경기가 대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대표적인 관광지인 강원과 제주는 이런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성수기를 맞아 북적여야 할 강원도 스키장이나 유원지, 리조트들은 한산했고,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주도는 그만큼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가 무사히 지나가고 다시 회복기가 올 때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외부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뿐이다.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고깃집과 수산물 외에 카페나 양식, 패스트푸드 맛집을 준비한 것은 좋은 시도였고 결과적으로 지역에 다양성을 부여했으나, 근간이 되던 고깃집과 수산물 전문점은 외부 고객의 발길이 주춤해지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현상도 나타난다.
65년 만에 개방한 속초 외옹치 해안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4호 (2020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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