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Inside] 파격인사 단행한 정용진 부회장 속뜻은?

    입력 : 2019.10.28 10:10:52

  • ▶파격인사 단행한 정용진 부회장 속뜻은? / 김병수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이마트 창립 26년만에 외부에서 대표이사를 긴급수혈하는 초강수를 둔 것. 구원투수로는 강희석 베인앤컴퍼니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50)가 올랐다.

    강 신임 대표는 2005년부터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일하며 소비재·유통 부문을 담당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강 신임 대표는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일했고 와튼스쿨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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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대표는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삐에로쑈핑 등 이마트의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 전문점 사업 컨설팅, 스타필드 운영사인 신세계프라퍼티 설립과 관련해서 컨설팅을 진행한 바 있다.

    일단 신세계 측은 “기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했다”며 “철저하게 검증해 성과주의·능력주의 인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마트 안팎선 이번 인사 키워드로 ‘실적’ ‘사업재편’을 꼽는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사상 처음으로 2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충격을 줬다. 지난 8월 S&P가 신용등급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고, 주가도 1년 새 45% 하락했다. 결국 강 신임 대표의 역할은 ‘실적’을 끌어올리고 해외진출과 온라인 사업에 대한 대응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과 이마트 일부선 우려도 나온다. 컨설턴트 출신으로 이마트 사업에 밝다고는 해도 직접 사업에 참여한 이력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방대한 조직과 인력을 어떻게 장악할지가 관심사다. 어떤 비전을 줄 수 있을지도 두고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의 한 인사는 “대형마트는 각종 규제와 임금상승, 52시간제 등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다. 결국 신임 대표가 (온라인 등)사업 구조를 바꾸고,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결국 기존 조직이나 인사들과 거리가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아시아나 인수 안 나선 SK·CJ 등 목표는 ‘내년’ / 김병수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입찰이 진행 중이다. 결국 애경과 현대산업개발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나섰지만, 정작 기대했던 SK, 한화, CJ 등 대기업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는 실정.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LCC는 물론 일본 노선의 침체,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LCC 사업자를 3곳이나 추가해 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결국 일부 항공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내년쯤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기업들이 이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LCC사의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274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비롯, 대다수가 분기별로 2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보는 실정이다. 문제는 앞으로 올해 3·4분기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 대부분이 올해 3·4분기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이 매물로 나왔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업계 관계자는 “신규 기업이 진입하는 등 LCC 시장에선 과잉 공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대기업들이 내년께 항공사업재편 과정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삼성전자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

    초고가 전략으로 명가 자존심 회복할까 / 안재형 기자

    서울 대치동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4층에는 ‘데이코 하우스’라는 가전전시관이 자리했다. ‘데이코’는 삼성전자가 2016년에 인수한 미국의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랜드다.

    북미시장에 레인지, 오븐, 쿡탑, 냉장고 등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쉽게 말해 현재 삼성전자의 빌트인 라인업 최상위 브랜드다. 가격대도 초고가다. 냉장기능만 있는 냉장고 가격이 1700만원대. 전자레인지 기능이 있는 오븐이 360만원대다. 데이코에서 생산하는 냉장·냉동고, 와인셀러, 오븐, 쿡탑, 인덕션, 후드, 식기세척기 등으로 주방을 꾸미면 8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현재 국내에선 ‘나인원한남’ ‘서울숲 아크로포레스트’ ‘레미안리더스원’ ‘용평리조트’ 등의 주방을 채울 예정이다. 최상위 브랜드의 초고가 제품을 전시하다보니 전시관의 내·외부도 공을 들였다.

    배대용 B&A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소장에게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겼고, 불탑, 다다, 포겐폴, 보피, 지매틱, 라이히트 등 단품 가구 하나에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유럽의 명품가구와 협업해 각 브랜드의 콘셉트로 주방을 꾸몄다.

    지난 6월 전시관 개관 준비를 마치고 가개관 중인 데이코 하우스는 현재 건설사와 인테리어 등 B2B 관계자들에게만 예약제로 공개하고 있다. 인테리어 관계자와 전시관을 찾은 한 연예인은 전시된 주방의 가전과 가구 전체를 그대로 주문했다고. 예약이 3개월 이상 밀려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가전전시관에 이렇듯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삼성전자는 데이코의 빌트인 가전 노하우와 삼성의 브랜드 역량을 결합해 가전분야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데이코는 삼성전자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서 김치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데이코 하우스는 11월부터 일반인에게도 예약제로 공개할 예정이다. 데이코를 국내에 정식 론칭하기 전부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고무돼 일반인 공개시기를 늦춰가며 시기를 조율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서울 논현동에 문을 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과의 정면 대결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가격. 삼성데이코 빌트인 가전은 냉장고를 기준으로 LG시그니처 제품의 3배에 이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데이코와 LG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모두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제품별로 가격대 차이가 있다”며 “초고가 전략으로 나선 삼성이 초고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분석했다.

    [김병수 문수인 박지훈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0호 (2019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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