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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보는 상권] (18) 아메리카노가 최고의 사이드메뉴? 대박·쪽박 메뉴조합 따로있다
입력 : 2019.02.27 14: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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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메뉴 조합을 찾아라
‘맛집’이 넘쳐나는 시대다. TV프로그램이나 SNS 등의 영향으로 재야의 숨겨진 고수들이 강호에 등장하게 된 셈이다. 즉 ‘메인메뉴’의 맛이나 만족도가 상향평준화된 시장 환경이 됐다. 경쟁이 치열한 외식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손님이 원하는 디테일한 사이드 메뉴의 경쟁력이 이전보다 중요해졌다. 단순하게 고기 맛이나 가격이 비슷한 2개 매장이 있다면 한 점포는 냉면이 맛있고, 커피까지 제공한다면 당연히 그 점포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이드 메뉴의 선택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매출을 늘려보겠다고 추가한 메뉴가 맛이 없어 오히려 손님이 떨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가격이 저렴한 사이드 메뉴에만 집중되면서 주메뉴의 판매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애초에 어떤 메뉴를 추가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주력 메뉴와 어울리면서 추가 주문이 일어날 만한 메뉴이자, 관리나 조리가 어렵지 않은 무언가를 찾는 것은 아마 모든 음식점 점주들의 고민일 수밖에 없다. 이번 호에서는 음식 업종별로 어떤 사이드 메뉴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며, 구색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지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분석기간 : 2018년 연말
분석대상 : 전국 음식업 점포 6만4000여 개의 업종별 사이드메뉴 분석
메뉴구분 및 순위 : 업종별 주메뉴와 사이드 메뉴 판매 건수 1~5 순위 (음료, 주류, 공깃밥, 사리 등 제외)
식사가 만족스러웠다면 계산을 하러 나오다가 고기나 갈비탕을 추가로 포장해 가기도 한다. 이때 커피나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가 있다면 더욱 좋다.
한국인의 복합적인 식습관 때문인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사이드 메뉴가 굉장히 중요하다. 심지어 주메뉴인 ‘고기’보다 사이드 메뉴인 ‘냉면’이나 ‘볶음밥’이 맛있어서 손님이 몰리는 고깃집도 많다.
‘고기’와 ‘면’ 또는 ‘고기’와 ‘밥+찌개’의 조합은 한국인의 식습관에서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다. ‘갈비·삼겹살+냉면’, ‘돈가스+우동’, ‘양꼬치+온면’ 같은 조합이나, ‘닭갈비·찜닭·오리고기+볶음밥’, ‘곱창+볶음밥’, ‘닭발+주먹밥’ 같은 조합은 이미 일반명사처럼 받아들여질 정도로 대부분의 해당 업종 점포에서 갖추고 있는 구색이다.
꼭 육류가 아니더라도 ‘주메뉴+면·밥’이 조합된 ‘조개구이+칼국수’, ‘부대찌개+라면’, ‘초밥+우동’ 등은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밥이나 면 종류 외에도 ‘계란말이·찜·탕’이나 ‘튀김류(새우튀김,가라아게)’, ‘샐러드’ 등을 주 메뉴의 특색에 맞게 추가한 경우도 눈에 띈다.
비슷한 업종 내에서도 일반적인 업종은 다루는 메뉴 수가 많고, 특수한 메뉴에 집중한 업종은 메뉴 수가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은 메뉴 수를 줄이고 주력 메뉴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대부분의 점포들이 특성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메뉴를 강점으로 하는 업종의 경우에는 메뉴를 무조건 줄이는 것보다 판매 비중이 높은 메뉴의 단가를 올릴 수 있는 방안(세트 구성이나 +10% 매출을 위한 음료·샐러드 메뉴 추가)에 집중해야 하며, 오랫동안 비슷한 메뉴 수를 유지하여 손님들로부터 식상한 느낌을 주는 점포는 1~2개 신규 메뉴를 고민하는 것이 좋다.
도넛전문점에서도 아메리카노의 사이드메뉴 판매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던킨 커피포워드 강남스퀘어점
닭발이나 불닭, 매운갈비찜과 같이 매운 음식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이를 중화시켜줄 수 있는 우유와 쿨피스, 아이스커피 등을 준비하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마카롱이나 빵, 쿠키, 파이 등을 사이드로 두는 업종도 있다.
디저트류나 패스트푸드 업종에서도 아메리카노의 메뉴선호도가 발견된다. 거의 모든 업종에서 사이드메뉴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디저트류 간에는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빵·음료·아이스크림 등이 조합되어 판매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맥도날드나 던킨도너츠에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나, 커피베이 같은 커피+베이커리 복합 브랜드가 생기는 등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트렌드라면 일반적인 빵이나 쿠키보다 ‘마카롱’, ‘샌드위치’, ‘베이글’, ‘케이크’류와 같이 특성화된 메뉴의 판매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음료류에서도 일반적인 커피보다는 ‘허브티’, ‘레몬·자몽차’ 등 주메뉴와 더 어울리는 음료들을 조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족모임이 있어서 아빠들이 좋아하는 ‘해물찜’을 먹으러 갔다고 해보자. 그런데 같이 간 아이들은 아직 수산물이나 매운 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모임 자리가 많은 점포들은 아이들을 위한 메뉴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주메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돈가스나 불고기, 떡볶이 메뉴가 등장한다.
마지막 사례는 주메뉴나 사이드 메뉴를 딱히 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메뉴가 많은 주점(안주류)과 분식, 중식의 경우다. 주점의 경우에는 주류의 종류와 메뉴의 종류가 다양하여 사이드 메뉴를 따로 나누기 어려우므로 사이드 메뉴라기보다는 업종별로 최근 갖추고 있는 ‘기본 안주 메뉴’로 이해하는 것이 적당하다. 반면 분식과 중식에서는 기본 요리를 제외하고 최근 음료류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고, 중국집에서는 특이하게 ‘피자’를 함께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중식과 양식의 본격적인 콜라보는 아직 어떤 다른 업종에서도 시도된 적이 없으므로 매출 영향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이런 이종 간 메뉴의 추가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치킨 업종은 기본적인 치킨·음료 메뉴 외에 떡볶이와 치즈스틱을 추가하거나 똥집튀김, 감자튀김, 짝태 등의 안주류를 함께 판매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2호 (2019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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