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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보는 상권] (13) 제2의 경리단길, 대치동 상권은?
입력 : 2018.10.02 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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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즐비한 이태원 경리단길. 건물마다 학원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서울 대치동과 같이 대중들에게 익숙한 특성을 지닌 상권들이 존재한다. 특정 업종이 활성화된 상권은 점포들이 서로 경쟁하면서도 전체 상권의 집객효과를 늘려 상생한다. 예비 자영업자라면 창업을 고려 중인 아이템에 특화된 상권, 혹은 특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상권을 선점하는 것은 중요한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자영업 지역동향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업종별 ‘뜨는’ 상권을 살펴봤다.
이런 업종으로는 ‘양식, 일식, 주점’ 등이 있다. 주점과 양식, 일식 업종을 분석한 결과 기존 활성화 지역(시장규모가 큰 지역)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대나 강남, 이태원, 종로, 신촌 등 대형상권이었다. 업종에 따라 순위가 조금씩 차이가 나긴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고 익숙한 지역들이다.
서교동
지방 ‘경남 양산 물금읍·경기 평택시 비전동’
그런데 최근 2년 내 점포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유행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지역으로는 연남동, 문정동, 망원동, 낙성대동 등이 높은 순위에 올랐다. 또 신도시로 급부상한 물금읍, 비전동, 불당동, 고운동 등도 눈에 띈다. 최근 성장하는 상권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연남동과 문정동은 향후 발달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가양동, 오동동, 한남동 역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대치동 이을 교육 1번지 위례·송도·미사 신도시 주목 미술학원이 많은 홍대상권이나 교과학원이 즐비한 대치동, 공무원입시 전문학원가가 포진한 노량진 등과 같이 학원가가 특성화된 상권이 있다.
일반적으로 예체능계 학원의 경우에는 홍대 근처의 미술학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주거밀집 지역(용인, 수원, 성남)에 많이 분포하고 교과학원의 경우 대형 학원들은 대치동을 위시한 강남 3구에 밀집한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점포 수를 살펴보면 외국어학원과 교과학원은 대치동, 목동에 이어 일산, 반포, 노량진 등의 밀집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체능 ‘양산 물금읍’ 외국어 ‘성남시 위례동’
교과학원 ‘충남 천안시 불당동’ 1위
대치동 학원가
그림에서 보듯이 고깃집은 일반적인 커피, 분식, 미용실 같은 업종과는 다르게 진입시기가 한발 늦게 형성된다. 그 이유는 상권이 어느 정도 형성된 이후에 진입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가양동이나 비전동, 물금읍 같은 신도시도 물론 포함되어 있으나, 이런 지역들은 형성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성장기로 넘어가는 단계의 지역들로 이해할 수 있다. 그 외에 뽑힌 온천동, 진천동, 연수동, 용현동, 호수동 같은 지역들은 고깃집이 늘고 있는 지역이므로 진입시기가 비슷한 업종들은 참고해 볼 만하다.
최저임금 인상·휴폐업률 증가 악재 자영업 위기돌파 ‘정보력’이 관건
▶‘검색’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
위례신도시 학원 밀집 지역
자영업 시장의 위기를 발생시키는 근본적인 두 번째 이유는 예전보다 몇 배는 짧아진 업의 생애주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짧아진 생애주기가 문제라기보다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장의 대응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유행은 이제 1년 내지 짧게는 6개월이면 바뀌고 있는데, 점포들은 한발 늦게 진입하고, 두세 발은 늦게 빠지고 있다. 음식업 같은 경우에 예전에는 좋은 아이템과 경쟁력만 갖추고 있다면 기본으로 3년에서 길게는 5년까지 점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잘하면 2년, 짧으면 1년 안에도 금세 유행이 사그라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이면 충분하던 20년 전 치킨 시장과 비교하여 최근 5년 내에 등장했던 ‘파닭, 닭강정, 저가통닭, 매운맛’과 같은 유행 키워드들이 어느 주기로 나타나고 또 사라지는지 보면 업의 생애주기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체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의 자영업 시장은 ‘검색’이라는 단어를 빼고 설명할 수 없다. 앞서 ‘무한경쟁체제’나 ‘업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현상’을 만들어낸 근본적인 원인 또한 ‘검색’과 무관하지 않으므로 어떻게 보면 ‘무한정보시대’가 현재의 자영업 시장을 과도기로 몰고 간 가장 큰 이유라 해도 무방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주말에 어디로 나들이 갈지’ ‘어느 맛집을 찾아갈지 또는 무엇을 시켜먹을지’ ‘어느 병원에 갈지’ ‘어떤 차를 살지’ 등 대부분의 소비활동에 앞서 검색을 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검색의 결과로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와 평판을 바탕으로 소비를 하고 있다. 요즘 자영업시장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온라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는 만큼 매출이 나온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온라인 노출횟수와 평판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방증이다. 이제 좋은 서비스, 품질, 맛을 가지고 있다 해도 ‘검색’되지 않는 점포는 도태되기 십상인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자영업 점주들은 아직도 온라인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다. 심지어 무관심하기 때문에 손님의 발길을 끌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영업 시장의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각 점주들이 ‘정보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무한경쟁체제’에서 ‘짧아진 업의 주기’를 쫓아가면서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빠르게 잡아내지 못한다면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박지훈 기자 주시태 나이스비즈맵 연구원 / 주시태 나이스비즈맵 연구원 /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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