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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보는 상권] (9) 상권밀집도로 보는 입지선정의 경제학-뭉치면 사는 호프집…흩어져야 좋은 이자카야
입력 : 2018.05.30 17: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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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종업종 간 같은 지역에 밀집한 업종과 분산되어 있는 업종
2. 업종별 밀집도 및 밀집효과
3. 보완관계에 있는 이(異)업종
▶‘한식, 유흥주점, 의류업’ 밀집도 高
이용주기 짧은 업종일수록 ‘뭉쳐야 산다’
먹거리가 몰려 있는 골목상a권 망원시장.
반대로 밀집하지 않는 업종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일단 점포별 면적이 넓고, 이용하는 주기가 긴 업종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대형 서점이나 영화관, 종합병원, 사우나, 예식장 같은 업종의 경우에는 목적성이 매우 강해서 한번 선택하고 나면, 짧은 주기 내에 다른 비슷한 시설을 선택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근접 지역에 경쟁시설이 있을 경우, 고객을 나누게 되어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내 점포는 특수한가? 평범한가?’
내가 아닌 고객입장에서 찾아야
외국관광객 상권에 위치해 특수를 누리는 이삭토스트 명동점
예를 들어 한식집을 창업하고자 한다면 한식집이 밀집한 주변으로 찾는 것이 유리하고, 토스트전문점을 창업하고자 한다면, 주변에 토스트전문점이 없는 곳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호프/맥줏집을 창업할 때는 밀집한 곳을 찾고, 이자카야를 창업할 때는 없는 곳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주의할 점은 내 점포가 특수할 것이라는 점주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일반적인가 특수한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술집이 밀집한 상권에서 이자카야는 특수업종이 아니라 일반업종에 속할 수 있다.)
낙수효과 누릴 수 있는 밀집상권 찾아야
그렇다면 실제로 소규모 점포들은 모여 있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효과가 좋을까? 이런 밀집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분산되어 있지만, 밀집한 특수지역이 있는 몇 개 업종을 뽑아 밀집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점포당 월평균 매출 수준을 비교했다. (※ 밀집한 시설은 소형이고 분산된 시설은 대형인 업종(귀금속, 액세서리, 인삼판매, 수산물, 의류 등)은 동일 기준으로 매출을 비교할 수 없으므로 제외)
밀집한 점포와 분산된 점포의 규모나 조건이 비슷한 업종의 경우, 밀집한 지역의 점포당 평균매출이 해당 시/도의 평균매출 수준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분석결과 또 한 가지 얻을 수 있는 결론은 같은 업종이라도 소형일수록 밀집하고, 대형일수록 분산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영업이 잘되는 큰 점포가 옆에 있으면, 그 점포로 인해 주변 소형 점포들이 낙수효과를 받을 수도 있고, 낙수효과가 아니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속성은 다양하기 때문에 큰 점포 대신 작은 점포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 근처에 편의점이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쉽게 생각하면, 판매하는 물품이 비슷한 소매업종이므로 대형마트로 고객이 집중되면서 편의점 운영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일반적인 지점들보다 매출이 높고, 편의점 점포개발 담당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좋은 자리에 속한다. 앞서 두 군데 자리를 놓고 고민하던 A씨에게는 어떤 자리를 추천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대형 브랜드 커피전문점 주변으로 창업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커피전문점의 업종특성상 소비주기가 짧고, 밀집한 곳에서 매출이 더 발생하는 밀집효과를 가진 업종에 속하며, 창업자의 점포가 소형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재천 카페거리 전경. 조용한 분위기와 깔끔한 거리가 어우러져 최근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동종업종끼리 뭉친 효과가 아닌 다른 업종 간 함께 있으면 시너지가 나는 업종은 무엇이 있을까? 음식, 소매, 서비스업에 해당하는 대표업종을 기준으로 같이 있는 지역에서 함께 매출이 높은 업종 간 매출 상관관계를 분석했다.(일반적인 한식이나 편의점과 같이 입지자유형 업종은 제외)
시너지가 나는 업종은 크게 두 가지로 경우로 나뉘는데, 첫 번째 경우는 연계소비가 일어나는 업종 간 관계다. 쉽게 말하면 병원에 갔다가 약국에 간다거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거나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소비패턴에 따라 업종이 밀집하는 경우 시너지가 발생한다. 두 번째 경우는 동종업종 분석결과와 마찬가지로 모임으로써 효과가 나타나는 업종이다. 주로 술을 취급하는 음식업끼리, 식사위주의 음식업끼리, 학원끼리, 병원끼리 이종 간에도 서로 밀집하여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혀 다른 업종끼리 뭉쳐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죽전문점-약국, 세탁소-학원-제과점-편의점, 미용관련-안경점-분식-커피-이동통신기기 등의 관계가 그렇다. 이런 업종들은 업종 자체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주거지역에 주로 자리 잡거나 상업지역에 주로 자 리잡는 업종들과 같이 ‘입지특성’이 유사하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면 잘 되는 약국 옆에는 휴대폰 매장이나 제과점, 편의점, 2층엔 미용실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업종 간 시너지로 인해 모이는 업종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박지훈 기자 주시태 나이스비즈맵 연구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3호 (2018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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