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했던 모든 것이 현실로… CES 2016

    입력 : 2016.02.26 16:36:37

  • 쉐보레,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 양산모델
    쉐보레,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 양산모델
    지난 1월 6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는 업종과 국적을 뛰어넘은 최첨단 기술의 향연장이었다. 올해 50회를 맞은 ‘CES 2016’은 규모부터 달랐다. 약 22만3000㎡나 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장에는 전 세계 36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해 2만여 개의 제품을 선보였다. 불과 수년 전의 CES가 가전 기업들의 경쟁무대였다면 올해는 가전과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이 서로의 영역을 파괴하고 융합하면서 첨단 기술과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변화는 CES를 주관하는 전미가전협회의 명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CEA(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였던 전미가전협회는 올해부터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로 간판을 바꿨다. ‘Electronics’가 현재의 기술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 같은 흐름은 CES 2016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기조연설에 나선 8명 중 2명의 연설자가 자동차업계 CEO였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승용차 부문 CEO는 전기자동차와 사물인터넷, 자동차산업의 시너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메리 바라 GM CEO는 미래의 개인 운송수단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과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와 로버트 카이클 유튜브 최고사업책임자,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도 기조연설에 나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설명
    ▶사물인터넷, 스마트카 그리고 로봇

    전시 기간 중 압권은 단연 자동차였다. 9개의 완성차 업체와 100여 곳의 자동차 관련 전자장비업체가 참가한 올 CES는 각 기업들의 최첨단 자동차 발표가 줄을 이었다. 우선 GM이 순수 전기차 ‘볼트(Bolt) EV’ 양산모델을 공개하며 불을 댕겼다. 메리 바라 GM CEO는 기조연설에서 “볼트 EV의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장거리 운행 대중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다”며 “쉐보레 볼트 EV는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술을 통해 카셰어링, 내비게이션, 게임 콘텐츠 등 고객에게 최적화된 미래의 기술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선언했다. 올해 말 양산에 돌입하는 볼트 EV는 한 번 충전으로 약 321㎞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BMW 그룹은 네트워크 컨트롤이 가능하고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기능을 제어하는 ‘BMW i 비전 퓨처 인터랙션(Vision Future Interaction)’ 콘셉트카와 손의 움직임과 깊이만으로 디스플레이를 작동시키는 ‘에어 터치(Air Touch)’ 기술을 선보였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에는 기아차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기반 신기술들이 주목받았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등 현재 주요 양산차에 적용되고 있는 기술부터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HAD)’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TJA)’ ‘자율주차 및 출차’ 등 기아차가 향후 양산차 적용을 목표로 개발 중인 시스템까지 모든 기술이 총망라됐다. 기아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집약시킨 전기차 기반의 ‘쏘울 EV 자율주행차’를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중에선 현대모비스가 CES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2층 규모의 전시장에 미래 혁신기술과 현재 보유기술을 선보인 현대모비스는 관람객이 직접 ‘차세대 자율주행기술’ ‘지능형 운전석’ ‘미래 자동차 통신기술’ 등을 체험할 수 있게 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와 BMW, LG전자와 폭스바겐이 스마트홈과 자동차를 연결하는 협력안을 내놓는 등 자동차와 IT제품 간의 융합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포드가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내에 도요타와 공유하기로 결정하자 BMW, 벤츠,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 브랜드 삼총사가 독자적인 시스템 개발로 대항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각 기업들의 발 빠른 대응에 다시금 주목받은 기술이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자동차(스마트카)에서 로봇에 이르기까지 산업의 흐름을 좌우할 핵심 트렌드로 꼽히며 “이제는 사물인터넷을 뛰어넘어 제품이 스스로 생각하고 분석해 소비자에게 해답을 제시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도 기조연설을 통해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80%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사람처럼 데이터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인공지능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ES 2016의 3대 트렌드로 꼽힌 ‘자율주행 자동차’, ‘가상현실(VR)’, ‘드론’ 분야에도 인공지능기술이 핵심으로 부각됐다. 웨어러블,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분야의 각 업체도 인공지능기술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세계가 주목한 한국의 중견·중소기업
    사진설명
    올 CES에선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활약도 이목을 끌었다. 우선 빅데이터를 활용해 라이프 케어 회사로의 도약을 표방한 ‘코웨이’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고객 관리 솔루션 ‘아이오케어(IoCare)’를 선보였다. 고객들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생활습관을 전달해주는 O2O(온·오프라인 연결) 서비스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고객의 신체적 특성 및 습관을 분석해 몸 상태에 맞는 물 섭취량 등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워터 케어 서비스’, 집 안팎 공기의 질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스마트 에어 케어 서비스’, 환기가 필요한 경우 자동으로 실행되는 ‘스마트 윈도우’, 매트리스에 장착된 센서를 이용해 심박수, 호흡 등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스마트 슬립 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시스템이 공개됐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 ‘삼쩜일사’가 제작해 모바일융합센터(MTCC) 공동관에 전시한 ‘카미봇(KamiBot)’은 종이인형과 로봇을 결합한 키즈 토이다. 적외선 등 다양한 센서가 탑재돼 선을 따라 움직이거나 장애물 감지능력을 선보였다.

    ‘4D컬처’가 공개한 모듈형 로봇 ‘모나봇(Monabot)’은 로봇의 플랫폼만 모듈화해 구매자의 사용 용도에 맞게 활용이 가능하다. 동영상 교육용, 전시 안내 로봇 등으로 활용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65호(2016년 02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