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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사로잡는 나만의 명품
입력 : 2015.08.07 15: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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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의 이니셜 페인팅 서비스 제작 장면
최근 영국 런던의 최고급 헤로즈백화점은 ‘슈퍼브랜드(Superbrand)’라는 새로운 조닝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루이비통, 로로피아나, 셀린느, 샤넬, 펜디, 디올 등 모두 18개 럭셔리 브랜드의 고가 컬렉션만 선보인다. 적게는 2만달러에서 200만달러 이상에 달하는 희귀한 아이템을 주문하는 고객들을 위한 코너다.
삼성패션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슈퍼리치가 주요 소비자로 부상하면서 개인 취향을 반영한 맞춤제작 제품과 서비스가 럭셔리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시되고 있다. 부유한 계층일수록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 보이거나 대중에게 알려진 브랜드를 꺼리고 비스포크(100% 맞춤)나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슈퍼리치 대부분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고, 그들 중에는 자수성가형도 많아 럭셔리 제품을 구매할 때 고급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원하다는 것이다. 브랜드나 디자이너에 대한 지식을 표출하고 럭셔리한 경험을 갖고 싶어 한다. 이에 럭셔리 브랜드들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패션쇼나 패션 전시를 열고, 개인 스타일링 컨설팅 등의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실시하고 있는 ‘나만의 명품’ 제품이나 서비스는 전세계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도 주요 명품 소비국으로 부상하면서 브랜드마다 다양한 고급 맞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주문된 이니셜이 들어간 모노그램
루이비통의 스페셜 오더 서비스는 메이드-투-오더(Made-to-Order)와 커스텀-메이드(Custom-Made)의 두 종류로 분류된다. 메이드-투-오더 서비스는 이미 나와 있는 제품 중 일부를 주문자 취향에 맞추어 새롭게 제작하는 서비스다. 기존 버전과는 다른 소재와 다른 색상의 안감이나 마무리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고객의 이니셜을 새겨 넣을 수도 있다. 커스텀-메이드 서비스는 주문하는 고객만을 위해 가방을 별도 제작하는 경우이다. 특정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맞춤형 제품이다.
모든 루이비통 매장에서 스페셜 오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단, 국내법에 의거하여 샴페인이나 와인 케이스, 캐비어 케이스 등 식재료 관련 제품은 메이드-투-오더 제작이 불가능하다.
루이비통은 나만의 명품 서비스 일환으로 핫 스탬핑(Hot Stamping)과 페인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트렁크나 가방 위에 이니셜을 그리거나 본인이 원하는 그림과 라인 등을 그리는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한다. 먼저 제품에 이니셜을 새겨주는 핫 스탬핑은 다양한 글씨체 및 색상으로 본인이 원하는 이니셜을 새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루이비통에서 고안한 기계를 이용해 뜨거운 열로 눌러 이니셜을 새기게 된다. 가방과 네임 태그, 지갑, 명함지갑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또 하나 페인팅 서비스는 제품에 이니셜, 줄무늬, 그림 등 고객이 원하는 그림을 전문가가 직접 붓으로 그려 준다.
루이비통은 지난 2008년부터 몽 모노그램(Mon Monogram) 서비스도 하고 있다. 루이비통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백인 모노그램 스피디(Speedy)와 모노그램 키폴(Keepall)을 구매하는 경우 그 가방 위에 자신만의 이니셜과 스트라이프를 페인팅하여 디자인을 가미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2가지 스트라이프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스트라이프의 형태를 선택한 후 위치를 지정할 수 있으며, 이 스트라이프와 함께 2~3개의 이니셜을 18가지 컬러 중에서 선택하여 페인팅 할 수 있다.
페라가모의 주문제작된 드라이빙 슈즈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넥타이를 본인 취향대로 제작할 수 있는 타이 MTO 프로그램도 런칭했다. 페라가모는 타이를 1973년에 처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이래 독창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퀄리티의 소재 그리고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장인의 기술로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맞춤 서비스는 그동안 가장 인기를 끌었던 디자인과 소재를 선별하여 길이나 폭 등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한국에서는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된다. 3가지 길이, 4가지 폭, 50가지 이상의 색상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넥타이 뒷면에는 레터링 서비스(알파벳으로 최대 3 글자)로 이니셜을 새길 수 있어서 나만의 특별함을 강조할 수 있도록 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맞춤복을 원하는 이들은 우선 본사에서 교육받은 직원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소재, 안감, 버튼 스타일, 실루엣 등을 정할 수 있으며 라펠 유형과 주머니 위치, 싱글 또는 더블 브레스트, 바지 주름 등의 장식 또한 선택할 수 있다.
페라가모 슈즈(왼쪽)와 제작장면(오른쪽) 맞춤구두 제작장면
‘프로엔자 스쿨러’ 여성복
에르메스의 버킨 백은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최장 5년까지 기다려야 구매가 가능할 정도인데도 대기자가 밀려 있을 정도로 인기다. 고품격 디자인과 퀄리티는 물론 커스터마이즈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슈퍼리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고의 악어가죽과 화이트 골드, 페이브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버킨 백은 12만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으며, 여기에 다이아몬드를 추가하는 등 개인 고객을 위한 커스터마이즈 버전으로 제작하여 약 30만달러에 판매하기도 한다.
슈퍼리치들에게 각광받는 디자이너 브랜드 프로엔자 스쿨러
프로엔자 스쿨러는 탁월한 재단 솜씨와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감각 그리고 완벽한 디테일이 결합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컨템포러리 아트와 젊은 세대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분위기에 정교한 테일러링 그리고 브랜드 고유의 신소재 패브릭이 결합되어 프로엔자 스쿨러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프로엔자 스쿨러는 지난 2004년 제1회 CFDA(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 보그 패션 펀드 어워드에서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영향력을 늘려갔으며 이후 2007, 2011년 그리고 2013년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연이어 CFDA(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복 디자이너 상을 수상하는 이례적인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프로엔자 스쿨러의 첫 번째 핸드백 컬렉션이 런칭된 것은 2008년으로 이때 프로엔자의 대표적인 잇 백인 PS1도 출시되었다. 2012년에는 슈즈 컬렉션을 선보였다.
[김지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9호 (2015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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