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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 갤럭시노트4 써보니…아이폰 편리하나 앱 부족, 갤럭시 무겁지만 기능 압도
입력 : 2014.12.05 17: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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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로 바꾸셨어요? 어때요?”
요새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지난 2011년부터 아이폰4S를 사용하다가 최근 아이폰6로 바꾼 이후 반응이다. 아니 바꿔야 했다. 애플의 새 운영체제 iOS8과 2011년 출시된 아이폰4S는 어울리지 않았다. 전화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상도 벌어지는가 하면 화면 터치감도 확실히 느렸다. 이는 애플의 전략이기도 했다. 운영체제를 매년 업그레이드하면서 하드웨어 성능이 부족하게 느껴져 교체를 유도한다.
특히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LG유플러스는 ‘한풀이’ 차원에서 아이폰 가입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당장 마케팅비는 들지만 가입자를 오래 유지한다면 이득이라고 본 것이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아이폰6·6플러스가 국내 공식 출시된 지난 10월 31일 이통3사 간 번호이동 건수에서 4446명 순증을 기록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726명, 3720명이 감소했는데 결국 대규모 마케팅으로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 가입자를 뺏어오는 데 성공했다. 아이폰6를 써보니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랫동안 애플 아이폰4S를 사용했기 때문에 아이폰 기능과 성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사실 아이폰6라고 해서 획기적으로 달라진 기능은 없다. 아이폰4S로도 새 OS인 iOS8을 기반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가장 다른 점은 아이폰6는 ‘당연하게도’ 4G LTE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화질이나 화소수, CPU 처리속도 등의 주요 성능(스펙)이 아니다. 하지만 기존 아이폰 이용자에게는 큰 차이다.(아이폰6에서 처음으로 안드로이드에서 애플로 옮겨간 이용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해본다.) 아이폰4S에서 iOS8은 무거운 감이 있었다.
얇고 편리성 강화 이제는 통화 단절현상이 없어졌고 LTE 모바일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어 빠르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홈버튼을 살짝 두 번 터치하면 상단에 있던 내용이 하단으로 내려와 한 손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은 ‘역시 애플’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한 손으로 조작하기 쉽게 했다. 4.7인치로 커진 화면 아이폰은 ‘만시지탄’이라고 느껴진다.
갤럭시S 시리즈가 익숙해서인지 아이폰4S는 작다는 생각이었다. 그립감보다는 사용성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인지 아이폰6의 주변부가 직선에 모서리만 살짝 곡선 처리를 해서 기존 딱딱한 느낌을 벗은 것이 좋았다.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는 ‘명불허전’이다. 풀 HD인 1080×1920 해상도인데 야간에 움직이는 물체를 찍기 쉬워졌고 선명해진 큰 화면으로 동영상 시청이 편리하다. 아이폰 카메라와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색 재현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화소와 화질의 숫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앱 해상도를 픽셀 단위 배치 대신 비율로 구성할 수 있는 기술 ‘오토레이아웃(Autolayout)’을 선보였는데 이를 사용하면 개발자들은 일일이 해상도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
개발자들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크기가 커졌지만 가볍다. 아이폰6 무게는 129g으로 아이폰5S에 비해 무게가 18g 늘어났다. 아이폰5, 5S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이폰을 감추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렇게 커진 화면에 맞는 앱이 많지 않다는 것은 단점이다. 패블릿에 맞는 기능 없이 단지 화면 크기를 키웠을 뿐이다. 큰 화면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화, 사진촬영 등 미디어 활동 외에 ‘노트’ 기능처럼 쓰기 기능이 있다면 한결 사용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 점이 바로 ‘갤럭시 노트4’의 강점이자 비슷한 크기로 내놓은 5.5인치 애플 ‘아이폰6 플러스’의 결정적 약점이기도 하다. 아이폰6 플러스는 갤럭시 노트4에 비해 크고 무겁지만 패블릿의 특징을 살릴 만한 차별화된 기능도 없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4’는 현존 최고의 스마트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갤럭시 노트4’는 향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제품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노트4의 가장 큰 특징은 큰 화면에 맞는 ‘노트’ 기능이다. 노트4의 S펜은 삼성전자가 자랑할 만했다. 삼성전자는 S펜이 “기존 갤럭시 노트3 대비 2배 높은 2048단계의 필압, 펜의 필기 속도와 방향, 기울기도 감지하며, 만년필·캘리그래피 펜·펜·연필·형광펜·서예붓·수정펜 총 7가지의 펜 종류를 제공해 사용자가 직접 종이에 펜으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필기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이다. 노트4 S펜을 쓰면서 필기의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노트 필기가 완벽히 디지털화되는 의미가 있다. S펜을 이용해서 웹페이지나 메시지의 본문, 갤러리에서 여러 장의 이미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편리해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다. S펜 스마트 셀렉트도 자주 쓰는 기능이다. 화면상에 노출된 사진과 글을 오려서 메시지와 이메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다. 칠판 등에 적힌 손 글씨를 사진으로 찍을 경우 이를 디지털 텍스트로 자동 변환해준다. 또 노트4에서 자주 쓰는 기능은 ‘셀카 모드’다. 37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는 다른 제품에 비해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었으며 기본 화각이 90도여서 셀카 찍는 데 적합하다. 더구나 스마트폰 후면의 심박센서를 손가락에 붙였다 떼면 카메라 셔터가 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셀카봉을 이용해 최대 120도의 화각으로 촬영한 것과 같은 효과의 ‘와이드 셀프샷’ 모드로 촬영했었는데 같이 촬영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셀카용 전면 카메라는 화소가 370만에 달한다. F1.9의 밝은 조리개 값을 제공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이 잘 나왔다.
이외에도 갤럭시 노트4에는 심박센서를 활용해 S헬스를 사용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 지수 테스트 등을 통한 잔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작인 노트3보다 크고 무겁다는 점이다. 길이(151.2㎜)는 2.3㎜ 길어졌고, 무게는 8g 늘었다. 아이폰6와 비교해보면 들고 다니기에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삼성이 갤럭시 노트4부터 도입한 쾌속 충전기능도 유용하다. 배터리 50%를 충전하는 데 갤럭시노트3는 55분이 걸렸지만 갤럭시노트4는 30분 정도면 된다. 배터리 효율은 전작인 노트3보다 7.5%를 높였고 배터리 용량도 3220mAh로 전작보다 20mAh 늘렸다. 갤럭시 노트4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는 최선의 선택임이 틀림없다. 만약 아이폰6와 갤럭시 노트4 중 하나만 고르라면 갤럭시 노트4를 선택하겠다.
사진도 만족스럽고 무엇보다 ‘안드로이드’라는 점, 그리고 노트 기능이 꽤 유용하다는 점 때문이다. 아이폰6와 갤럭시 노트4. 스마트폰 2대를 동시에 사용해보니 올해 나온 제품이 진정 ‘스마트폰’으로 불릴 만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2010년 아이폰, 갤럭시 초기 모델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도입기였을 뿐이다. 이제 본격적인 스마트폰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중저가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중국 업체들이 크게 격돌할 것이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했다.
[손재권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1호(2014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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