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는 곳’에서 ‘노는 곳’으로 끝없이 진화하는 극장

    입력 : 2014.09.12 18:03:38

  • 사진설명
    극장의 진화가 눈부시다. 과거 영화를 ‘보는 곳’에 불과했던 극장이 이제는 다양한 형태로 성장하면서 ‘노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극장은 3번의 진화 과정을 거쳤다. 초창기 오직 영화 상영만을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1990년대 중후반 코엑스, 메가박스를 시작으로 쇼핑을 접목한 멀티플렉스로 변신했다. 이후 2000년대 중반 식사와 호텔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급 복합공간으로 진화했다. 최근에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부티크 극장’을 표방하며 다양한 형태의 극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일산 백석점 캠핑 전용관을 비롯해 어린아이와 함께 볼 수 있는 키즈 전용관 등 다양하다.

    이런 가운데 코엑스에 자리한 메가박스가 퍼스트클래스 서비스를 표방한 팝업바 스타일의 ‘부티크M’을 지난 7월 30일 개관했다. 5개관의 상영관을 갖춘 메가박스 부티크M은 100여 석에 가까웠던 기존 좌석수를 과감하게 절반으로 줄이고, 최고급 음향시설과 특급호텔급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럭셔리한 극장으로 변신했다. 특히 극장 내에서 주류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 벌써부터 마니아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보는 곳에서 노는 곳으로, 이제는 생활을 즐기는 곳으로 진화한 극장. 소비자의 트렌드에 따라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극장들을 살펴봤다.

    자동차를 형상화한 CJ CGV 청담씨네씨티 5층의 KIA CINEMA관
    자동차를 형상화한 CJ CGV 청담씨네씨티 5층의 KIA CINEMA관
    럭셔리하게 삶을 즐긴다 | CJ CGV 국내 최대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는 CJ그룹 계열 CJ CGV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17개 사업장에 903개의 스크린을 보유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크린을 보유한 만큼 다양한 형태의 극장을 갖고 있다.

    CJ CGV 계열 극장의 특징은 럭셔리한 상영관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레스토랑과 결합한 CJ CGV 압구정점의 씨네드쉐프, 고객의 니즈에 따라 공간이 변하는 CJ CGV 청담점의 더 프라이빗 시네마 등 다양한 극장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바로 2011년에 문을 연 CGV청담씨네씨티다. 1층부터 4층까지는 외식공간과 엔터테인먼트,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으며 5층에서 13층까지는 각기 다른 콘셉트를 가진 부티크 상영관이 들어가 있다.

    이 중에서도 독특한 콘셉트로 관객의 시선을 한번에 잡아끄는 곳은 바로 5층의 KIA CINEMA관이다. 기아자동차와 손잡고 양 벽면에 스크린을 설치해 마치 자동차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다. 6층 비츠 바이 닥터드레(beats by dr.dre)관 역시 좌석마다 최고급 헤드폰이 설치되어 소리에 민감한 고객들의 취향을 존중하고 있다.

    9층 비트박스관은 세련된 레오파드 디자인이 가미된 좌석이 영화 사운드에 따라 반응하는 음향 진동시스템이 적용됐다. 또한 11층의 더 프라이빗 시네마(THE PRIVATE CINEMA)는 가족모임, 파티 등이 가능한 라운지 공간으로, 13층 4DX관은 국내 최초로 3D 입체음향 시스템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4D특수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편안하고 휴식공간으로서 극장을 찾는 이들이라면 상암, 영등포, 오리, 왕십리, 용산 등 총 5개관에서 운영 중인 CJ CGV 골드클래스를 주목할 만하다.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처럼 여유롭고 편안하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클래스 상영관은 기존 상영관과 비슷한 규모임에도 총 30석에서 48석의 좌석만을 배치해 쾌적하며, 관객이 편안하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명품 의자를 비치했다.

    요리와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CJ CGV 압구정점의 씨네드쉐프는 말 그대로 ‘요리사가 있는 영화관’이다. 2007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씨네드쉐프는 차별화된 시설과 화려한 인테리어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CJ CGV는 7세 이하 자녀들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키즈전용관(하계점)도 운영 중이다.

    롯데호텔 잠실점의 샤롯데관
    롯데호텔 잠실점의 샤롯데관
    생동감 있는 추억을 만든다 | 롯데시네마 1999년 일산점을 시작으로 극장업에 진출한 롯데시네마는 지난 6월 말 현재 전국에 100개의 상영관을 운영 중이다. 상영관 수만 놓고 보면 CJ그룹과 큰 차이가 없지만, 롯데쇼핑센터 내에 입점해 있는 경우가 많아 상영관 자체를 특별하게 꾸미기보다는 스페셜 상영관을 운영하는 쪽에 집중돼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최고의 시설과 최상의 서비스로 불리는 ‘샤롯데’다. 2005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샤롯데는 안락한 리클라이너 같은 소파에서 음료는 물론 와인까지 즐길 수 있다.

    2008년 문을 연 아르떼(Arte)는 예술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상영관이다. 세계 여러 국가의 개성을 담은 영화들은 물론, 과거 명화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예술영화 전용상영관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4D관은 롯데시네마가 선보인 비장의 한 수다. 영화 속 장면에 맞춰 water drop(물), wind(바람), vibration(진동), lighting(번개), scent(향기), fog(안개), bubble(거품) 등의 특수효과를 구현하여 실감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먼저 음향에 3D효과를 입혀, 마치 영화 속 장소에 있는 듯한 생생한 음향을 제공하는 롯데시네마의 Sound Extreme관은 상영관 내 어느 좌석에 앉더라도 동일한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다. 2012년 문을 연 Vibe Extreme 상영관은 영화의 전율을 좌석에서 느낄 수 있게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한층 높여준다.

    이 밖에도 연인만을 위한 프레스티지 특별관도 2012년 문을 열었다. 오직 두 사람만을 위한 커플석 제공은 물론, 상영관을 통한 고백도 가능하다.

    코엑스 메가박스 부띠끄M
    코엑스 메가박스 부띠끄M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본다 | 메가박스 단 22개의 상영관을 운영 중인 메가박스는 다양한 생활양식 반영한 특별관을 운영 중이다.

    최근 개장한 ‘부티크M’은 럭셔리 극장의 끝판왕이다. 화려한 아르데코 장식으로 마감하고 호주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음향시설과 최고급 리클라이너를 배치해 편안하게 영화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상영관 중앙에 위치한 팝업바의 칵테일과 수입맥주까지 극장 내에서 즐길 수 있다.

    한 메가박스 관계자는 “지금의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를 더 추가할 계획”이라며 “영화뿐만 아니라 삶의 여유를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코엑스 메가박스는 2012년부터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통해 아시아 최초 듀얼 4K 영사기와 업그레이드된 더블 암체어뿐만 아니라 마이어(Meyer)사의 사운드 시스템을 새로 도입해 국내 최고의 극장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또한 영화를 편안하고 오붓하게 누워서 관람할 수 있는 특별관도 있다. 일산 킨텍스점의 The First Club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총 36석 전석이 침대형 커플좌석으로 구성됐다. 특히 좌석마다 벨이 장착된 테이블이 구비됐으며, 좌석수는 적지만 일반관과 동일한 사이즈의 큰 스크린이 장점이다.

    이 밖에도 어린이와 동반입장이 가능한 메가키즈박스도 인기다. 이곳에는 키즈 라이브러리, 키즈 카페, 키즈 시네마 등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어 부모님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극장은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곳으로 과거 단순한 상영관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토털 엔터테인먼트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특별관과 독특한 목적의 상영관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종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8호(2014년 09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