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료 탄산수 다음은 약으로 마시는 수소水?

    입력 : 2014.04.11 17: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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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요! 코카콜라 그리고 펩시(Sorry, Coke and Pepsi)” 흰색 가운 차림의 할리우드 스타 스칼렛 요한슨이 등장해 “제 진짜 직업은 세상을 구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탄산수제조기에서 나온 물에 천연 시럽을 가미한 음료를 만들어 마신 후 경쟁사인 코카콜라와 펩시에 강한 도발로 끝을 낸다.

    글로벌 탄산수제조기업체 소다스트림의 광고 내용이다. 탄산음료와 다르게 인공색소나 카페인을 빼고 다양한 시럽으로 ‘건강한’ 음료를 즐기며 지구인의 건강을 지키자는 교훈적인(?) 함의를 담은 캠페인이다. 경쟁사에는 치명적인 내용이었나 보다. 소다스트림 광고는 미국에서 가장 비싼 광고료를 자랑하는 슈퍼볼 중계 방송사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이유는 광고에 등장하는 코카콜라와 펩시가 바로 슈퍼볼의 메인 스폰서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양한 비교광고를 만들어내며 서로 치고받던 두 콜라 공룡기업들은 새로운 라이벌의 등장을 원치 않았다.



    탄산수는 건강수? 음료로 접근해야 세계 탄산수 시장은 이미 약 41조원으로 추산되고 국내 탄산수 시장 역시 매년 20~30%씩 성장하며 지난해 15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건강에 좋은 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수입 탄산수가 물밀듯이 밀려들어 오고 다수의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종류만도 20종이 넘는다.

    최근에는 신선한 탄산수를 집에서 만들어 먹겠다는 사람들도 늘어나며 제조기 시장도 덩달아 팽창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소다스트림은 2013년 전년대비 80%의 매출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탄산수를 만들어 내는 ‘지펠 스파클링’과 ‘셰프컬렉션’을 출시하며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업체들은 저렴한 가정용 탄산수제조기를 내놓았다. 현재 양산형의 경우 10만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탄산수제조기의 장점은 탄산 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천연 시럽을 섞어 다양한 취향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 탄산수제조업체의 경우 다양한 천연시럽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탄산수를 구매할 때 주의할 점은 정기적으로 교체가 필요한 탄산가스 주입 실린더를 쉽게 재구매할 수 있는가이다. 직구를 통해 해외상품을 구입할 경우 쉽게 구매가 가능한 실린더가 호환이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은 경우 실린더 교체 시마다 소요되는 항공료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생수보다 2배 이상 비싼 탄산수가 끊이지 않는 가격거품 논란에도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맛보다 효능에 있다. 한국탄산수협회에 따르면 탄산수는 신체 내 미네랄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변비, 다이어트, 소화불량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밖에 요리할 때 생선비린내 제거, 채소 씻기, 세안 시 각질 제거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건강이나 미용에 효능과 장점이 부각되고 입소문을 타면서 탄산수 열풍을 부추긴 측면이 크다.

    한 대학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해외에서는 탄산수가 탄산음료를 대체하는 음료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만병통치약처럼 포장돼 있다”며 “위산 분비량이 많은 사람들의 경우 탄산수를 과도하게 마시면 위염이나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고 치아도 마모 시킨다”고 경고했다. 또한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은 채 식욕을 감퇴시키고 일시적 포만감을 얻으려고 탄산수를 과도하게 마실 경우 소화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롭게 뜨는 수소수 믿을만한가 건강이슈와 함께 등장한 라이징스타는 탄산수보다는 수소수다. 활성수소가 담긴 물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항산화작용을 돕는다는 논문들이 등장하며 관심도가 높아졌다.

    시초는 프랑스의 루르드의 샘물, 독일 노르데나우의 물, 멕시코 트라코데의 물, 인도 나다나의 우물물 소위 세계적으로 건강에 좋다는 물의 공통점을 분석한 결과 공통적으로 활성수소를 함유한다는 점이 발견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물이다.

    특히 먹거리에 민감한 일본이 적극적이다. 1997년 5월, 규수대학의 시라하타 사네타카 교수에 의해 ‘활성산소의 이상적인 제거제는 활성수소다’고 한 취지의 논문이 미국 생물학지 ‘BBRC’지에 발표된 이후 수소풍부수, 혹은 활성수소수라고 하는 호칭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양은모 한국식용수소연구소 소장은 “현재 수소수는 일본 전체 식용수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미국, 독일 남미 쪽에서도 점차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수소는 폭탄이나 공업용 용수에 사용되고 물을 구성하는 성분인지라 의아하게 생각하기 쉽다. 수소수의 핵심적인 효능을 단순화 시키면 물에 녹아 있는 수소(H)성분이 체내에 순환하며 활성산소 중에서 각종 질병과 노화의 원인으로 판명된 하이드록실라디칼(OH)과 결합해 땀이나 소변(H2O)으로 배출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알음알음 수소수의 효능이 알려지며 국내에서도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수소수는 탄산수와 다르게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이유는 보존력 때문이다. 지구상에 가장 가벼운 기체인 수소는 시간이 물속에서 금세 빠져나가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 용기가 필요한데 이마저도 보존이 쉽지 않다. 수돗물이나 일반적인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를 통해 정제되는 물은 용존수소량이 제로로 나타난다.

    캡슐형태로 보관하지 않는 이상 제조 즉시 음용해야 하는 특성상 관련시장은 제조기나 캡슐형태의 건강식품위주로 형성되어 있다. 수소수기의 경우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수를 만드는 생성기나 금속 마그네슘과 물을 반응시키는 스틱 형태가 일반적인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캡슐형태는 60알 기준으로 9만원에서 18만원대이며 수소수기의 경우 얼마나 많은 양의 수소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 즉 용존수소량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 수소수제조업체 관계자는 “용존수소량이 높아야 몸에 좋지 않은 활성산소와 결합할 확률이 높아진다”며 “독일이나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군 가운데 용존 수소량이 1.9ppm까지 발생하는 경우 수소수기는 1500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는데 가격부담이 커 개인보다는 대형헬스클럽이나 고급호텔 등에 들어가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몇 해 전부터 중소업체들이 속속 수소수기를 내놓고 있다. 벨류리빙사의 경우 용존수소량이 최대 1.2ppm까지 발생되는 수수수기 ‘훈자(Hunza)’를 160만원대에 선보였고, 아루이는 0.53ppm의 용존수소량을 발생시키는 ‘H2-메이커’를 68만원에 내놓았다. 한동하이드로는 0.35ppm의 수소용존량을 발생시키는 휴대성이 간편한 ‘H2-Mini’를 30만원대에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솔고바이오메디칼은 경우 수소발생기능에 정수기를 결합한 ‘나다나’(가격미정)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캡슐타입의 제품은 직구나 병행수입형태도 많아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수소수기는 국내에서 한 달에 약 1000대씩 팔리고 있다”며 “오히려 일본에 수출하는 비중이 4배 이상 된다”고 설명했다.

    수소수의 효능에 대한 논문은 다수 발표됐으나 반대로 부작용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까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양 소장은 “신체의 60%는 수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소가 함유된 물을 먹고 나서 부작용은 제로에 가깝다”며 “산성도 문제에 있어서도 수소수는 음용이 가능한 중성수를 띠고 있다. 종종 비유되는 알칼리이온수의 경우 용존수소량이 0.5ppm까지 함유되었지만 PH가 높아 음용 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수소수기를 고를 때는 전기분해 시 몸에 좋지 않은 부산물이나 분자가 체내에 들어갈 경우 좋지 않은 화학작용을 할 수 있다”며 “이를 확실히 걸러내기 위해서 산소배출구가 따로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3호(2014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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