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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IPTV 때를 만나다
입력 : 2014.02.13 10: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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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모바일IPTV는 통신사의 무선 인터넷망을 활용해 이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전달된다.
통신사들이 최근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깔아 데이터 전송속도를 빠르게 진화시키면서 모바일IPTV가 무리 없이 서비스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를 배경으로 모바일IPTV 가입자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매달 3000~5000원의 요금을 내고 IPTV를 이용하는 유료가입자수가 총 242만명(2013년 11월 말 기준)에 이른다. 모바일IPTV 유료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통신사별로는 LG유플러스가 110만명으로 가장 많은 유료가입자를 확보하고 있고 SK브로드밴드와 KT가 각각 72만명, 60만명을 달성했다. 모바일IPTV에 가입해서 무료 콘텐츠만 이용하는 사용자수는 3사 합해 1000만명에 육박한다.
이처럼 모바일IPTV는 IPTV 업계의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IPTV는 통신사들이 확실한 수익을 내는 ‘캐시카우’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사들은 모바일IPTV의 월 기본 이용료에 지난 방송이나 영화를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볼 때 지불하는 요금, 모바일 데이터 요금까지 추가로 기대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11월 유선IPTV 서비스 출범 당시 시장에서는 IPTV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기존 유료방송 시장을 케이블TV방송, 위성방송 등이 이미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보급률이 전국 가구수의 104%로 집계될 정도로 유료방송 시장은 포화상태였다.
이에 따라 서비스 초반 IPTV 가입자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또 새로운 유료방송 매체로서 지상파와의 콘텐츠 제공 협상도 순탄치 않았다.
이후 초고속인터넷, 휴대폰과 IPTV의 결합상품과 통신사들의 강력한 마케팅 파워가 결합돼 IPTV가 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제는 모바일IPTV로 IPTV 업계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통합시청률 시범조사는 PC, 모바일 등 스마트미디어 시청행태에 대한 통계조사로 TV, 스마트폰, PC를 보유한 1000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한 달간 진행됐다.
이 조사 결과에서는 일반 TV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라면 모바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됐다. 대표적으로 KBS <1박 2일>의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한 시청이 29%로 가장 높았다. 전체 시청자 중 71%가 TV로, 25%가 스마트폰, 4%가 PC로 시청했다. KBS <개그콘서트>, SBS <런닝맨>, MBC <무한도전> 등도 TV 외 기기로 본 시청자가 14~18%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모바일TV를 나만의 TV로 활용하는 행태가 자리 잡았다는 조사도 있다. 실제 LG유플러스가 모바일IPTV 사용자의 콘텐츠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용시간은 오후 7시 이후 점차 증가해 오후 11시에 최대 이용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교, 퇴근길에 모바일IPTV를 이용하고 집에 도착해 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 스마트폰으로 TV를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 내 공동 이용하는 TV와 별도로 모바일IPTV만의 이용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TV에는 LG유플러스(U+ HDTV) ·SK브로드밴드(Btv모바일)·KT(올레tv모바일) 등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모바일IPTV, CJ헬로비전(티빙), 현대HCN(에브리온TV) 등 케이블TV방송사의 모바일케이블방송, 지상파 공동 모바일TV(푹), 지상파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이 있다.
다양한 모바일TV 중에서도 모바일IPTV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 것은 다른 유료방송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CJ헬로비전과 현대HCN 정도만 스마트폰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용료도 모바일IPTV보다 10~20% 비싸다. 유료 가입자수 역시 10만~20만명 정도로 모바일IPTV에 크게 못 미친다.
지상파 사업자가 출시한 모바일TV 푹은 지상파 채널만 제공해 50~80개의 채널을 보여주는 모바일IPTV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상파DMB의 경우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서비스 품질이 모바일IPTV에 비해 크게 낮고 VOD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다.
2014년은 모바일 IPTV 개화 원년 전문가들은 2014년이 모바일 TV가 개화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크게 부각되지 못했던 모바일TV 서비스의 활성화가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LTE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통신사가 가입자의 데이터 소모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통신망을 설치하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그 통신망 위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개최되는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들도 모바일 실시간 방송의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2월에 소치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에는 브라질 월드컵,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또 국내 야구선수들의 미국 메이저리그 활약이 예고돼 모바일 실시간 방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관심은 시간,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시청이 가능한 모바일 TV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지상파DMB에 비해 모바일IPTV는 요금을 내야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고화질 다시보기를 포함해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스포츠 시청 수요가 높은 가입자로부터 지불 의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모바일IPTV의 활성화는 전체 미디어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상파 방송사는 모바일IPTV에 실시간 채널 재전송을 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게 됐다. 콘텐츠 제공 계약은 매체마다 다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유선IPTV와 별도로 모바일IPTV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지상파에 내야한다.
실제 SBS가 모바일IPTV에 실시간 채널을 제공하는 대가로 받는 수익은 연 45억원으로 이는 2013년 SBS 영업이익의 15%에 이르는 금액이다.
VOD이용에 대해서는 따로 수익배분을 받기 때문에 지상파들이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CJ E&M과 같이 인기 콘텐츠를 갖춘 프로그램제공사업자(PP)들에게도 모바일IPTV는 ‘기회의 땅’이다. IPTV 가입자들은 케이블TV 등 다른 유료방송 가입자에 비해 유료 VOD를 구매하는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모바일IPTV에는 아직 과제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고화질 방송을 시청할 때 데이터 이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모바일IPTV를 통해 고화질(HD)로 실시간 방송을 한 시간 동안 본다면 약 880MB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보편적으로 가입하는 LTE 62요금제의 한 달 데이터 제공량이 5~6GB인 것을 감안하면, 주어진 데이터량으로는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방송을 부담 없이 보기 어렵다.
또 방송을 볼 경우 배터리 소모량이 커진다는 점도 이용자들이 호소하는 불편 중 하나다.
[황지혜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1호(2014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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