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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기기와 대화하는 세상 온다
입력 : 2014.02.04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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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curved OLED televisons in Las Vegas
방문자 역시 15만명을 넘었다. 이 중 3만5000명은 해외에서 왔다. 참가자 중에는 CEO(최고경영자)와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이 4만명을 넘었다.
2014 CES, 미래를 엿보다 CES를 지배하는 제품은 TV다.
CES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소비자 가전 전시회지만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같은 전통적인 의미의 소비자 가전의 비중은 미미하다. 별도로 전시회를 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모바일기기가 차지하는 전시면적도 그리 크지 않다. 따라서 CES를 찾은 사람들의 시선은 TV에 쏠릴 수밖에 없다.
2012년이 UHD(초고화질) TV가 첫 선을 보인 해라면 2014년은 UHD TV가 대중화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2013년이 화면이 휘어진 커브드 TV 원년이라면 2014년은 커브드 TV의 대중화가 시작된 해다.
삼성전자는 105인치 커브드 UHD TV를 선보이며 전시회 ‘최고 제품(Best in Show)’으로 선정됐다. LG전자는 77인치 커드브 OLED TV가 ‘베스트 오브 CES 2014’로 뽑혔다. 일본과 중국 업체들도 커브드 UHD TV를 대거 선보이면서 대중화의 시작을 알렸다.
UHD TV는 제품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시장이 필수적이다. 이번 CES에서는 TV 제조업체들이 넷플릭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아마존, MGO 등과 제휴하면서 영화 방송 등의 UHD 콘텐츠 시장이 비로소 준비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진화 브라이언 크라자니크 인텔 회장은 이번 CES 기조연설에서 “지금까지 여러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제품을 직접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이제는 기능과 통신과 솔루션을 통합하는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몸에 지니고 다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대가 열렸음을 선언한 것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진화 방향은 헬스를 향했다.
LG전자는 손목 밴드 형태의 ‘라이프밴드 터치(Lifeband Touch)’를 선보였다. 착용자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해 주며,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화와 메시지 수신을 알려준다. 생활방수, 47g의 가벼운 무게에 OLED 스크린을 갖췄고 한번 충전에 최대 5~6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소니의 ‘스마트 밴드’는 운동량을 측정하는 기기인 동시에, 사용자의 일상을 기록하고, 이를 스마트폰 앱인 ‘라이프로그’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이다.
레이저는 손목밴드 형태의 ‘레이저 나부’를 내놓았는데 손목 바깥쪽 스크린으로 수신 전화와 메시지, 이메일, 앱 업데이트 등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손목 안쪽 스크린에서는 신체 측정 데이터, 움직인 거리, 걸음 수 등 신체 활동량과 수면 정보를 보여준다.
전자화된 자동차 주연으로 모터쇼의 주인공인 자동차가 CES에서도 조연이 아닌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9개 완성차 업체가 CES에서 독자적인 전시관을 운영했으며 전시 면적도 그 어느 때보다 넓었다.
자동차 회사들이 CES에서 보여준 트렌드는 스마트카와 무인운전이었다. 아우디는 구글과 퀄컴, AT&T 등과 협력해 LTE 시스템으로 초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차량을 선보였다.
BMW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로 전기자동차인 ‘i3’를 제어하는 기능을 시연했다. ‘갤럭시기어’로 자동차의 배터리 현황, 충전 시간, 도어 개폐 현황, 운행 기록 등을 확인하고 차량 온도 조절을 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에 저장된 주소를 차량 내비게이션으로 보낼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구글 글라스, 페블의 스마트워치 등과 연동해 주유 상태와 도어 잠김 여부, 차량의 주차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인운전 기술은 자동주차, 보행자를 인식한 긴급제동, 차선을 인식한 자율주행 등으로 요약된다. 아우디, 보쉬, 발레오 등은 자동주차 시스템을 선보였다. 차량이 주차장을 지나가면서 비어 있는 공간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보쉬는 보행자 보호용 긴급 제동 시스템을 공개했으며 소프트웨어 회사인 인턱트는 무인 전기차가 차선을 인식하면서 자율주행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중국의 부상 최근 몇 년간 CES의 주요 화두로 중국의 부상이 꼽힌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박람회 때도 없었던 중국산 커브드 UHD TV가 전시장에 대거 등장했다. 하이얼과 창홍은 55인치 커브드 OLED TV와 65인치 커브드 LE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이센스는 65인치 커브드 LCD TV를 선보였고, TCL도 65인치 커브드 UHD TV를 공개했다.
하이얼은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OLED TV의 경우 5000달러 중반대의 가격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 제품보다 기술력은 떨어지지만 가격은 절반 가까이 저렴한 셈이다.
모바일 분야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 화웨이가 ‘어센드 메이트2’를 전략 제품으로 전시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리처드 유 화웨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보다 못하지 않은 제품”이라며 “올해는 8000만대를 팔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LG로봇청소기, Toyota i-Road
간단한 예로 조명, 자동차, 가전제품 사용을 실시간 모바일로 체크해 효율적인 사용량을 정하면 에너지 절감부터 탄소 배출 감축까지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외출(Going out)’이라고 말하면 조명과 에어컨이 꺼지면서 로봇 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하고 ‘귀가(Going home)’라고 말하면 에어컨이 작동해 적절한 실내온도를 맞추고 조명이 켜지는 스마트홈을 시연했다.
LG전자는 메신저를 통해 가전기기와 대화하면서 집안일을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퀄컴은 운영체제(OS)와 가전제품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올조인’이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선보였다. LG전자, 하이얼, 파나소닉, 샤프 등 25개 가전업체의 도어락, 조명, 냉장고, 에어컨, 스마트TV, 오디오 시스템 등이 연결된 것이다.
실제로 1984년에 고작 1000개 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었지만 2015년에는 100억개로 늘어나면서 엄청난 데이터가 창출되고 이를 수집·분석해 향후 10년간 약 4조6000억달러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시스코의 예측이다.
[이진명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1호(2014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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