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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ulting]국내 회계법인 빅4, 해외업체와 공생
입력 : 2013.03.07 15: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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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질적으로 국내 회계법인과 외국 제휴기업은 인사와 예산 등을 서로 달리 하는 별개 회사다. 업계에서는 이를 ‘멤버 펌(Member Firm)’ 형태라고 말한다. 외국 본사의 지시나 감독 없이 국내 회계법인의 독립적인 경영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외국계 파트너회사는 국내 회계법인에게 줄곧 ‘원 펌(one firm)’으로의 전환을 요구해왔다. 특정 글로벌 회계법인 브랜드하에 각국 기업들에게 일관성 있는 회계감사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그렇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잘 나가는 국내 회계법인 경영에 간섭하겠다는 의중이 숨어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국내 빅4는 멤버 펌 형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삼일PwC의 경우 멤버 펌보다 느슨한 형태로 삼일이 주도가 되는 ‘네트워크 펌(Network Firm)’으로 부르기도 한다.
삼정KPMG는 미국에서 공인회계사,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미국에서 실무를 쌓은 윤영각 전 회장이 지난 1991년 설립했다. 회계감사·세무·법률·경영컨설팅 등 기업에 필요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에서 출발한 삼정컨설팅이 모태다. 1990년대 불기 시작한 국제소송건에서 자문컨설팅을 맡아 두각을 나타냈다.
2000년 들어 국내 2위 회계법인인 산동이 대우그룹 부실감사 여파로 해체되자 산동에 속했던 회계사들을 대거 흡수하면서 규모를 키웠다. 당시 윤 회장은 삼정보다 급여가 20%가량 낮은 산동 직원들의 임금을 삼정 측에 맞춰주는 등 양사 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상당히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같은 해 글로벌 컨설팅그룹인 KPMG인터내셔널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국내 빅4로 올라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정KPMG는 2011년(2011년 4월~2012년 3월) 매출 기준으로 삼일, 안진에 이어 3위다. 회계사 수는 1000명이 넘는다.
[김병호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0호(2013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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