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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에도 속속 문 여는 신규 호텔들 브리드, 몬드리안… 튀는 콘셉트로 MZ 정조준
입력 : 2021.09.07 17: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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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와중에도 신규 호텔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호텔과 여행은 불가분의 관계여서 이동을 제한하는 전대미문의 전염병 확산 와중에 문을 여는 새 호텔들은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시장에 뛰어드는 셈이다.
그래서 새로 문을 여는 호텔들은 더욱 기존과는 다른 차별화된 콘셉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래야만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는 모양새다.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대리만족으로 호텔을 찾는 이들이 기존에 없던 스타일을 갖춘 호텔들에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MZ 세대들이 이런 경향을 짙게 보이는데, 신규 호텔들은 이런 흐름을 겨냥해 트렌디한 감성과 시설을 통해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양양이 국내 서핑의 메카인 것에 착안해 국내에서 최초로 이곳에 서핑을 테마로 호텔을 열었다. 호텔은 서울에서 강원도로 진입하는 관문인 양양군 현남면 인구리에 위치한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사이에 자리했는데, 이곳 파도의 각도나 세기는 서핑을 즐기기에 최고의 장소로 평가된다, 특히 죽도해변은 지난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서핑 등 해양 레포츠를 즐기기 좋은 해수욕장 1위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브리드 호텔은 서핑을 주제로 한 호텔답게 숙박 중심의 기존 호텔들과 다른 운영방식을 쓰고 있다. 서핑 등 액티비티를 휴양의 개념인 힐링과 적절히 조화시키고 있다.
레이드백은 가족 고객 전용이다.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라이즈업은 객실에서 서핑 분위기를 맘껏 즐길 수 있다. MZ들의 취향에 맞는 캐주얼하고 생동감 넘치는 인테리어를 갖췄다.
행텐은 호텔 7층 꼭대기에 있는 단독 펜트하우스다. 프라이빗 풀을 갖춰 각종 이벤트나 파티를 즐길 수 있다. 객실 크기는 타입에 따라 15평부터 189평까지 다양하다. 객실 투숙 기본 인원은 4~8인이다. 양양에 서핑을 즐기러 오는 이들이 대부분 2인 이상인 것을 고려한 전략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징은 프런트 데스크가 아예 없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고 필요할 때만 나타난다.
호텔 측은 “호텔 이름에 ‘숨을 쉬다’란 뜻을 가진 브리드가 사용된 것은 바쁜 도심 생활 속에서 작은 쉼표를 더하는 시간을 제공한다는 호텔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기존에 없던 휴양과 액티비티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처럼 MZ 세대들에게 특화된 호텔을 앞으로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전용 브랜드도 마련했다. ‘마티에’란 이름을 달고 선보일 MZ 타깃 호텔들은 트렌디한 스타일을 추구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 부산 기장 지역을 필두로 2030년까지 10개 이상의 체인을 운영할 예정이다.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지향하는 몬드리안은 우리 전통문화, 중남미, 지중해를 섞어 기존에 없던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카메라를 대는 곳마다 마치 먼 이국의 어느 곳 같다. 해외로 떠나지 못하는 요즘 사진 찍기 딱 좋은 콘셉트다.
우리의 전통 문화는 호텔 전체를 아우르는 테마다. 우리 전래동화인 <해님달님>과 <선녀와 나무꾼>에서 모티브를 따온 조형물들이 1층, 2층 곳곳에 배치돼 있다.
입구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이 조성돼 있는데, 유리 천장에서 들어오는 자연 채광으로 인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인장과 나무, 의자, 그네 등의 장식 역시 동화적 요소와 무관치 않다. 프런트 데스크 옆에는 닭을 형상화한 오승렬 작가의 설치 미술 작품이 투숙객을 맞이하는데, 하늘로 돌아간 선녀를 그리워하며 울다 닭이 된 나무꾼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전통을 테마로 한 작품들의 색감들은 전혀 ‘우리’스럽지 않다. 다소 낯설기까지 하다.
이 같은 낯섦은 로비에서 프런트 데스크가 자리 잡은 L2(로비 2층)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입구에서도 이어진다. 국내에서 잘 만날 수 없는 베네수엘라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객실 복도 및 객실 내에도 각종 작가들의 현대 회화작품(프린팅)이 전시돼 있어, 마치 호텔 전체가 작은 미술관 같기도 하다.
이지혜 호텔 매니저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호텔답게 머무는 동안 휴식뿐만 아니라 눈과 귀, 입이 모두 즐겁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것이 몬드리안의 특징”이라면서 “MZ세대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지역민과도 함께할 수 있는 호텔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호텔은 지상 5층부터 18층까지 총 296개의 룸과 스위트로 구성돼 있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아코르그룹이 몬드리안 브랜드로 한국에 처음 세운 호텔이다.
페어몬트는 개장 초기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사용되면서 화제를 모았었다. 또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촬영지로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여기에는 공통분모가 한 가지 있다. 바로 페어몬트의 초럭셔리 객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이다. 이곳은 <펜트하우스> 속 주인공 중 한 사람인 로건 리의 숙소로 나온 곳인데, 방탄소년단은 2021 그래미 어워즈 뮤직비디오 촬영을 호텔에서 진행하면서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었다. 이 같은 화제성은 페어몬트의 인지도를 높인 배경으로 한몫했다. 현재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드라마의 인기 후 아예 펜트하우스로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식재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도 적극적이다. 마리포사에서는 섬진강에서 잡은 캐비어, 막걸리 등을 이용해 독창적인 요리를 내놓는다. 격조 있는 공간인 갤러리7은 인근 CEO들의 단골 모임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호텔은 또 친환경 물품 사용 등 최근 사회, 경제적 화두인 ESG 경영 실천에도 적극적이다.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2호 (2021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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