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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운 공부선배 대표 | 코로나 수혜 기업으로 부상한 학원O2O플랫폼 ‘공부선배’ “교육시장의 쿠팡이 되는 것이 목표”
입력 : 2021.04.30 15: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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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운 공부선배 대표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압하고 동대학 건축환경 석사를 마친 후 현대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에서 일했다. 이후 ㈜베스트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2006년 건축설비자재 제조기업 ECL을 창업해 엑시트한 이후 2015년부터 학원O2O플랫폼 공부선배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팬데믹으로 인해 집합금지 명령의 직격탄을 맞은 학원들의 불은 상당기간 꺼졌다. 실질적인 영업금지기간을 버티지 못한 학원들은 폐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았다. 제한적인 영업이 재개된 이후에도 학원가의 위기감은 높아져만 갔고 학원을 다니지 못하는 기간 동안 성적이 떨어져 고심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시름도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 이 둘의 간극을 좁혀주는 O2O플랫폼 ‘공부선배’는 학원가에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학원과 학생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공부선배’는 2017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학원 중개 플랫폼이다. 공부선배의 파트너 학원이 되면 학원 소개 영상, 현장 수업 영상, 강사 인터뷰 영상 등을 플랫폼에 올려 홍보할 수 있다. 홍보와 마케팅 비용을 전부 공부선배가 부담한다.
수익모델은 간단하다. 학생이 현재 성적, 성향 등 학습 데이터를 알려주면 공부선배의 상담사가 이에 맞는 최적의 학원을 찾아 연결해 소개해준다. 공부선배는 첫 달 수강료만 중개 수수료를 취한다. 학생은 공부선배를 통해 학원에 등록할 경우 15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리워드로 받는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원들이 줌, 구글미트 등 비대면 영상회의 도구를 통해 비대면 강의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공부선배는 학원가의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학원들은 기존 학생들 외에 신규학생들의 유입이 어려워졌다. 심층적인 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학원을 선택하던 학생들도 학원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학원들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선배에 가면 비대면 강의 학원을 찾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가입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학원과 학생들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한 공부선배는 학생들에게는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학원을 위주로 소개하는 한편 오프라인 수업만 하던 학원들에게는 디지털팀을 파견해 비대면 강의 개설을 돕고 노하우를 전파했다. 지난해 1월 약 28만 명이던 회원 수는 1년 만인 지난 1월 110만 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플랫폼 월 결제 건수도 500건에서 2000건으로 폭증했다. 공부선배는 이러한 성장성을 인정받아 최근 6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시너지아이비투자 30억원, 알파비스타인베스트먼트 20억원, 폴라리스PE 10억원)에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앞두고 있는 공부선배의 이용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네학원 하나하나마다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가 전국단위에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규정화된 경쟁력이 아니고 내신케어나 학생들을 개별로 관리하는 노하우가 객관화되기 힘들거든요. 1타 강사를 보유한 전국구 학원과는 문법이 전혀 다른 철저한 로컬비즈니스더라고요. 그런데 학원들은 신규학생에 대한 갈증이 엄청난 데 비해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잖아요. 그전에는 전단지만 돌려도 학생들이 찾았는데 학생들은 점점 전단지를 안 보게 되고 모바일로 이동을 했으니 신규학생을 플랫폼을 통해 모아서 연결해 주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원과 학생을 연결해줄 때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입니까?
▷개인에 맞는 학원을 정밀하게 찾아주는 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AI모듈도 만들었지만 한계는 분명합니다. 학생별로 니즈가 다르고 학원별 차별화도 데이터화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상담을 진행하다 보니 학원별 시간표와 학원의 위치, 들어야 할 과목의 진도 등도 다 맞춰줘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층적인 상담프로그램이 필요했죠. 전체 27명의 직원 중에 학원등록 상담사가 14명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담사는 학생의 비서처럼 학원을 알아봐주고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역할을 합니다.
▶‘공부선배’가 첫 번째 창업 아이템이 아니었다고요.
▷처음에는 상위 9개 대학의 학생들이 자기의 공부노하우를 알려주는 아이디어로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 건축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를 해오고 스펙을 쌓아왔는지 영상을 올리는 것이죠. 영상별로 950원 이렇게 과금처리를 하는 방식이었죠. 석플란트 의원의 마케팅 전략을 보고 시작했어요. 모바일 친화적인 학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후속 영상을 올리기 어려운 환경이 있더라고요. 중간고사도 있고 조별과제도 많고 그렇잖아요. 그다음에 본 것이 학원이었습니다.
▷대치동은 학원가를 대표적으로 상징하지만 결국 지역 보습학원 전부를 대변할 수 없었어요. 대치동의 엘리트 위주의 콘텐츠를 가지고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 곳들도 결국 사라졌습니다. 학원시장이 학생 개인의 수준차이, 내신을 관리하는 로컬비즈니스라는 전제하에 사업을 시작해야겠더라고요.
▶마케팅 비용을 받지 않는 만큼 학원과 학생이 주요 고객으로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데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동일한 학생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플랫폼에 안겨주는 것보다는 보다 많은 학원이 저희 플랫폼에 들어와 학생들의 선택지를 확대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학생들이 등록한 첫 번째 수강료만 저희가 취하고 학원은 그 학생을 꾸준히 학원에 다니도록 로열티를 주면 나머지 기간 동안 수익을 내는 거죠. 학생들은 저희 플랫폼을 통해 등록을 하면 평균 수강료(30만원)의 절반정도인 15만원을 문화상품권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같은 학원비에 이러한 혜택도 유인효과가 되는 편이죠.
▶통상 학생이 학원을 꾸준히 다니는 기간이 10개월 정도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되면 플랫폼 수익이 10개월 동안 끊기는 것 아닐까요?
▷데이터를 보면 1년 중에 학원을 꾸준히 다니는 기간이 10개월 정도인데 3~4번 옮겨 다니는 수도 상당합니다. 이는 진도의 차이, 수강과목의 문제, 성적이 실제 오르는지 여부, 즉 성과요인 등이 있는데 이렇게 학원을 옮길 때마다 이왕이면 저희 플랫폼을 통해 학원을 알아보는 일종의 로열티가 높은 편입니다.
▶결국 학원의 수익을 플랫폼으로 옮겨 오게 되는데 학원들의 반발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학원들에게 이 시스템을 이해시키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어요. 지역에서 작은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들도 학생들이 넘칠 때는 사실 아쉬울 것이 없었어요. 그러나 점점 학원들이 늘어나고 신규학생이 줄어드는 것이 보이며 코로나로 인해 위기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저희 등록학원이 3배 넘게 증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카카오택시가 생기면서 기사의 수입은 20% 줄어들었지만 플랫폼의 수익은 40%가 늘어났습니다. 우리 플랫폼 입장에서도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학원들은 늘어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으로 점점 광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플랫폼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가 하나인 경우가 많아 교육비 지출을 늘립니다. 국내 사교육비 규모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만 보면 알 수가 있죠.
▶최근 대규모 투자(60억원)를 받으셨는데 향후 사업 확대 방향은 어떻게 고려하고 계신지요?
▷교육시장의 쿠팡이 되고자 합니다. 초기 학원광고시장 외에 강사 구인시장, 교재 유통시장 역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서울권에 한정된 저희 사업을 전국단위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서울권에 있는 2만 개 넘는 학원들 중 반 정도가 저희 플랫폼에 등록되어 있는데 전국 11만4000여 개의 학원으로 타깃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 플랫폼이 점차 활성화되거나 학생 수가 점점 늘어날 경우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도 영어, 컴퓨터, 운전학원에 등록을 하게 되면 프로모션을 통해 혜택을 주며 플랫폼 수익을 추구하는 모델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개통 역시 같은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사업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8호 (2021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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