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환 인피니티 브랜드 총괄 | “인피니티의 키워드는 도전과 혁신이다”

    입력 : 2015.06.05 14: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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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피니티(Infiniti)의 변화가 화제를 낳고 있다. 우선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수입차 시장의 확실한 군계일학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굳이 수치를 따지자면 전년 대비 150%의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 진행 중인 가격정책도 여타 브랜드에 비해 눈에 띄게 공격적이다. 그런가하면 국내외 조직변화도 시선을 끄는 대목이다. 인피니티는 지난 4월 한국 내 독립운영을 발표하며 이창환 상무를 한국 총괄로 임명했다. 한국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판단했다는 방증이다. 부임 한 달 후 인피니티 서초 전시장에서 만난 이 상무는 “성장에 대한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지만 늘 도전해왔다”며 도전과 혁신을 강조했다. “2004년에 인피니티코리아의 원년 멤버로 입사했을 땐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었죠. 어떤 분들은 저희 로고를 보고 대우에서 나온 새 차냐고 묻더군요. 도전밖엔 답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도전 앞에 서 있습니다. 달라진 거라면… 그때보단 해볼 만합니다.”

    인피니티 코리아 역사상 첫 총괄입니다. 그런 면에서 부담이 없지 않습니다. 지난해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여세를 몰아 앞으로도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고, 생각보다 훨씬 무게가 무겁네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임 후 가장 큰 변화라면. 출근시간이 빨라졌습니다. 일부러 빨리 하려고 하죠. 예전보다 미팅이 많아졌는데, 덕분에 일과 중에 일할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아침 7시에 출근해 조용히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형 인간인데요. 장단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좋기만 하던데요.(웃음) 교통 체증도 없고 남들보다 빠르게 움직인다는 게 상쾌하죠. 퇴근 전에 다음날 스케줄을 확인하기 때문에 출근하자마자 업무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부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입니까. 단기적인 목표보다 중장기적인 계획에 집중했습니다. 글로벌 본사와도 소통한 부분이죠. 인피니티 코리아도 조직변화가 있었지만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도 독립지역으로 격상됐어요. 그런 면에서 한 달간 상당히 변화가 많았습니다. 조직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 내부적으로는 딜러들과의 상생, 글로벌 본사와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위해 비전과 전략, 상품기획, 마케팅 부분을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

    중장기라면 언제까지의 계획인지. 가깝게는 2017년, 멀게는 2020년까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모델에 따른 마케팅, 세일즈 젼략을 연결하고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흐름을 놓치는 브랜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인피니티는 국내에서 150%나 성장했습니다. 올해 목표가 궁금한데요. 올해는 좀 더 확실히 다지는 시기랄까요. 한번 쯤 뒤돌아보고 퀄리티를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난해보다 성장해야 하는 건 기본이죠. 사실 포커스는 고객입니다. 고객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브랜드는 도태될 수밖에 없거든요. 현재 인기 차종에 움직임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그 부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피니티의 주력모델은 주로 D세그먼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새롭게 출시된 Q70이 E세그먼트죠. 국내 수입차 시장은 D와 E세그먼트의 판매량이 압도적입니다. 특히 럭셔리 프리미엄 모델에선 E세그먼트의 시장점유율이 50%나 됩니다. 최근엔 수입차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젠 첫 차로 수입차를 선택하는 고객도 늘지 않을까요. 아마도 B와 C세그먼트, 아웃도어 SUV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차량의 규격을 분류할 때 전장을 기준으로 세그먼트(Segment)를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A-경차, B-소형차, C-준중형차, D-중형차, E-준대형차, F-대형차로 분류된다.)

    국내 시장을 겨냥한 인피니티의 차종이 전 세그먼트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고객 군도 달라진 것 같은데요. 인피니티는 젊습니다. 추구하는 바도 ‘YMPC (Young Mind Premium Customer)’예요. 아, 나이와는 상관없이 젊은 마인드란 말이죠.(웃음) 지금 이 순간을 젊게 사는 분들이 모두 인피니티의 고객입니다.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에 세대에 따라 차의 세그먼트가 정해진다는 건 이미 지난 얘기죠. 관심분야에 따라 차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공격적인 가격정책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QX60의 경우 최대 710만원이나 인하했는데요. 환율 영향입니까. 환율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가격정책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는 할 수 있지만 결정사안은 아니죠. 국내 진출 초기부터 인피니티의 목표 중 하나는 합리적인 가격에 럭셔리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었습니다. 제품은 좋은데 많은 분들이 경험하지 못한다면 그건 공허한 럭셔리죠. QX60도 마찬가집니다.

    공격적인 가격정책 이후 시장 반응은. QX60이 속한 럭셔리 SUV시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데, 그럼에도 전달 (지난 3월 가격 조정 후 4월 말까지) 대비 약 180%나 성장했어요. 지금은 물량을 걱정하고 있습니다.(웃음) 좀 더 화끈하고 공격적인 비즈니스를 구상 중인데, 우선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피니티를 알고 있지만 그에 비해 실제 경험한 분들은 많지 않거든요. 문화마케팅, 시승회, 고개초청 이벤트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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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피니티의 라이벌은 독일 3社 조직 변화 이후 아시아·오세아니아 총괄에게 직접 보고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체계가 그룹 내에선 어떤 의미입니까. 예전의 인피니티는 닛산이 론칭하고 보유했던 브랜드였습니다. 그러다 일본에서 홍콩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인피니티 모터 컴퍼니’로 법인을 독립했어요. 사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은 그 안에서도 부차적인 지역이었는데, 한국 등의 시장이 영향을 주면서 최근 독립 지역으로 격상됐습니다. 쉽게 말해 제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총괄인 데인 피셔에게 직접 보고하고 피셔 총괄이 글로벌 본사 사장에게 직접 보고합니다. 이전에 비해 보고 과정이 생략됐고 원활해졌어요. 매주 데인 피셔와 미팅을 하고 한국의 상황을 전하고 있습니다.

    활동 영역이 넓어진 셈인데, 해외출장도 잦아질 것 같습니다. 그렇죠. 다행히 가족들이 먼저 이해해줘서 고맙네요. 아이에게 입버릇처럼 도전해야 한다고 말하곤 하는데, 그게 통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더군요.(웃음)

    인피니티 코리아의 키워드와도 연관 있어 보이는데. 도전과 혁신이죠. 도전이 있어야만 혁신이 따라옵니다. 도전할 수 있는 조건이 되면 해야죠.

    인피니티의 강점이 무엇입니까.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강점이 너무 많아서.(웃음)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디자인이죠. 독일차가 다소 기계적이라면 인피니티의 곡선은 파도와 초승달을 형상화해 감성적입니다. 지난해에는 고성능의 품질을 추구했던 인피니티가 파워트레인을 다양화했어요. 저배기량 디젤 엔진이 탑재된 Q50을 처음 출시했는데, 고객의 요구와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덕분에 전문가들이 뽑은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6관왕에 올랐습니다.

    라이벌 브랜드를 꼽는다면. 톱 프리미엄 브랜드로 발돋움해야죠. 국내에선 독일의 3사가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네 번째 프리미엄모델이 되는 게 목푭니다. 성능과 품질 면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인피니티가 앞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2015년은 인피니티 중장기 성장의 원년 한국 수입자동차 시장의 가능성을 평가한다면. 기본적으로 한국시장이 갖고 있는 상황이 특수하죠. 현대, 기아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수입차가 쉽게 다가설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동안은 다양성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동떨어져 있었어요. 당연히 수입차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국내 시장의 25%까지 수입차가 밀고 올라갈 겁니다.

    현재 어떤 차를 운행하십니까. Q50S를 타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죠. 이 차가 제 워너비카에 가까운데, 달리는 즐거움이 있어요. 게다가 조용합니다. 제로백이 5.1초인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형 하이브리드차죠. 밟는 데로 나갑니다.(웃음)

    부임 첫해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성공의 발판을 굳건히 만들어야죠. 인피니티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전략을 유지할 겁니다. 올해가 그 원년입니다.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7호(2015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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