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 | 흑자궤도 올랐으니 성장 날개 펴야죠!

    입력 : 2014.12.05 14: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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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과 집중이 흑자전환의 비결이었습니다. 이제는 성장을 위해 티웨이의 날개를 펼 때입니다.” 지난 10월 28일 김포공항에서 만난 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대주주를 만난 지 단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니, 이제는 규모를 키워 국내 제1의 저비용항공사(LCC)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실제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일본 등 해외 노선 확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올해는 대구~제주, 광주~제주, 무안 제주 등 국내 노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란 내실경영으로 단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빠른 속도로 하늘 길을 채워가고 있는 티웨이항공. 이곳에서 회사의 기장을 맡고 있는 함철호 대표를 만나봤다.



    흑자전환 비결은 선택과 집중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막내로 분류되는 티웨이항공은 지난 2003년 한성항공을 모태로 설립됐다. 역사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 가장 전통 있는 저비용항공사인 셈이다. 하지만 한성항공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2010년 8월 지금의 티웨이항공으로 상호를 변경했고, 2011년 9월에는 모기업인 토마토저축은행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후 2013년 1월 현재의 대주주인 예림당에 인수됐다.

    함철호 대표는 2011년 티웨이항공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취임 직후 곧바로 모기업의 법정관리와 대주주 변경 등 굵직한 일들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새로운 대주주인 예림당의 신임을 받아 대표이사직을 연임했고, 올해 4월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연임 1년 만의 일이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저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도 실력이란 말도 있지만 운이 정말로 좋았습니다. 대표이사에 취임했던 2011년 티웨이는 모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흑자전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항공업 역시 사업초기에 투자가 집중되는 구조지만, 일단 선투자가 된 상황이라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우리가 하고 있던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신규노선 확장보다는 기존 노선의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최고의 안전운항 환경, 합리적인 가격, 정성스러운 서비스 등 고객 서비스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존 노선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고정비용을 줄여나가자 적자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1년 만에 흑자전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흑자전환이란 1차 목표를 달성한 함 대표는 이어 선택적 노선 확장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존 노선 외에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신규노선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티웨이는 대구~제주, 광주~제주, 무안~제주, 인천~오이타 등 기존 경쟁사들이 나서지 않았던 지역에서의 항공편을 새롭게 개발했고, 이를 통해 높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이 목표였지만, 올해는 높은 실적과 도약을 준비 중입니다. 특히 내년 2월부터는 중국과 일본 등의 신규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어 더 높은 실적이 기대됩니다. 흑자를 내기 위한 내실경영이 올해까지의 모습이었다면 내년부터는 티웨이항공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뿐 아니다. 함 대표는 올해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했다. 현재 운영 중인 8대의 항공기 외에도 연말에 1대가 추가로 들어오면 총 9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게 된다.

    “저비용항공사가 선택할 수 있는 항공기는 사실 두 기종뿐입니다. 보잉의 737과 에어버스의 A-320이죠. 이외에도 프로펠러를 포함해 다양한 기종이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같은 보잉 737기종이라 해도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중 저희는 737-800이란 기종으로 통일해 도입하고 있습니다.”

    항공기 기종을 통일한 이유에 대해 그는 ‘효율성’을 강조했다. 같은 기종의 항공기를 도입하면 운용방법 뿐 아니라 사고 및 수리 시의 편의성. 운영의 통일성, 정비부품의 유용성, 특히 정비 및 승무원들의 교육 등 각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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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만의 전략? 시의적절이 경영의 기본! 그러나 국내에는 여전히 5개의 저비용항공사들이 존재한다. 이들 역시 최근 1~2년 새 동남아와 중국, 일본 등으로 노선을 확장하고 있다. 만만찮은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함 대표는 “특별한 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남들이 주목할 만한 거창한 경영방침보다는 ‘시의적절한 판단과 결정’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

    “중국에서 지난 10월 셋째 주에 저비용항공사 컨퍼런스가 있었습니다. 그곳의 운영진이 저에게 ‘한국에서 티웨이항공이 성공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요청을 했었죠. 제 답변은 앞서 밝힌 것처럼 ‘우리만의 전략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저희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 모두들 그 전략을 사용하겠죠.(웃음)”

    그는 정형화된 경영방침보다 유연한 판단과 결정이 성장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저비용항공사를 운영하는 만큼 변화하는 트렌드를 빨리 받아들이고, 이를 티웨이만의 방식으로 활용해 경영에 활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항공사에서 일하다보면 항공 산업 분야의 다양한 경영 툴을 접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보다는 이미 경험한 적이 있는 다양한 경영 툴을 제대로 된 시점에 정확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자였던 시기에 선택과 집중이란 경영방침을 세운 것도 당시 상황이 그랬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흑자로 전환했고,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노선확장이나 항공기 도입에 나서는 것입니다. 시기가 되면 투자도 해야 하고, 또 기다려야 할 땐 기다려야죠.”

    그래서 그는 직원들에게 평소 “책을 자주 보지 말라”고 말한다고 한다. 항공경영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생각이 정형화되기 때문이란다. 대신 “책을 뜯어서 읽어라”고 부탁한다. 책을 읽고 책 안의 잘못된 부분을 제대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는 “어제의 성공사례가 오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뿐 아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대형 항공사 시절에 일하던 스타일은 모두 버려라”라고 강조한다. “저를 포함해 직원들 중 상당수가 대한항공에서 일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죠. 하지만 지금 제가 일하는 곳은 티웨이항공이고,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규모부터 규정까지 완전히 다른 회사입니다. 그곳에서 일했던 방식으로 이곳에서 일한다면 안 되는 첫 번째 이유죠.”



    이제는 대형 항공사와 경쟁해야 그는 이제부터가 ‘진짜 경쟁’이라고 말했다. 2~3년 사이에 많은 일을 겪었던 만큼, 회사가 제대로 된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는 설명이다.

    “많은 직원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흑자전환을 이뤘고, 이제는 성장을 위해 한걸음 나가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선택과 집중은 중요합니다. 노선 확장은 계속 해야 하지만,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 운항할 것입니다. 틈새전략이죠. 과거에는 비인기 노선이었지만, 앞으로는 큰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바로 저희가 취항할 곳입니다.”

    특히 그는 앞으로 대형 항공사와의 경쟁은 필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결국에는 대형 항공사와의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설명이다.

    “고객들은 낮은 가격의 저비용항공사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성장하고 있지만, 대형 항공사들 역시 고정비용 축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고객들을 잡기 위해 결국은 운임단가를 내릴 것입니다.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경계가 무너지는 거죠. 실제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가 직접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더욱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고, 서비스에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쌓여가는 적자와 치열한 경쟁 등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티웨이항공을 흑자궤도에 올린 함철호 대표. 저비용항공사 1위를 넘어 글로벌 LCC로의 도약을 꿈꾸는 그의 행보가 어디로 이어질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서종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1호(2014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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