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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주년 맞은 닐스 아르네 슈로더 콘래드 서울 총지배인 | “비전이 현실이 된 것, 가치를 공유한 팀원 덕분”
입력 : 2014.10.31 17: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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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개관 90여 일 전, 슈로더 총지배인에게 여의도는 여유롭게 걷고 즐기는 공간이지 숙박하는 공간은 아니었다고 슬쩍 꼬았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그간의 여의도는 당연히 변해야 한다며 아무렇지 않게 비전을 소개하는 품이 성공은 이미 내 편이라는 듯 자신만만했다.
그의 말이 확실한 예언이었는지, 콘래드 서울은 개관 100일 만에 뚜렷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현대차와 신한ICT, J.P모건 코리아 등 굵직한 기업들의 행사를 연이어 성사시켰는가 하면 할리우드 개봉영화의 간담회 장소로 활용되며 엔터테인먼트 행사 장소로도 떠올랐다.
개관 당시와 현재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입니까. 스마트 럭셔리(Smart Luxury) 콘셉트를 처음 선보였는데, ‘Luxury of Being Yourself’란 개념입니다.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서비스예요. 500여 명의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 것이 성과이고 고객들이 이러한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것이 변화겠지요. 아, 예정일에 맞춰 개관한 게 가장 큰 성과네요.(웃음)
콘래드 브랜드의 첫 한국 진출인데. 그만큼 부담이 컸을 것 같은데요.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간 수많은 국제행사와 콘퍼런스, 비즈니스 미팅, 사교행사 등이 열렸고, 할리우드 스타를 비롯해 많은 유명인이 호텔을 다녀갔어요. 이젠 럭셔리 호텔하면 콘래드를 떠올릴 만큼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개관 당시에는 비즈니스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재는 어떻습니까. 주중에는 역시 비즈니스 고객과 콘퍼런스, 미팅에 참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말에는 한국의 레저 고객들이 대부분입니다. 전 이분들을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 고객이라 부르는데, 긴 휴가나 공휴일을 호텔에서 지내며 서비스를 즐깁니다.
현재 비즈니스 고객과의 비중이 6대 4 정도인데, 레저 고객의 비중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예요. 스테이케이션을 즐기는 분들은 앞으로도 콘래드 서울의 주 타깃층입니다.
여의도의 풍경이 많아 달라진 것 같습니다. 레저 고객들의 동선을 보면 호텔 스파 후 IFC몰에서 영화를 보고 야외 불꽃축제 같은 수많은 이벤트를 즐깁니다. 다음 주엔 ‘핑크리본마라톤’ 대회가 여의도에서 열리고 그 다음 주엔 ‘나이키위런서울’ 대회가 이어집니다. 5000여 명 이상이 행사에 참여하는데 이보다 활기차고 매력적인 장소가 또 있을까요.
개관 당시 공항에서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건가요. 외국분들은 특히 공항에서 가까운 도심 호텔이란 점을 선호합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 김포공항에선 20분 내에 도착할 수 있거든요. 일례로 원데이 미팅을 위해 전 세계에서 서울을 찾는 분들이 굳이 강남이나 도심 지역까지 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교통체증에 방해 받지 않고 정시에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콘래드 서울의 강점이죠. 그건 국제행사를 기획하는 주최자들에게도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럼에도 분명 보완해야 할 점이 있을 텐데요. 앞으로도 국내외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IFC 서울 오피스 타워에도 IBM을 비롯해 더 많은 기업이 입주할 예정인데, 콘래드 서울의 비즈니스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콘래드 서울의 독자적인 사회공헌활동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책임이죠. 저희는 지역 커뮤니티와의 공유 가치인 ‘목적 있는 여행’의 기회제공, 지역사회 강화, 문화 존중, 지속가능한 삶처럼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눠서 실천하고 있어요. 영등포구 자원봉사센터와 협업해 직원들이 아동복지기관을 찾아 호텔 만찬 기회를 제공하고 있고, DHL코리아와 협업해 호텔 내에 버려지는 비누를 홍콩의 비누 재활용 비영리 기관에 보내 위생이 취약한 제3국에 전달하기도 합니다. 지구촌 소등 캠페인인 어스 아워(Earth Hour)는 매달(첫째 주 화요일) 실시하고 있어요. 이젠 직원들이 직접 챙길 만큼 우리만의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팀워크가 남다른 것 같은데, 비결이 있다면.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가 뭔지 알려야죠. 그리고 제가 먼저 참여하고 실천합니다. 리더가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그저 단순한 지시사항에 그칠 뿐입니다.
사실 콘래드 서울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만약 그렇다고 해도 호텔의 소유주가 바뀌는 것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콘래드 서울이 고객과 약속한 경험, 서비스는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최근 국내에 비즈니스호텔과 특급호텔의 개장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호텔의 경쟁력에 대해 조언하신다면. 호텔이 많이 들어서는 건 긍정적인 현상이에요. 더 많은 외국의 비즈니스, 콘퍼런스, 레저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새로운 호텔들이 자신의 정체성(Positioning)을 확실히 정해야 합니다. 콘셉트가 확실해야 타깃층과 마케팅을 원활히 할 수 있거든요. 저희요? 아시잖아요. 콘래드 서울은 ‘스마트 럭셔리’입니다.(웃음)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0호(2014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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