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도씨 이상수 대표 | K-POP, 다음은 K-Edu가 대세입니다.

    입력 : 2014.01.09 14: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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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문제를 갤럭시탭으로 풀어낸다?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S사의 드라마 <상속자들>. ‘떼 주연(주인공)’이라는 신조어를 남기며 얼마 전 종영한 이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 외에도 다양한 PPL 상품이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것이 바로 교육용 동영상기기 ‘37도씨탭’이다.

    ㈜37도씨(대표 이상수)가 개발한 ‘37도씨탭’은 고교 수학과정 전부가 동영상 강의로 저장돼 SD플래시메모리카드를 통해 볼 수 있다. 특히 궁금한 문제나 공부 중 생기는 의문점들을 카톡기능으로 실시간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실시간 질문’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이미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교육용 IT기기로 명성을 쌓고 있다.

    37도씨탭을 만든 이는 이상수학원으로 유명세를 탔던 이상수 대표다. 이 대표는 에듀월의 수학인기강사인 이태호 선생과 이화여대 출신 개그우먼 곽현화를 전면에 내세워 단숨에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한해에만 3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될 정도다.

    최근에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드라마 <상속자들>이 해외로 수출되면서 일본을 비롯한 중국, 바다 건너 미국까지 제작의뢰가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IT제조업체들도 이런 점 때문에 이 대표 잡기에 나설 정도다. 충남 안면도의 시골뜨기에서 연세대 교육학과 출신의 인기강사를 거쳐, 이제는 대한민국 사교육문화의 수출전도사로 변신한 ㈜37도씨의 이상수 대표를 만나봤다.

    교육의 빈부차가 콘텐츠 개발의 원동력 “37도씨탭에 들어간 동영상은 단순히 교육을 위해 제작한 동영상이 아닙니다. 제작에 앞서 3년간 실제 학원에서 150여 명 이상의 학생들을 앞에 앉혀 놓고 직접 가르쳤던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3년이란 시간을 줄이고 줄여 핵심만 뽑아 놓은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저희 동영상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상수 대표는 자신이 만든 37도씨탭의 인기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단순히 촬영을 위해 강의 내용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실제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내용을 담당하게 동영상으로 옮겼다는 설명이다. 실제 동영상을 보면 “졸지마”라든가, 설명 한 후에 밑줄을 그으며 “잘 모르겠지?”라는 대화들이 등장한다. 실제로 학원에서 진행했던 강의를 녹화했기에 등장하는 부분이란다.

    사실 이상수 대표는 사교육업계에서 꽤나 유명인사다. 대학생 시절에는 강남 일대에서 가장 유명한 과외선생님으로 활약했고, 이후 학원을 낸 뒤에도 이른바 대박이 났다. 강의를 듣기 위해 예약자들이 생길 정도였다.

    이처럼 잘 나가는 선생님이었던 그가 왜 사교육업계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용 IT기기 제작자로 나섰을까. 그는 “교육의 빈부격차가 너무 커 이걸 줄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저는 충남 안면도라는 섬에서 공부하다 서울에는 대학진학 때문에 왔습니다. 와서 보니 교육의 빈부격차가 너무 크게 느껴졌습니다. 시골에서는 제가 궁금한 내용을 과외선생님이나 다른 이에게 질문해도 시원한 답을 알아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서울에서는 이른바 SKY 출신의 선생님들이 단숨에 이해를 시켜줬어요. 같은 책을 갖고 같은 시간에 똑같이 공부를 하는데 서울 출신 학생들의 성적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방에 있는 학생들도 똑같이 공부하고 질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37도씨탭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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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시간 질문시스템이 인기의 원동력 이런 고민 끝에 나온 것은 지금의 37도씨탭이다. 37도씨탭은 고교 공통수학 전 과정을 포함해 문과/이과 과정의 수학을 따로 담고 있다. 특히 실시간 질문시스템으로 부르는 ‘카톡 기능’이 수험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동영상 강의는 2000년대부터 시작됐습니다. EBS 강의가 첫 주자였죠. 하지만 쌍방향 소통이 불가능해 사실상 보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후 등장한 인터넷 강의는 그나마 질문을 할 수 있었지만, 답변을 받는데 오랜 시간을 걸렸습니다. 학생 입장에서는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을 정도로 긴 시간이었죠. 그래서 저희는 카톡기능을 활용한 실시간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대표가 강조한 실시간 질문시스템은 학생이 궁금해 하는 문제를 질문앱을 통해 물어오면 선생님들이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주는 것을 뜻한다. 특히 질문 시에 궁금한 문제를 탭을 활용해 사진을 찍거나, 밑줄을 긋고, 음성녹음까지 할 수 있어 수험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답변을 하는 선생님들 역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같은 방법으로 답변을 해준다. 수험생들 측면에서는 서울 유명 수학강사들이 자신의 과외선생이 되는 셈이다.

    “지방에 있든, 해외에 있든, 장소에 관계없이 자신이 궁금한 부분을 정확하게 질문할 수 있고, 답변도 곧바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바마도 극찬한 한국식 사교육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37도씨탭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상수 대표는 이미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중국수학 교과과정을 담은 37도씨탭 중국판을 올해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드라마 PPL은 제품을 알려보자는 취지로 결정했는데, 이 드라마가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저희에게도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도 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중국수학 과정을 담은 ‘37도씨탭 중국판’을 올 상반기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중국판이 나오면 곧이어 일본과 미국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교육용 기기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 대표는 “만국 공통어인 수학만을 콘텐츠로 만드는 만큼, 중국어 버전의 동영상도 큰 문제없이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콘텐츠의 수출이 가시화되면서 전자업체들의 러브콜 역시 잦아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 8.0를 콘텐츠용 IT기기로 사용하고 있지만, 다른 기기로도 변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사무실에는 LG전자 G패드를 비롯해 중국 화웨이 등 글로벌 전자회사들의 제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다.

    자신들의 제품에 동영상을 담아달라는 제의다.

    자신이 공부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노하우를 담아 동영상으로 만든 이상수 대표.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만든 37도씨탭을 통해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고 한다.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도 한국식 교육에 대해 극찬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교육은 질적으로나, 시스템으로도 잘 구축돼 있습니다. 바로 이런 시스템을 굳이 한국의 작은 강남에 국한시키지 않고, 알려보고 싶습니다. K-POP을 통해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알려졌다면, 이제는 37도씨탭을 통해 K-EDU와 대한민국 사교육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서종열 기자 사진 이충우 매일경제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0호(2014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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