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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하이엔드 워치를 소유할 권리가 있다…피터 스타스 프레드릭 콘스탄트 CEO
입력 : 2013.12.20 11: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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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사업에 뛰어들기 전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시스템업무를 담당하던 그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아시아 시계들이 디자인은 뒤처졌다는 생각에 새로운 기술을 가져와 보완하기 시작했다.
몇 년간 연구과정을 거친 후 처음 1992년 200피스 정도 일본 업체에 공급을 시작했다. 이후 프레드릭 콘스탄트는 매해 3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작년에는 전 세계 약 12만개의 시계를 생산했는데 이러한 성공에는 자사 무브먼트 개발이 크게 작용했다고 봐요. 첨단 시설을 갖추고 고품질의 무브먼트를 개발해 비용을 낮추고 이제까지 없던 디자인을 선보이려 주력했는데 그 중심에는 ‘하트비트(Heart Beat)’가 있습니다.”
‘하트비트’는 시계 속 탈진기(기어의 회전 속도를 선택하는 장치)와 평형바퀴가 한눈에 보이도록 디자인해 마치 심장이 뛰는 것과 닮아 붙여진 명칭이다. 시계 마니아들과 수집가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고 이후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지속적으로 시계의 품질을 높이는 한편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 피터는 이후 컴플리케이션 워치 중 가장 복잡한 구조인 뚜르비옹(Tourbillon)의 제작에도 나선다. 프랑스어로 ‘회오리 바람’을 의미하는 뚜르비옹은 지구 중력이 시계의 정확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제품으로 오토매틱 시계기술에 있어서의 최고의 경지를 의미한다. 액세서블 럭셔리를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에 굳이 이러한 첨단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입니다(Of Course)”라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그는 새로운 무브먼트를 개발하고 문자판을 만들어내는 것이 “독립적인 회사로 남아있기 위해서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는 여타 하이엔드워치 브랜드가 그러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따끔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뚜르비옹 무브먼트의 핵심은 이스케이프먼트에서 에너지 손실 없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에요. 우리의 뚜르비옹은 진폭이 약 310도로 유지되는 반면에 타사의 뚜르비옹은 210~270도로 일정치 않습니다. 소재에 있어서도 실리시움(규소의 부산물)을 사용하게 되면 진폭이 높아지고 움직임이 부드러워 지는데 현재 실리시움 이스케이프먼트를 사용하는 브랜드는 프레드릭 콘스탄트를 비롯해 파텍필립, 브레게, 오메가 등 6개뿐입니다. 여타 브랜드들은 거북이처럼 느려 따라오질 못하고 있죠.”
한편 피터 스타스는 2014년 실리시움 소재로 만든 3가지 부품(이스케이프먼트 휠, 앵커, 플라토)을 장착한 ‘뉴 하트비트 매뉴팩처(New Heartbeat Manufacture)’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히며 이는 하이엔드 워치 시장에 다시금 “혁신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를 선도하는 신 모델을 자주 선보이는 피터 스타스이지만 그의 머리 속에 3년 이후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변화가 빠른 시장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그는 유연하게 계획의 방향을 설정하고 수정한다고 밝혔다.
“저는 항상 두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다음 주 계획은 무엇일까? 다음 달 무슨 일을 해야 하나?(웃음) 예측과 계획은 3년을 절대 넘기지 않아요. 장기 계획은 여러 가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힘들거든요.”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매년 확연한 성장세를 거두고 있는 프레드릭 콘스탄트이기에 보다 대형 워치브랜드가 군침을 흘리진 않았을까?
“아직까지 스와치를 비롯해 다른 브랜드에서 프레드릭 콘스탄트를 팔 의향이 있는지 물어온 곳은 없었어요. 아내와 이러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설사 물어왔더라도 대답은 NO!였을 것이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유브랜드로 남아 사람들을 기쁘게 할 아름다운 시계를 만들기 위해서만 주력할 것입니다.”
2년 걸려 펴낸 책 <Live Your Passion> 시계 모든것 담아
용어설명 이스케이프먼트 : 시계의 톱니바퀴에 맞물려 톱니바퀴의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닻 모양의 장치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8호(2013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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