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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남자들의 워너비 홍순상
입력 : 2013.09.03 09: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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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자들이 한번쯤 연인으로 꿈꿔볼 만할 정도다. 그런데 이토록 완벽한 외모의 남자가 골프까지 잘 친다. 이쯤 되면 신은 불공평하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다섯 번째 우승을 축하한다. 감사하다. 우승 후의 인터뷰라 다행스럽다.
오늘 직접 보니 신이 불공평하단 생각이 든다. 당신은 골프도 잘하는데 얼굴도 잘생겼다. (웃음)대놓고 이야기하니 민망하고 부끄럽다.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으면 좋겠다.
잘생긴 외모 때문에 주변에 여자가 끊이질 않을 것 같다. 연애를 쉬어본 적도 없을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오해다. 그러니 지금 여자 친구가 없는 게 아니겠나.
보통 어떤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나? 보통 남자들과 비슷하다. 별다를 게 있겠나.
여성독자들은 당신의 솔직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듣고 싶을 것이다. (웃음) 예뻐서 도도한 것보단 밝고 잘 웃는 여자에게 더 끌린다. 피부는 하얗고 날씬하고 키 큰 여자. 헤어스타일은 커트 머리도 괜찮은 것 같다. 동양적으로 생긴 스타일도 좋다.
굉장히 디테일하다. 최근에 관심 가는 여자를 발견한 것 같아 보인다. 눈치 챘나? 들켰다. 커플이었다. 키가 크고 커트 머리에 날씬한 분이었다.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동양적으로 생긴 스타일이었다. 비슷한 인물을 찾자면 슈퍼모델 이선진 씨와 닮은 것 같다.
남자 친구와 함께 있는 여자였다니! 혹시 바람둥이 아닌가? 스스로를 바람둥이라고 밝히는 남자가 있나. 하지만 나는 정말 바람둥이가 아니다.
믿을 수가 없다. 이토록 완벽한 남자가 여태까지 바람을 한 번도 안 피웠다고? 집요하다. 그렇다면 지나간 이야기니 현재도 그럴 것이라는 억측은 하지 않기로 약속한다면 말하겠다.
군대에 가기 전이었다. 군대 가기 전 남자의 심리 중 하나가 ‘마음껏 놀다 가자’이다. 사실 그 당시 여자 친구가 있었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였다. 하지만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여자 친구를 두고 몰래 몇 명의 여자를 더 만났다. 죄책감이 들지 않았던 건 아니다. 어찌 됐건 바람을 피우다 보니 사랑하는 감정이 망가지게 됐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표현을 잘 해야 될 것 같은데, 상대는 나를 의심하고 나는 변명하고 거짓말을 늘어놓게 되면서 순수하고 진실된 마음이 더럽혀(?)졌다. 결국 헤어지게 됐다.
4차원이라는 소문이 있다. 이런 이야기가 왜 나온 거라 생각하나. 그 소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4차원이라는 말이 남용되고 있다고 본다.(웃음) 나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한 사람이 나는 더 특이하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차이일 뿐이다! 다만 나는 남을 웃기는 것을 즐기고 또 좋아한다. 그런데 내 개그 코드가 남다르다는 건 인정한다. 이 때문에 4차원이라는 소문이 났을지도 모른다. 내 개그 철학을 말하자면 웃기려는 사람은 웃으면 안 되고,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뿐이다. 이제 골프에 관련된 질문을 받고 싶다. 나의 모든 것이 다 들통 나는 것 같다.
상반기 당신의 플레이를 보면서 올해 우승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솔라시도 파인비치 우승 전 대회까지 보기 없는 플레이를 한 것이 4번이나 됐기 때문이다. 안정되고 여유로운 경기력은 물론 자신감으로 가득 차 보였다. 내가 생각한 대로 내가 본 대로 볼이 날아갔다. 그러다 보니 그린을 공략하기 쉬워졌고 큰 미스 없이 파온율도 올라간 것 같다. 못해도 기본 파를 기록하며 스코어를 지키니까 퍼팅의 문제만 남았다.
결국 하반기 첫 대회에서 우승했다. 마지막 홀에서 당신의 퍼트를 떠난 볼이 컵 속으로 빨려들 듯 사라진 후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을 봤다. 마지막 퍼트를 넣기 직전에 우승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날 샷은 괜찮았는데 짧은 퍼트를 많이 놓쳐서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편하게 스트로크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더니 그때부터 퍼팅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전반에 안 되면 후반에 잘 되고 했기 때문에 그런 것에도 기대를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갤러리들이 응원해줘서 힘이 났다.
하반기 목표에 변화가 생겼을 것 같다. 승수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즐기는 모습을 보이자고 나 자신과 약속했었다. 물론 즐기다 보면 우승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다. 일단 올해 목표를 달성하긴 했지만 남은 시즌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즐기는 플레이를 펼칠 것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일본 Q스쿨에 도전할 계획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사실인가? 최고의 목표는 미국 투어를 뛰는 것이다. 미국 무대에 가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일본을 거쳐 가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골프 레전드로 통하는 닉 프라이스가 한 말 중 기억나는 게 있다. 전성기는 한참 지났지만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말이었다. ‘나는 다시 우승할 것이다’였다. 나 역시 롱런할 수 있는 선수로 남고 싶다.
[전민선 매일경제 골프포위민 기자 포토그래퍼 이완기]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6호(2013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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