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부자·한국부자 재테크 파일…홍콩 부자들 한국 국채 좋아해요

    입력 : 2012.06.01 17: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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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부(富)의 물결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2012년 억만장자 보고서(The Wealth Report 2012)’에 따르면 자산규모 1억달러 이상의 억만장자는 지구촌 곳곳에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에서 억만장자의 등장이 눈에 띈다. 이 자료에서 동아시아의 억만장자는 1만8000명으로 나타나 북미대륙 1만7000명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서유럽은 1만4000명에 불과했다. 지난 5월 9~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매일경제신문·MBN·Mmoney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2 서울머니쇼’에서는 이처럼 성장 모멘텀을 갖춘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홍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존 우즈 씨티은행 아시아·태평양지역 PB본부장과 박경희 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사업부 상무가 함께 진행한 개막 특별세션에서는 800석 규모의 세미나실이 꽉 차 발을 디딜 틈이 없었다. 이른바 ‘홍콩부자의 재테크 파일’을 훔쳐보려는 관람객들로 만원을 이뤘다.

    홍콩 부자들은 예금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홍콩의 투자환경이 홍콩 금융상품의 다양성을 이끌었다는 점에 박경희 상무는 주목한다.

    박 상무는 “홍콩은 달러페그가 돼 있어 예금금리가 0.5%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에 정기예금보다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고, 이에 따라 투자은행들의 상품 구조가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소득에 대한 세금도 한국보다 낮기 때문에 투자관점에서는 투자환경과 투자자의 니즈가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투자상품을 통한 분산투자가 선행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상무는 “홍콩은 위안화 국제화 허브정책으로 향후에도 주요한 위치에 있을 전망”이라며 “홍콩은 위안화 국제화 허브정책의 일환으로 2007년부터 딤섬본드 발행을 허용하고 위안화 무역결제, 위안화 IPO를 허용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 기능을 수행하는 시장인 만큼 투자를 귀담아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채는 훌륭한 투자처 존 우즈 본부장의 일성(一聲)은 글로벌 투자시장의 향배에 대한 예견이었다.

    우즈 본부장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현실화될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자금 공급, 통화 정책 등에 관한 기조도 변화하고 있고 기상 여건이나 중동 사태로 인한 원자재 쇼크 가능성도 현존한다”고 설명했다. ‘채권의 글로벌 달인’답게 우즈 본부장은 우리나라 투자자들에게도 채권을 선호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불확실한 투자 환경이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채권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그는 한국 국채시장을 손꼽았다.

    우즈 본부장은 “한국 국채 시장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불안정한 시기에 원화 리스크를 피하도록 해주는 훌륭한 투자처”라며 “한국 시장 회복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으로의 자금 유입을 주시하면서 평균 수익률을 3% 초과하고 이자율이 5%을 넘나들고 있는 국채에 주목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콩 부자들이 주목하는 금융상품으로 아시아 채권, 딤섬본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꼽았다. 홍콩 제로금리를 반영해 발달한 단기자금운용 상품으로는 주식 연계 채권(Equity Linked Notes)과 맞춤형 구조화 상품(Tailored Structured Products)을 지목하기도 했다. 홍콩의 새로운 투자 트렌드에 대해 우즈 본부장은 A주식투자를 위한 인민폐외국인적격기관투자자(RMB) 시범 프로그램을 꼽았다. 그는 “RMB 시범 프로그램은 A주식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위한 것으로 중국 본토로 유입되거나 본토로부터 유출되는 달러화의 흐름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즈 본부장은 “홍콩 시장은 본토 시장으로의 투자를 유도하는 전문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딤섬본드, ETF, 뮤추얼 펀드, 구조화 상품 등은 한국 투자자들도 모두 이용할 수 있으므로 활용방안을 모색하라”고 권유했다. 이어 “중국 기업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에게는 연계 펀드가 최적의 방법”이라고도 덧붙였다.

    삼성전자 주가 190만원까지 전망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한 낙관론은 존 우즈 본부장의 근본적인 전제였다. 우즈 본부장은 “한국 주식 시장은 소매 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한 아시아의 베타 플레이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현재 주식시장에서 ‘전차주’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낙관론도 폈다. 우즈 본부장은 “씨티은행은 110만~130만원을 오르내리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의 목표치를 190만원으로 전망한다”며 “한국의 애널리스트들은 150만~170만원, 혹은 200만원 이상으로도 전망하지만 홍콩에서는 190만원 내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서는 박경희 삼성증권 상무도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박 상무는 “1991~2000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7조원에 그쳤으나 2001~2010년에는 10.7조원, 2011년 15조5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며 “분야별로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어 모바일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여 결론적으로 중장기적으로 코스피를 선도하는 삼성전자의 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지수 6000선 회복은 아직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비관론을, 중장기적으로는 낙관론을 폈다.

    존 우즈 본부장은 “5~7월 상하이지수가 빠질 것으로 본다”며 “이 때문에 주식 투자자들은 8~9월께 매수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주식은 매우 싸서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매수 요인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결조건으로는 중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지목했다. 우즈 본부장은 “중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 매수요인이 있다”며 “인하 가능성은 3~4분기는 돼야 할 것이고 이때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 유동성이 늘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지수 6000선 회복 시기’를 묻는 박경희 상무의 질문에 우즈 본부장은 6~9개월 내에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가 높은 이유는 시스템 유동성이 많이 풀렸기 때문”이라며 “은행권 부실 채권이 여전히 많이 쌓여 있는 데다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 자금 압박 문제 등으로 기업의 이익 성장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문제와 더불어 유럽 사태가 해결돼야 6000선 도약이 가능할 것인데 6~9개월 내에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존 우즈 씨티은행 본부장 씨티은행에서 프라이빗뱅크(PB) 본부장을 맡고 있는 존 우즈 본부장은 아시아 대표 전략가로 활약하고 있다. Lincoln Vale LLP사 파트너에서 아시아 주식·채권투자 담당을 역임했고, RAB Capital plc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아시아·미국의 현지통화 채권투자를 담당하기도 했다. HSBC 글로벌 헤드를 역임했다. The Assets지에서 선정한 아시아 채권 전략가 상위 3위로 랭크되기도 했다. 20년 넘게 아시아 투자 전략가로 활약한 씨티은행의 거물급 투자자다.

    부동산 치중된 포트폴리오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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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자산의 70%가 부동산에 집중된 한국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대해 우즈 본부장은 따끔하게 지적했다. 우즈 본부장은 “투자의 유일한 부수적인 이점은 분산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이 같은 포트폴리오는 너무 과도하게 치우친 것”이라며 아시아 채권에 눈을 돌릴 것을 제안했다. 우즈 본부장은 “아시아 채권 시장은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해가 없었다”며 “안전자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계속되겠지만 포트폴리오 분산의 중요성과 균형을 이룬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경희 상무는 “2011년 3월 말 통계청에 따르면 부동산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4%에 달할 정도”라며 “순자산 상위 20% 가구의 보유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에 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 상무는 최근 거액 자산가들이 관심을 갖는 부동산 분야로 “50억~100억원대의 중·소형 빌딩”이라고 귀띔했다. 특히 도심 내 주요 역세권이나 업무시설들이 밀집된 상업지역에 입지한 중소형 빌딩이 그 대상이라고도 덧붙였다.

    글로벌 슈퍼리치의 이목을 집중시켜라 박경희 삼성증권 상무는 ‘슈퍼리치’에 대해 정의했다.

    박 상무는 “슈퍼리치들은 돈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짚어내고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한,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들”이라며 “글로벌 부자들은 다양한 정보들을 활용하여 항상 시장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투자 대안들을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슈퍼리치들의 재테크 트렌드를 살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알 수 있듯, 지금은 한 나라의 경제 위기가 그 주변국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만큼 각 국의 경제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투자 트렌드 역시 국내의 상황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슈퍼리치들의 트렌드를 미리 짚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경희 삼성증권 상무 박경희 상무는 삼성증권에서 초고액자산가(UHNW)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부터 2006년까지 씨티은행, 신한은행, 보람은행의 PB로 활동했다. 2006년 삼성증권의 마스터 프리이빗 뱅커를 거쳐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삼성증권 FNHonors 테헤란지점장,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장을 역임했다.

    2010년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김유태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1호(2012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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