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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 | “맞춤형 AI로 B2B 솔루션 국내 최강자 목표”
입력 : 2025.11.04 1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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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TWC)은 AI 통합상담(AI Contact Center·AICC) 솔루션 기업이다. 전화, 채팅(웹챗, 카카오톡, 네이버톡톡 등), 이메일 등 다양한 채널에서 들어오는 고객 문의를 한 화면에서 답변할 수 있게 해주는 고객상담 솔루션 클라우드 게이트를 공급한다. 일명 콜센터라 불리는 국내 컨택센터의 시장 규모는 2025년 현재 약 22조 3000억원 수준. 2027년 2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인공지능 컨택센터인 AICC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올해 약 552조원, 2027년엔 약 620조원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TWC는 이 시장에 오픈소스 AI를 활용한 ‘롱테일 오브 AI’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올 5월 챗GPT 기반의 고객 응대 AI챗봇을 출시한 TWC는 기존 특정 기업 맞춤형 구축 방식의 한계를 넘어 범용적인 사용성을 갖춘 SaaS(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의 서비스를 구축했다. 별도의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로그인만 하면 즉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자체 AI 인프라 도입이 어려운 중소기업도 고도화된 AI 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성수동 사옥에서 만난 박민영 TWC 대표는 “매일 고객 상담을 통한 데이터가 AI에 축적된다”며 “데이터를 가진 TWC의 서비스가 진정한 AI 비즈니스”라고 자신했다.
박민영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 대표 ▶ He is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에 입사해 2014년 최연소 부사장에 올랐다. 포털에서 일하며 얻은 노하우를 활용해 2016년 TWC를 창업했다. 현재 TWC 대표이사, 지구촌나눔운동 이사, 엄홍길 휴먼재단 이사,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운영하며 ESG 경영 부문 베스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믿자, 안믿으면 방법이 없다Q 다음 주에 사옥을 이전한다고 들었습니다.
A 저희 투자사인 벤처스퀘어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제 2판교로 개발·마케팅·기획 인원이 이동합니다. 감사하게도 거의 무료로 사무실을 제공받게 됐어요. 또 상담원을 제공하는 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사업 때문에 공간이 많이 필요해서 부천에도 170평 규모 사무실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성수, 판교, 부천 세 곳을 오가게 될 것 같습니다.
Q 세 곳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A 2016년에 함께 창업한 분들이 여전히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부사장님은 제가 다음에 있을 때 사수였고,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분은 후배였습니다. 창업 멤버들이 각 사옥에 한두 명씩 있어서 제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Q 10년 가까이 함께할 수 있는 비결이라면.
A 제가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아요.(웃음) 제 강점은 조직을 아우르고 전진하게 하는 겁니다. 개인기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믿고 맡기는 거죠. 물론 아픔도 있었습니다. 창업 초기엔 실력 좋은 개발자들을 높은 연봉으로 모셔왔는데, 더 높은 연봉을 주는 대기업에 많이 뺏기기도 했어요. 그래도 믿어야죠. 안 믿으면 방법이 없잖아요.
Q 스타트업 생태계가 여전히 녹록지 않은데요.
A 지금은 돈줄이 아예 막혔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의 가장 큰 자금원이 정부 지원 사업인데, 지난해까지 교육이나 연구 비용이 확 줄었잖아요. 해가 바뀌고 인식은 달라졌지만 아직 실행은 안 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누적 고객사가 3000곳 이상이거든요. 고객사들의 성장과 위기가 저희 솔루션 사용량으로 바로 보입니다.
Q TWC도 투자와 관련해 우여곡절이 있었다던데.
A 산업은행 최종 IR이 지난해 12월 10일로 잡혀 있었는데, 12월 3일에 계엄이 선포됐어요. 해를 넘기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정말 조마조마했습니다. 다행히 12월 28일에 70억원의 투자금이 입금됐어요. 다행이었지만 계엄 이후 투자가 원활하지 못한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계엄을 천지지변과 동일하게 보기 때문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는데도 입금이 안 된 경우가 많더군요.
고객사의 데이터로 프라이빗 AI 서비
Q 주요 고객사 중 대기업군이 많은데.
A 우아한청년들, 마켓컬리, 카카오헬스케어, 언더아머, 마녀공장, YBM교육 등과 일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작은 기업이 많은 것보다 대기업 한 곳의 수익률이 더 크죠. 10년간 수천 곳과 일하며 매출이 쌓이게 되니 대기업들과 일할 기회가 생긴 겁니다. 그런데 이젠 스타트업과 경쟁하면 “왜 큰 기업이 작은 기업과 겨루냐”고 하더군요. 상장사와 경쟁하긴 아직 힘에 부치는 애매한 상황이라 내년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TWC의 핵심 기술이 궁금합니다.
A 롱테일 오브 AI 비즈니스로 요약할 수 있어요. 오픈소스 AI(라마3, 라마4)를 활용해 클라이언트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거죠. 우리 같은 기술을 가진 회사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실시간 데이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 고객들이 문의하고 답변하는 데이터가 어마어마하게 쌓이거든요. 고객사와 계약서를 작성할 때 통화와 텍스트 데이터는 모두 고객사의 소유075이지만 AI로 가공하면 공동 소유라는 걸 명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객사의 데이터를 다른 곳에 사용하는 일은 없죠.
Q 옴니채널 통합 솔루션이라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A 예를 들어 고객과 상담할 때 상담원이 카카오톡, 풀필먼트, 카페24, 스마트스토어, 챗봇 등 5~6개 창을 열어놓고 진행하는데, 저희는 이걸 하나의 창으로 통합했습니다. 여기에 AI를 얹어서 답변 추천, 실시간 통화 텍스트 변환, 후처리 자동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죠.
Q 어떤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겁니까.
A 세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데요. 첫째, 상담원을 직접 제공합니다. 둘째, 구독형식의 SaaS 솔루션이에요. 채팅만 쓰면 월 5만원, 콜만 쓰면 10만원, 둘 다 쓰면 15만원입니다. 셋째, 자브라 헤드셋 총판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고객사는 계정만 또는 헤드셋과 계정, 사람과 솔루션 등 원하는 조합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Q 재택 솔루션도 개발했다고 들었습니다.
A 공간의 한계를 없애려고 재택 솔루션을 만들었어요. 노트북을 주고 교육을 한 뒤 집으로 보내면 됩니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채용도 쉽고 비용도 적게 듭니다. 오퍼레이션 업무는 퍼포먼스 기반이니 재택 근무도 충분히 가능하죠. 문제는 고객사들이 보안 문제로 거부한다는 거예요. 실제로 보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데 막연한 강박관념이 있죠. 현재 10여 개 기업이 사용 중인데, 언젠가 이 시장도 터질 겁니다.
Q TWC가 AI를 활용하는 방식은.
A 저희는 AI를 쓸 수밖에 없어요. 첫째, 고객사의 데이터를 파인 튜닝(사전 학습된 AI모델을 특정 데이터 세트로 추가 학습시켜 특정 작업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챗GPT에 회사 데이터를 올릴 수는 없거든요. 둘째는 보안성이죠.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고객사만 쓸 수 있게 합니다. 셋째는 비용이에요. 다른 곳에선 데이터 불러올 때마다 돈을 내야 하는데, 저희는 고정 비용입니다. 라마3를 기반으로 고객사 데이터를 튜닝해서 계속 학습시키고 있죠. 또 저희 AI와 직원, 솔루션을 함께 쓰면 비용을 30% 절감해드립니다.
AI 산업은 첫째도 둘째도 GPUQ 국내 AI 산업에서 가장 선행돼야 할 부문을 꼽는다면.
A GPU죠. 동접자 20명짜리 AI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2억짜리 GPU를 꽂아야 합니다. 제대로 사업하려면 최소 20개는 있어야 해요. 저희 같은 회사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여타 스타트업들은 어떻겠어요. 정부가 AI에 3000억원을 쏟는다고 하는데, 모두 GPU 사는 데 써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가 인프라로 제공해줘야 해요. 서울대에서 AI를 쓰는데 전기가 없어서 못 쓴다고 합니다. 전기도 없고, GPU도 없고, 돈도 없는데 무슨 AI를 하겠어요. 우리 걸 만들어야 합니다.
Q 내년 상장 일정은.
A 올해 매출이 약 200억원, 내년에는 최소 240억원이 예상됩니다. 내년 1분기에 심사를 받아 3~4분기에 상장하려고 합니다. 현재 여러 가지 방식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일본 시장에 진출했는데, 해외 진출 계획은.
A 일본 시장은 4년간 약 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인데, 1년에 약 3억~4억원의 매출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직 멀었죠. 내년 상장 시점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준비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다국어 버전(33개 언어)과 AI 챗봇, AI 콜봇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Q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해지는데요.
A B2B 솔루션의 국내 최강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 국내 B2B 솔루션 중 기억나는 건 더존 정도밖에 없잖아요. 미국의 세일즈포스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세무회계 말고는 쓸 데가 많지 않은 솔루션 시장에서 우리가 허브 역할을 하는 거죠. 지금은 옴니채널에 간단한 CRM, 마케팅 툴을 붙이고 있습니다. 풀필먼트, 총무, 법무 등 필요한 솔루션들을 API로 연동해 허브처럼 쓸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82호 (2025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