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가 먼저 써봐야 산다” AI 시대의 생존 리더십
입력 : 2025.09.12 10:43:45
-
제조, 금융, 미디어를 가리지 않고 인공지능(AI)이 산업의 규칙을 다시 쓰고 있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꾼 속도가 빠르다고 느꼈잖아요. 그런데 지금 인공지능은 적어도 열 배는 더 빠른 것 같아요.” 샌프란시스코에서 AI 전문 벤처캐피털 스트랫마인즈(StratMinds)를 이끄는 리차드 장의 말이다. 그는 IBM에서 최고혁신책임자(CINO)로 일하던 시절, 2017년 트랜스포머 논문이 불러온 기술의 지각변동을 현장에서 목격했고, 이후 AI 시대를 선도할 기업에 투자하고 전략을 자문하는 스트랫마인즈를 창업했다. 그의 파트너 서머 킴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로블록스 등 빅테크에서 제품 전략과 UX 설계를 이끌었던 베테랑이다. 두 사람은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를 통해 “AI를 쓰지 않는 리더와 기업은 더 이상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전했다.
리더는 먼저 손에 쥐어야 한다이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첫 번째 조언은 ‘직접 써보는 것’이다. 서머 킴은 “의사결정권자가 ‘바쁘다, 너희가 써보고 알려줘’라는 태도를 보이면 안 된다”라고 말한다. AI는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니다. 사용자가 쓸수록 학습하고, 그 사용자에게 맞춰 점점 강력해진다. 그는 “AI를 단순한 비용 절감 도구로 치부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AI는 조직의 구조적 성장을 위한 ‘게임 체인저’로 쓰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스트랫마인즈 역시 내부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 논문, 소셜 대화 데이터를 수집·분류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자동화했으며, 회의용 스크립트 초안까지 생성한다.
“사람이 며칠, 몇 주 걸릴 일을 인공지능이 몇 분 만에 80% 이상 처리하게 해줍니다.”(리차드 장)
물론, 투자 결정은 사람이 내린다. AI가 사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속도를 높이는 ‘가속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가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AI 산업에는 더 이상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이 던진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다.
리차드 장은 “지금은 몇 달, 아니 몇 주 단위로 사람 수준을 따라잡는 AI 모델이 등장하는 시기”라고 설명한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와 베이징이 AI 분야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그 이외의 도시는 점점 따라잡기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덧붙인다.
서머 킴은 새로운 AI 모델이 나왔을 때 “무서워하지 말고 바로 써보라”고 조언한다. 카피와 벤치마킹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속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항상 ‘퍼스트 무버’가 될 준비를 하고, 새로운 도구와 모델을 직접 체험하고 학습해야 하는 것이다.
‘사후’가 아니라 처음부터 AI로 설계해야 한다리차드 장과 서머 킴은 한국에 대해서도 전략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제안했다. “오픈AI 같은 회사를 복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국의 언어와 문화, 법 체계를 반영한 모델과 시스템을 만들고, 그것을 산업에 맞게 응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리차드 장)
그는 만약 해외 모델을 그대로 들여와 쓰기만 하면 “100억을 벌어도 99억이 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기반 기술’과 ‘인프라’다. 데이터센터, 전력, 포토닉스 통신 같은 분야에는 국가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팀과 일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서머 킴은 “UX는 이제 전략이고, 팀은 하나의 프로덕트”라고 표현했다.
채팅 기반 인터페이스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는 다양한 문맥과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AI UX가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사람–기계뿐 아니라 기계–기계 간의 인터랙션도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기계가 쓰기 좋은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질 수 있어요.”(리차드 장)
이러한 변화는 일자리 논쟁과도 연결된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까? 리차드 장은 단호히 “그렇다”고 답한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는 점도 강조한다. 서머 킴은 지금이 “전환기적 페이즈”이며, AI가 창출하는 새로운 가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신의 ‘슈퍼파워’를 매일같이 갈고닦아야 한다고 말한다.
끝으로 두 사람은 AI를 ‘무서운 존재’냐 ‘친구’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대답했다. “당연히 친구죠.” 하지만 그 ‘친구’를 진짜 나의 편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매일 직접 써보고, 실험하고, 팀 전체가 함께 학습하며 AI를 조직의 동력으로 만들어내는 기업만이, 이 변화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다. 방송 전체 내용은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서 시청할 수 있다.
리차드 장, 서머 킴 리차드 장은 IBM 최고혁신책임자(CINO, Chief Innovation Officer) 출신으로, 2018년 AI 전문 벤처캐피털 스트랫마인즈(StratMinds)를 설립했다. 그는 응용 AI에 집중하며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서머 킴은 구글, 메타 등 빅테크에서 UX 전략을 이끈 뒤 현재 스트랫마인즈의 UX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두 사람은 기술과 사용자 경험의 결합을 통해 AI 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는?현실적이고 깊이 있는 이야기와 전체 인터뷰는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식전파사는 AI를 중심으로 사회, 역사, 심리,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인사이트를 나누는 유튜브 지식채널입니다. 법과 논리를 무기로 삼는 김경우 변호사가 진행을 맡아 복잡한 기술과 담론을 쉽고 깊이 있게 전하며, AI 시대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