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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 세차로 대표 “세차부터 경정비까지 모바일앱 하나로 해결”
입력 : 2025.05.16 10: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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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출원한 현장출동 세차 시스템 ‘삐CAR뻔쩍’
셀프 세차? 직접 하긴 힘들고 시간도 없는데….”
“손(물) 세차가 깔끔한데, 시간도 없고 귀찮기도 하고.”
“기계식 세차는 스크래치 때문에 싫은데….”
자동차 세차와 관련한 불만과 불편을 시스템화해 해결한 모바일앱이 있다. 올 3월에 출시된 ‘삐CAR뻔쩍’이 주목받는 이유다. 번쩍번쩍의 제주 방언인 비까번쩍이 떠오르는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원하는 시간, 원하는 공간에서 손가락 하나로 손(물) 세차와 간단한 정비까지 주문할 수 있다. 대리운전처럼 고객이 있는 곳으로 세차 요원이 출동해 차를 받아 가까운 셀프 세차장으로 이동한 후, 직접 세차를 마치고 다시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 주차하는 형식이다. 삐CAR뻔쩍을 구상하고 사업화한 김상용 세차로 대표는 “전문 교육을 받은 세차 요원이 방문해 세차하는 내내 그 과정을 촬영하고 고객과 공유한다”며 “관련 보험과 특허를 내고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3년이 걸렸고 고객들의 재사용률이 90%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용 세차로 대표 ▶ He is
법무법인 나인 등지에서 고문으로 활동하며 2023년 세차로를 창업하고 올 3월 모바일앱 ‘삐CAR뻔쩍’을 출시했다. 지난해 신용보증기금 스타트업 ‘리틀 펭귄’ 기업에 선정됐다. 현재 경북 레슬링 협회 부회장, 경북 소프트볼 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국내 최초 픽업 손(물) 세차 시스템Q 올 3월에 출시됐다고 들었습니다.
A 2023년에 ‘세차로’를 설립했어요. 앱을 만들기 시작한 건 3년 정도 됐습니다.
Q 삐CAR뻔쩍의 출발점이 궁금해지는데요.
A 변호사들과 함께 로펌에서 일 하다 보니 세차는 해야 하는데 바빠서 시간이 안되더군요. 온라인상에 스팀 출장 세차가 있어 예약했더니 기사분이 전화로 어디에 주차된 차량이냐고 묻는 거예요. 자기들도 차를 갖고 다녀야해서 유료주차장은 안되고, 병원이나 공공건물에선 세차할 수 없으니 노지 같은 곳에서 다시 전화를 달라더군요. 시간이 없어 출장 세차를 요청했는데 시간은 시간대로, 돈은 돈대로 더 들게 된 거죠.
Q 결국 직접 하신 셈이네요.
A 그렇죠. 저처럼 시간이 없는 분들이 편하게 세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스케치한 후 변호사들과 관련한 특허가 있는지 찾아봤어요. 없다길래 그럼 빨리 특허 내고 모바일앱부터 만들어 보자 해서 시작됐습니다.
Q 어떤 시스템을 구상한 겁니까.
A 휴대전화 하나로 못하는 게 없는 세상이잖아요. 대리운전 예약하듯 세차 기사님을 호출하면 그분이 키를 받아 제차를 직접 손(물) 세차해 오는 거죠. 변호사들에게 이렇게 간편한 서비스가 왜 아직 모바일에 없는 거냐고 물었더니 대단한 발견을 했다면서 직접 해보라고 하더군요.
신용보증기금 리틀 펭귄 스타트업에도 선정돼Q 사업의 가능성을 보신 거네요.
A 국내에 등록된 차량이 2500만 대이고 중형차 이상이 그 절반인데, 그 차주들이 1년에 단 한번 우리 앱을 이용하면 매출이 어느 정도 될까를 계산해봤더니 엄청났습니다.
Q 장밋빛 전망에도 어려움은 있다고 하던데.
A 분명한 난관이 있더군요. 고객이 호출하면 기사님이 차를 갖고 셀프 세차장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인데, 여기에 탁송보험이 있어야 해요. 또 셀프세차장에 도착하면 그때부터 차에 대한 터치가 시작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차에 흠집이나 파손이 생기면 이건 탁송이 아니라 실손보험이에요. 차를 셀프세차장으로 이동시킬 땐 탁송보험, 세차할 땐 실손보험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이 2개가 결합된 보험이 국내엔 없었어요. 여러 보험사와 논의 했는데 결국 DB손해보험과 맞춤 보험을 설계했습니다. 3년이나 걸렸죠.
Q 보험사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결정인데.
A 이미 일반화된 대리운전은 평균적인 이용률이 있으니 보험사들이 서로 하려고 하는데, 출발선에 선 삐CAR뻔쩍은 아무것도 없잖아요. 전국에 차가 몇 대인데, 그 중 몇 대가 이용하면 매출이 얼마가 나오고부터 삐CAR뻔쩍이 몰고 올 대리세차가 대중화되면 대리운전, 쇼핑으로도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Q 지난해엔 신용보증기금의 리틀 펭귄 스타트업(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높은 기술력을 가진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기업에 선정됐다고 들었습니다.
A 처음엔 세차 관련 사업이라고 했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더군요.(웃음) 저희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메일로 드리고 담당자들과 대면했는데, 서너 시간을 정자세로 들으시더라고요. 삐CAR뻔쩍을 통해 대한민국 중장년층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다, 삐CAR뻔쩍이 대중화되면 전국적으로 약 3만 여명의 세차 요원이 필요한데, 이분들이 전문 직업인으로 정착하고 당당히 세금도 낼 수 있는 시스템이다라고 말씀드렸어요. 선정되고 지원금을 받기까지 3주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Q 세차 요원을 통해 새로운 직업과 기회를 창출한다?
A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품질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뒤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자체 운영하는 세차 아카데미를 통해 세차요원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세차에 아무리 능숙한 분이라도 저희 아카데미에서 세차 교육을 받고 시험에 합격해야만 현장에 투입될 자격을 얻게 됩니다. 아카데미에서 소정의 교육료를 내고 빠르면 3주, 처음 접하는 분들은 두 달 간 교육을 받게 되죠.
세차 아카데미 운용, 직업인 양성Q 지원율이 꽤 높을 것 같은데요.
A 현재 전국에 100분의 세차요원이 있어요. 사실 수천여명이 지원하고 계신데, 론칭한지 이제 막 한달여 지난 시점이라 지금은 더 이상 받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세차요원 중 약 40%가 이미 손세차 사업을 하고 계신 분들이에요. 사업을 하다 보니 영업이나 광고가 힘들고, 세차장이 멀리 있으면 사람들이 오지 않으니 어려움을 겪으셨던 분들이죠. 또 실제로 정년퇴직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Q 세차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방책이라면.
A 현재 자체적으로 14가지의 세차용품을 출시했는데, 이 14가지 용품을 모두 사용해야 한 대의 세차가 마무리되는 방식이에요. 이 14가지 용품으로만 순서대로 진행해야 합니다. 지역별로 암행어사 역할을 하는 지역장이 있는데, 그분들이 불시에 세차장을 방문해 검사하고 세 번 경고 받으면 탈락하게 됩니다.
Q 현재 이용률은 어떻게 됩니까.
A (4월 둘째주 현재)론칭한 지 한 달이 됐는데, 가입자는 7000명을 넘어섰고 약 1000콜가량 접수됐어요. 100명의 세차요원들이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재사용률이 90% 이상이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Q 관련한 시스템을 특허 출원했다고 들었습니다.
A 로펌에서 일 하다 보니 도움이 되더군요. 세차가 진행되는 과정과 보험 관련 사항, 세차용품과 세차하는 과정 등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앞으로는 저희와 MOU를 맺은 셀프세차장의 CCTV를 통해 직접 세차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세차요원의 바디 캠으로 전 과정을 공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Q 론칭 첫해인 올해 목표라면.
A 우선 인지도를 높여서 품질을 인정받고 싶어요. 한번 사용해보시면 얼마나 간편한지 확실히 느끼실 겁니다. 매출은 그 뒤에 생각하겠습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