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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욱 펀더풀 대표 | ‘손대는 영화마다 대박’ K콘텐츠 전문가가 야심차게 내놓은 투자 플랫폼 ‘펀더풀’
입력 : 2021.08.31 15: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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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욱 펀더풀 대표
쇼이스트, IBK 기업은행, 와디즈 등에서 오랜 기간 대박작품을 발굴해 투자에 성공한 윤성욱 대표가 근 2년간 준비해 내놓은 야심작이라 할 수 있다. 윤 대표를 거쳐 간 작품들으로는 <명량> <베테랑> <군도> <올드보이> 등 쟁쟁한 작품들이 많다. “직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연출진과 출연진, 그리고 투자회사들과 대내외 시장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투자상품을 구조화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제가 특별히 작품을 보는 눈이 뛰어나다기보다는 흥행을 가르는 요인들을 경험적으로 많이 체득한 것 같습니다.”
윤 대표가 밝힌 비결은 보통의 예상을 빗나갔다. 시나리오, 감독의 연출력, 화려한 주연배우 라인업도 아니었다.
“물론 다른 요소들도 생각해야겠지만 저는 어떤 ‘돈’이 들어와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명망 있고 그동안 많은 투자에서 성공을 거둬 인사이트가 있는 자금이 들어왔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만 어느 정도 들어왔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이름난 배급사가 투자에 참여했다고 하더라도 투자금이 적을 경우 배급을 맡아 이미 비즈니스를 끝낸 경우도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러나 일반투자자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정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박과 쪽박이 난무하는 콘텐츠 시장의 특성상 정보의 비대칭성은 투자위험을 더욱 높이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투자는 위험성이 있지만 펀더풀은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전문투자기관이 1차 투자 완료한 검증된 대작 K콘텐츠를 선별해 일반투자자에게 선보입니다. 이에 더해 일반투자자가 쉽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투자 수익 연동 지표(시청률, 관객 수 등) 등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여러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반투자자에게는 투자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해 대작 콘텐츠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돕고, 제작사에게 독립적인 자금 조달 환경과 팬이자 투자자의 서포트를 제공하고 홍보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펀더풀의 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에 따라 유통 채널과 수익구조는 다르다. 영화는 관객 수, 드라마는 시청률, 공연은 점유율 등의 수익성의 보조지표로 활용한다. 이와 같은 지표는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인도 직관적으로 투자 프로젝트를 판단할 수 있는 쉬운 지표라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로 예를 들면 관객 수가 300만을 달성했을 때 예상수익률을 알 수 있는 방식이다.
“최근 프로젝트로는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 두 번째 이야기의 경우 닐슨코리아 최고 시청률에 연동한 투자 수익을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2021년 5월 초 모집 시작 후 5억원을 모집해 마지막 화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16.6%를 달성하며 최고 수익률은 8%를 달성했습니다. 연 수익으로 환산하면 20%를 훌쩍 넘는 성과라고 할 수 있죠.”
일반투자자는 자신의 투자금과 수익금을 돌려받고 수익금의 15.4%는 세금으로 낸다. 첫 단추를 잘 꿰었지만 늘 성공적인 투자만 있을 수는 없는 법. 펀더풀의 투자상품은 원금보장은 물론 쪽박의 위험성도 있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콘텐츠 시장이 경쟁작이나 변수가 많고 해외 시장에서도 소비되는 만큼 리스크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발굴해 선보이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증권형코인(STO)을 통한 K콘텐츠 상시 투자 시장을 만드는 것은 장기적인 비전입니다. 지금은 프로젝트성으로 진행되는 금융상품이 투자계약증권을 투자자들끼리 매매하면서 만기 동안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죠. 이러한 시장이 형성되면 제작사는 보다 긴 시간 동안 큰 자금을 유용하게 조달하고 투자자는 프로젝트성이 아닌 긴 기간 동안 해외 판권 수익 등 안정적인 장기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투자의 장이 열릴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He is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3년 쇼이스트(영화 <올드보이> <친구> 제작사)에 입사했다. 이후 한화, IBK기업은행, 와디즈(투자 이사) 등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콘텐츠 투자를 이끌어왔다(영화 <명량> <베테랑> <올드보이> <82년생 김지영>, 뮤지컬 <캣츠> 등). 총 18년 이상 금융권에서 콘텐츠 투자를 담당하며 느낀 자본과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19년 국내 최초 K콘텐츠 플랫폼 ‘펀더풀’을 창업했다.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2호 (2021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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