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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줌마 보험’으로 불리던 외화보험 인기 급제동, 외화예금·펀드로 관심 이동 왜?
입력 : 2021.05.28 15: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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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강남 아줌마 보험’으로 불리는 보험상품이 하나 있다. 가입 고객 중에 부유층들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주로 외국계 보험사에서 많이 판매하는 외화보험을 얘기한다. 외화보험 중에서도 특히 달러보험이 인기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부터 인출까지 계약과 관련한 모든 입·출금이 미국 달러(USD)로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즉 달러로 돈을 내고 달러로 돈을 받는 구조인 것이다.
인기를 끌던 외화보험에 최근 급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불완전판매를 우려하며 집중적인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외화보험은 환율이 변동되면 환차익을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환차손을 볼 수도 있는 구조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험법(금소법) 시행 이후 소비자보호에 대한 명분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과연 외화보험은 살아날 수 있을 것인지, 외화보험처럼 외국통화로 거래되는 외화예금이나 외화펀드 등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도록 하자.
달러보험의 경우 만기에 보험금을 일시금으로 찾거나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달러로 목돈을 받겠다는 가입자들은 대부분 자녀 유학비용에 이를 충당하려고 한다. 한 달러보험 가입자는 “자녀가 해외유학을 가게 되면 목돈이 필요한데 미리 환율 변화에 관계없이 확정된 달러 금액을 보험으로 가입한 뒤에 이를 만기에 찾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40~50대의 경우 은퇴 후 여행자금을 이것으로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달 1000달러의 연금이 나오도록 달러보험에 가입한 뒤 매달 나오는 달러를 모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에서 문제로 삼는 것은 이들이 아니고 달러로 보험에 가입한 뒤에 환차익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보험 판매 과정에서 환차익을 강조하면서 저금리 상황에서 추가적인 이익을 올릴 수 있다고 얘기하는 보험설계사들도 적지 않다. 외환의 움직임에 익숙한 사람들이나 외환정보를 인터넷 등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젊은 층의 경우 이런 얘기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지만,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실제로 1달러당 1200원인 환율일 때 10년 만기 달러보험에 10만달러를 가입하는 사람은 현재 원화로 1억2000만원이 필요하다. 10년 뒤에 환율이 1400원이 됐다면 이 사람은 달러로는 10만달러에 일정 수준의 이자를 받겠지만, 이를 원화로 환전하면 1억40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약속된 이자에 환차익까지 얻는 것이다.
반면 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졌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달러 금액은 동일하지만 원화 환전 시에는 1억원이 된다. 즉 2000만원가량의 환차손이 생긴 것이다. 달러로 돈을 예치해 이를 달러로 찾아 쓰려는 사람의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환차익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1998년 말 외화보험이 등장한 이후 저금리와 엔화약세를 배경으로 2016년 이후 시장규모가 급속히 확대됐다. 일본 5대 생명보험사의 2018년 외화보험 판매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3조6000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이후 해외 금리 하락으로 고금리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판매량이 다소 줄기는 했다.
일본 내 외화보험 급성장의 어두운 배경도 있다. 금융시장 환경변화로 고령자를 중심으로 판매과정에서의 설명 미흡 등을 이유로 해당 상품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생명보험협회 발표에 따르면 2019년도 외화보험 관련 민원은 2822건으로 최근 8년(2012~2019년) 동안 4.7배나 증가했다.
전체 민원의 67%는 원금손실위험 등 판매과정에서의 불충분한 설명을 이유로 꼽았다. 주요 내용은 환율변동에 따른 원금손실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외화기반 원금보장을 엔화기반으로 오해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민원 제기자의 대부분은 60세 이상의 금융지식과 투자경험이 부족한 고령자였다. 특히 70세 이상의 비율이 약 절반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푸르덴셜생명, 무배당 간편한 달러평생보장보험 출시
대만은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대만달러의 약세로 인해 외화보험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특히 외화보험 판매가 허용될 때까지 일부 보험소비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 대만에서 영업허가를 받지 않은 외국보험회사의 외화보험에 가입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외화보험상품은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80.4%, 22.2%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크게 인기를 끌었다. 외화보험 신계약 보험료가 전체 생명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40.1%, 2018년 44.8%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대만에서 외화보험 관련 소비자 민원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달러보험에 비해 외화보험의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9년 말까지 투자형 대만달러보험의 수익률은 2.25~2.6%를 기록한 반면, 투자형 외화보험의 수익률은 3.0~3.3%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익률이 낮았다면 대만도 어떠한 형태로든 불만 섞인 얘기가 나왔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달러유니버설종신보험(무배당)
달러보험은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에 자산을 배분함으로써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는 물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가적인 수익과 세제혜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 자녀 유학과 이민, 해외여행 등 다양한 목적에 맞는 외화 자금 마련에도 효과적이다.
메트라이프생명, 100프로 만족하는 달러종신보험 출시
‘스타플러스 달러평생보장보험’과 ‘스타플러스 간편한 달러평생보장보험’은 확정금리형 달러 표시 종신보험이다. 또 원화상품 대비 높은 적용이율, 연금전환 기능, 노후소득 선지급 기능 등의 특징이 있다. ‘스타플러스 간편한 달러평생보장보험’의 경우 종신보험 가입이 어려운 암·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자와 고연령자도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스타플러스 달러평생소득변액연금보험’과 ‘스타플러스 달러평생소득변액연금보험(월납)’은 변액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에 관계없이 확정된 노후소득 지급률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 시 연령에 따라 1.8~5.2%의 지급률을 적용하고 확정된 노후소득보증금액을 평생 준다. 거치 시 연복리 4.5%가 적용되고 글로벌 금융환경에 맞춘 미국 채권 투자와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적립금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에 출시한 스타플러스 달러보험 4종은 기존 달러 상품 대비 최저가입금액을 인하하여 젊은 고객층도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타플러스 달러평생보장보험’과 ‘스타플러스 간편한 달러평생보장보험’ 상품의 가입금액은 1만달러부터다. ‘스타플러스 달러평생소득변액연금보험’의 경우 일시납 보험료 1만달러부터다. ‘스타플러스 달러평생소득변액연금보험(월납)’의 가입 월 보험료는 100달러(10년 납)부터 가능하다.
메트라이프생명, IBK기업은행과 업계 최초 모바일 달러저축보험 판매 개시
월 보험료는 최소 100달러(5년납 이상)부터 가능해 목돈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다. 2·3년납부터 5년납, 10년납까지 납입기간 선택의 폭도 넓혔다. 만 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 가능한 월납 저축성 상품으로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 사망 시에는 사망 당시의 적립금과 함께 납입기간에 따른 사망보험금(2년 이상 5년납 시 기본보험료의 200%, 10년납 시 기본보험료의 350%)이 지급된다.
보험적립금은 메트라이프가 미국 장기 국채와 회사채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운용한다. 공시이율은 2021년 2월 기준 연복리 2.47%다. 최저보증이율은 가입 5년 이내 연 1.0%, 5년 초과 시 연 0.7%다. 납입 완료 후 종신보험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
여유자금이 있을 때는 한도 내에서 추가납입이 가능하고 급한 목적자금이 필요할 때는 중도인출 기능도 있다. 또 원화로 보험료 납입 시 환율에 따른 월 보험료 변동이 부담스런 고객을 위해 매월 고정된 원화로 보험금을 납입하는 ‘원화고정납입옵션’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신한생명도 지난해 보험료와 보험금을 달러 기준으로 적용하는 ‘신한달러유니버설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보험료 납입액과 지급액이 결정되는 보험이다. 특이한 점은 납입과 지급이 계약자에게 편리한 금융거래를 위해 원화환산금액을 적용해 원화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 상품의 보험료는 환율에 따라서 매월 원화 보험료가 책정된다. 환율이 높을 경우 보험료가 증가하지만 보험금과 해지환급금도 동시에 증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고객 수요에 따라 기본형과 체증형 중 선택이 가능하다. 체증형은 제2보험기간 개시시점부터 사망시점까지 보험금이 매년 5%씩 증가하며, 최대 20년간 정액으로 늘어 기본형에 비해 두 배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외화예금통장은 시중은행에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유럽 유로 등 특정 통화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고, 여러 종류의 통화를 한꺼번에 예치할 수 있는 다목적 통장에도 가입이 가능하다. 또 외화예금통장은 원화통장과 마찬가지로 예치기간에 따라 일정금액의 이자를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저금리인 상황이라 이자율은 미미한 편이다.
투자 상품으로 외화펀드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달러 주가연계증권(ELS)과 달러 주가연계펀드(ELF) 등도 꼽을 수 있다. ETF는 개별 종목 투자 위험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인기가 있다. ETF 자체가 특정 분야의 다양한 종목을 한꺼번에 모아 놓은 상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ETF에 투자한 경우 삼성전자 투자 비중이 10%라면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최대 10%로 제한된다. 반면 삼성전자 주식만 샀다면 피해액은 훨씬 커지는 구조다.
외화 구조화 상품인 달러 ELS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다. 하지만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분산투자의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승훈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9호 (2021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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