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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대형주 공매도 재개, 고평가·과다CB발행 기업 눈여겨봐야
입력 : 2021.04.27 16: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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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해 1년 1개월 동안 중지됐던 공매도가 5월 3일부터 일부 재개된다. 지난해 3월 급락장에서 하락 폭 확대를 우려해 공매도를 중단한 이후 다시 재개되는 것이다. 공매도 재개 대상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대형주 종목으로 지난 1년간 증시를 주도한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공매도 부분 재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시스템 복귀를 통해 외국인 매수세가 신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긍정론과 반대로 대차잔고 확대를 통해 주가를 급락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특정종목이 공매도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전 편입 종목의 평균 대차잔고가 높던 업종일수록 공매도 재개 이후 단기(2주) 수익률이 낮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민규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사례 중 2009년 6월 1일은 주식시장에 충격이 없었지만, 2011년 11월 10일은 -4.9%의 단기충격이 있었다”면서 “업종별로는 공매도 금지 전 대차잔고가 높던 업종일수록 공매도 재개 이후 단기 하락했지만 중장기로는 영향이 희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공매도 금지 이후 재개됐던 2011년 11월 10일은 코스피가 전날(1907.53)보다 -4.9% 하락한 1813.25에 장을 마치며 단기충격이 있었지만, 2009년 6월 1일은 코스피가 오히려 전날인 5월 29일(1395.89)보다 소폭 오른 1415.09에 장을 마쳤다. 2009년과 2011년 사례 모두 공매도 재개 한 달 뒤에는 오히려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해 무위험 차익거래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공매도 재개 시 신종자본증권 발행 잔액이 높은 종목은 공매도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공매도 유입 가능 종목으로 LG디스플레이, 화승엔터프라이즈, 키움증권, 롯데관광개발 등을 꼽았다. 이들 종목에 각각 5631억원, 1173억원, 633억원, 579억원의 공매도가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매년 2회(6월, 12월) 실시하는 KOSDAQ150 정기변경을 통해 대형주에 편입되는 신규종목의 공매도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관련 가능성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니슨, 젬백스의 경우 과거 공매도 거래비중이 높았고 공매도가 금지된 이후 잔고가 크게 줄어들어 다시 재개된다고 했을 때 매도세력의 유입 가능성은 있다”라며 “이번 정기변경 이벤트에서 유니슨과 젬백스에 대해서는 공매도 변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신규 편입 예상 종목들이 과거 공매도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거나 공매도 잔고가 크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종목은 KOSDAQ 150 지수에 포함되더라도 공매도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며 주가 하방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제했다.
대주제도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는 기관·외국인과는 달리 최장 60일의 차입기간을 보장받는다. 차입기간 내 대여자가 주식반환을 요구하면, 증권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풀 내 주식 등으로 반환해 만기를 보장하는 형태다. 만기 전에도 차입자의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금전차입(신용융자)과 마찬가지로 주식차입(신용대주)을 할 때도 증권사별로 자체 설정한 수수료를 납부하면 된다.
한편 투자경험에 따라 투자한도 역시 차등화했다. 1단계로 분류되는 신규투자자는 3000만원 한도 내에서 거래 가능하다. ‘거래횟수가 5회 이상이면서 누적차입규모가 5000만원 이상’인 2단계 투자자는 7000만원까지, ‘2단계 투자자가 거래기간 2년 이상 경과 또는 전문투자자’로 분류되는 3단계 투자자는 무제한으로 공매도를 할 수 있다.
공매도가 가능한 증권사는 신용융자를 취급하는 28개 증권사가 모두가 포함된다. 각 사별 전산개발 일정을 감안해 다음 달 3일 17개사가 서비스를 먼저 개시한다. NH투자·키움·신한금투·대신·SK·유안타·한국투자·하나·KB·삼성·교보·미래에셋·케이프·BNK·상상인·한양·부국 등이다. 이베스트·유진·하이·메리츠·KTB·IBK·DB·한화·현대차·신영·유화증권 등 11개사는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공매도 관련 규제는 개인투자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공매도 거래에 따른 순보유잔고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금융당국에 내역을 보고해야 하며 위반 시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유상증자 계획이 공시된 다음날부터 발행가격이 결정되는 날까지 해당 주식을 공매도한 경우 유상증자 참여가 제한된다. 위반 시 부당이득액의 1.5배 이하 과징금이 부과된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8호 (2021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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