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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부터 냥이까지 펫 금융상품의 모든 것… 반려동물 보험도 다이렉트로, 펫카드도 인기
입력 : 2021.03.09 10: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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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네 집에 한 집은 반려동물이 산다고 보면 될 정도다. 본격적인 ‘댕냥이(강아지·고양이)’ 전성시대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펫팸족(반려동물을 기르는 가족)’이라는 용어는 일상어가 됐고, 최근에는 ‘딩펫족(아이 없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부부)’과 ‘혼펫족(혼자 살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같은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반려’라는 말이 의미하듯 가족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 또한 급속히 팽창 중이다. 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2년 9000억원에 불과했던 반려동물 시장은 지난해 6조원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늘어난 것도 이유이지만, 코로나19로 재택생활이 길어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들도 여기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핵심 제품인 사료와 간식 분야에 풀무원과 동원F&B, 하림그룹, KGC인삼공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생활건강은 펫뷰티 제품에 이어 프리미엄 사료까지 선보였다. 사료를 넘어 가전과 의약품으로도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LG전자는 펫 전용 공기청정기 제품을 출시했고, 제약업계에서는 반려견 전용 치매 치료제 등의 개발도 시작했다.
펫보험은 현재 삼성 현대 DB KB 롯데 하나 한화 에이스 캐롯 등의 보험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롯데손보의 경우 개와 고양이 모두 가입할 수 있고,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개와 고양이 전용 상품을 각각 판매 중이다. 나머지 보험사들에서는 반려견만 가입 대상으로 하고 있다.
보험 내용은 회사별로 다르지만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를 예로 들어보면 반려동물 나이로 만 8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수술시 200만원, 입·통원 시 15만원의 보험금을 주는데 연 보상한도는 1000만원이다. 보상횟수에 제한이 없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쳤을 때의 배상책임은 1000만원까지 해준다. 보상비율을 50% 또는 70%로 설정할 수 있는데 이 비율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보상비율이 높을수록 많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보험료가 비싸다.
펫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반려견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나왔다. 3개월령 이상된 반려동물은 원칙적으로 모두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동물에 고유번호를 부여하고 내장형 칩 시술이나 목걸이 등 외장형 칩을 통해 소유자 이름, 주소, 연락처, 반려견 품종, 연령 등을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다.
1주년 맞은 메리츠 펫퍼민트, 반려동물 보험 분석자료 공개 보도사진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화재와 DB손보는 펫테크 기업 핏펫과 모바일을 활용한 반려견 비문인식 솔루션 도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비문은 반려견의 코 문양으로 사람으로 치면 지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 모든 사람의 지문이 다르듯이 모든 반려견의 코 문양도 다르다. 펫보험 최초 가입 시 비문을 등록하고 이후 보상단계에서 다시 비문을 등록·조회해 반려견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메리츠화재 ‘(무)펫퍼민트 Cat보험’
삼성화재 다이렉트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반려견보험은 반려견의 입·통원의료비와 수술비,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보장해준다. 순수보장성 일반보험 상품으로 보험기간은 1년, 3년이다. 월 보험료는 만 3세 말티즈가 1년 만기 상품에 가입 시 3만3840원이다. 4세는 4만1460원, 5세는 4만8140원이다. 신규 가입 시 만 8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갱신을 통해 만 20세까지 보장해준다.
메리츠화재가 다이렉트로도 판매하는 펫보험인 ‘펫퍼민트’는 3년 갱신형 보험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한 번 가입하면 재심사 없이 자동갱신을 통해 만 20세까지 사실상 평생 보장해주는 것도 특징이다. 과거에는 높은 손해율로 보장하지 않던 슬개골 탈구, 구강·피부 질환까지 기본 보장에 넣었다. 여기에 ‘동물병원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도 있다. 고객이 메리츠화재와 협약을 맺은 전국 약 60%의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보험 가입 시 받은 펫퍼민트 카드만 제시하면 별다른 절차 없이 보험금이 자동으로 청구되는 서비스다.
롯데손보도 온라인에서 보험료 계산부터 가입까지 가능한 ‘let:safe 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강아지뿐 아니라 고양이까지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차별화된 점이다. 신규 고객의 경우 만 8세 미만까지 가입할 수 있고 수술 1회당 최고 150만원, 입·통원 시 최고 1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수술입원형의 경우 1세 소형견의 연납 보험료는 11만1380원, 통원 등까지 보장해주는 종합형의 경우 36만7120원이다.
하나은행 ‘펫사랑 적금’
펫보험 가입지역을 살펴보면 서울과 수도권의 비중이 약 50%로 가장 높았다. 계약자 연령대는 반려견의 경우 40대-30대-20대, 반려묘의 경우 30대-20대-40대 순으로 나타났다.
반려견의 보험금 지급 건수는 위염·장염(1779건), 외이도염(1677건), 피부염(14 37건), 이물섭식(1158건) 순이었다. 특히 슬개골 탈구 관련 보험금 지급 건수가 817건에 달했다. 이는 가입 1년 후부터 슬개골과 고관절 질환에 대한 보장이 개시되기 때문에 판매시기를 고려하면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금 지급액 또한 슬개골 탈구 관련이 약 5억5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서 이물섭식 2억3000만원, 위염·장염 2억원, 앞다리 골절 1억30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소형견 양육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보호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질병인 슬개골 탈구의 발생률과 발생액이 실제로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려묘의 경우는 결막염(99건)과 구토(74건), 위염·장염(72건), 피부염(62건), 심근증(54건) 순으로 보험금 지급 건수가 많았다. 반려견과 비교했을 때 반려묘는 심근증, 방광염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심장·비뇨기 관련 질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하나카드 ‘아이펫’
펫사랑 적금은 만기 1년짜리 상품이다. 반려인 본인의 목돈 마련은 물론 반려동물을 양육하면서 예상치 못한 거액의 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기 좋다. 월 5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고 반려동물 치료비 지출 목적으로 만기 전에 해지할 경우 기본금리를 제공하는 특별중도해지도 가능하다. 또 반려동물과 영원한 동반자를 약속하는 펫사랑 서약 등의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추가 우대금리도 준다.
BNK부산은행은 반려동물 가족을 대상으로 적금·카드·신탁·대출을 한꺼번에 묶은 ‘펫 패키지’ 상품을 판매중이다. 펫 적금은 반려동물 양육 시 일어날 수 있는 갑작스러운 지출에 대비하기 위해 저축하는 고금리 상품이다. 월 최대 5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며 가입기간은 6개월과 12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모바일뱅킹을 통해 펫 다이어리를 작성하면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펫카드 이용 실적과 동물등록증 제출에 따른 우대금리 등을 포함해 최대 연 2.0% 금리를 제공한다.
펫카드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위한 다양한 할인 서비스를 담았다. 동물병원과 애완동물숍 등을 이용하면 10%를 할인해준다. 소셜커머스와 대형마트 편의점 5% 할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국 모든 주유소(LPG 포함) 이용 시 ℓ당 60원을 할인해주는 혜택도 담았다.
반려동물에 재산을 남길 수 있는 펫신탁은 반려동물 보호자(위탁자)가 생전에 미리 부산은행(수탁자)과 신탁계약을 맺고 본인 유고 시 반려동물을 보살필 사후 수익자를 지정하는 가족배려 신탁이다. 외국에서는 반려견에 재산 상속이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직접 상속이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규정돼 상속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펫신탁을 이용하면 반려동물 보호자가 사망하더라도 미리 지정된 지급 대리인을 통해 자금이 지급돼 반려동물이 보호·관리를 받을 수 있다. 펫신탁 가입 대상은 만 19세 이상 개인이며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이다.
펫산업 종사 자영업자를 위한 소호 프리미엄 대출은 펫산업을 영위 중인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특화상품이다. 대출 한도는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이상이면 최대 1억원, 1년 미만일 때는 최대 7000만원이다. 대출금리는 최고 연 1.8%포인트를 우대해 최저 연 2.76%(2021년 1월 15일 기준)를 제공한다.
우리카드 ‘카드의 정석 댕댕냥이’
우리카드에는 반려동물 집사를 위한 맞춤형 카드인 ‘카드의정석 댕댕냥이’가 있다. 상품명의 ‘댕댕냥이’는 ‘댕댕이(강아지)’와 ‘냥이(고양이)’의 합성어다. 이 카드는 반려동물 관련 업종 특화 혜택을 탑재했다. 용품숍, 미용숍, 동물병원, 이마트·트레이더스에 입점 중인 몰리스펫샵, 인터파크의 반려동물 전문 온라인 몰인 인터파크 펫 , 위비마켓 등에서 10% 청구할인을 제공한다. 온·오프라인 쇼핑 시 10% 할인되는 ‘카드의정석 SHOPPING’과 동일한 혜택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해외겸용 1만2000원, 국내전용 1만원이다.
신한카드에는 반려견 관련 보험 가입, 각종 용품 할인은 물론 장례비까지 보상해주는 ‘펫케어 프리미엄 서비스’가 있다. 이 상품은 반려견의 질병 치료 시 입원비를 1일 3만원씩 연간 7일까지, 수술비는 건당 10만원씩 연 3회까지 지원한다. 이와는 별도로 동물병원 방문 비용 지원 명목으로 입원 당일 1만원을 연 2회까지 지급한다.
또 반려견 교육 프로그램인 ‘이삭 애견훈련소’,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위한 동반 여행 서비스 ‘펫츠고’, 반려견 돌봄 서비스 ‘도그 메이트’에서 각각 결제금액 5% 할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반려견 호텔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안코 이탈리아’에서는 10%를 할인해 준다. 신한카드는 펫케어 프리미엄 서비스 회원만을 위해 사료와 간식, 각종 용품 등을 특판가에 판매하는 브이펫몰(www.vppet.co.kr)도 운영한다. 이 외에 반려견 장례비를 최대 20만원 보상해주고, 견주가 상해 등으로 수술을 받게 돼 반려견을 위탁하게 될 경우 회당 최대 10만원까지 실비 지원한다. 펫케어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료는 월 1만4900원이며 신한카드로 자동이체하면 된다.
[이승훈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6호 (2021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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