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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할인·적립 ‘무조건 카드’가 대세, 내가 고르는 혜택 DIY 카드 인기몰이
입력 : 2020.02.03 10: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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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설날 등 명절이나 입학·졸업 시즌이 다가오면 카드사마다 마케팅 행사를 선보였다. 씀씀이가 커지는 시기인 만큼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카드사들의 마케팅 행사를 찾기 어려워졌다. 정부가 카드사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위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나 ‘CEO카드’도 모습을 감추고 있다.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혜자카드를 잇따라 없앴기 때문이다.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해 1월부터 2.05%에서 1.4%(연 매출액 5억~10억원 가맹점)로, 2.21%에서 1.6%(연 매출액 10억~30억원)로 약 0.6%포인트 인하됐다. 카드에 무이자 할부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담기도 어려워졌다.
실망하기는 이르다. 대신 올해는 전월 실적이나 한도 제한 없이 쓰는 대로 혜택을 받는 이른바 ‘무조건 카드’가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혜택이 고만고만해 연회비가 싸고 조건이 많은 카드가 인기인 것이다.
무조건 카드는 지난해에도 인기를 끌었다. 실제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카드 상품 소개 페이지 조회 수와 발급 신청 수를 종합해 선정한 ‘2019년의 신용카드’ 톱10 중 5종이 ‘무조건 카드’에 해당했다. 지난해 카드고릴라가 조사한 인기 신용카드 1위에 올랐던 롯데카드의 ‘라이킷펀(LIKIT FUN)’이 대표적이다. 이 카드는 연회비 1만원에 연간 최대 42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와 엔제리너스 반값 할인에 그 외 모든 커피전문점에서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롯데시네마와 CGV 영화 반값 할인, 시내버스·지하철 2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신한카드의 ‘딥드림(Deep Dream)’도 전월 실적과 적립 한도 제한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 금액의 0.7%를 적립해주는 카드다. 특히 전월 실적이 30만원을 넘기면 생활 영역별로 최대 3.5%가 적립된다.
우리카드의 ‘DA@카드의 정석’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카드는 전월 실적과 할인 한도 제한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0.8%의 청구 할인을 해준다. 카드 고객은 음식점과 교통, 병원 등 일부 생활업종에서 1.3%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 2회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서비스도 여행을 즐기는 고객들이 챙겨야 할 혜택이다.
현대카드의 ‘제로(ZERO·할인형)’도 전월 실적과 할인 한도에 제한이 없다. 이 카드는 모든 가맹점에서 0.7%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생활 필수 영역에서는 0.5% 추가 할인되고 선결제 시 0.3%를 더 할인해준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카드별로 인정되는 전월 실적을 따져가며 혜택을 계산해 쓰던 예전과는 달리 언제 어디서 사용해도 할인이나 적립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무조건 카드가 예전에는 서브카드로 인기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메인카드로도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신한카드의 ‘디데이(D-day)’ 카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디데이 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2030 세대 소비성향에 맞는 혜택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 월 단위 소비성향 분석에서 벗어나 주·요일 단위로 혜택을 재구성했다. 이 카드는 요일별로 정해진 영역에서 결제 시 마이신한포인트를 5%를 적립해준다. 조건은 전월 30만원 이상 이용 시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에서 5% 적립된다. 목요일에는 영화 예매 5%, 금요일에는 요식업종 가맹점에서 5%를 적립해준다. 토요일에는 미용과 마사지, 체형관리 등 뷰티업종 가맹점 결제 시 5%가 적립된다. 일요일에는 온라인 쇼핑 이용금액의 5% 적립 혜택이 있다. 버스와 지하철 이용금액 5% 적립은 매일 제공된다. 월요일 오전 7~10시에 스타벅스를 이용하면 최대 2000원 할인 혜택을 준다.
여행 관련 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 디데이 카드로 전월 50만원 이상 이용한 고객은 공항 라운지에 본인과 동반자 1명까지 무료입장할 수 있다. 공항 라운지 혜택은 연 1회다. 연회비는 1만8000원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이지 스터디(Easy study) 티타늄 카드’를 선보였다. 자녀 교육이나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은 고객이라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학원·온라인 강의 이용 때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월 최대 7만원이 할인된다. 학원 업종의 경우 건당 10만원 이상 결제하고 전월 이용 실적이 5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1만원, 100만원 이상이면 최대 2만원, 150만원 이상이면 최대 4만원까지 결제금액의 3%를 할인해준다.
8개 온라인 강의(메가스터디·아발론·디지털대성·영단기공단기·해커스어학원·시원스쿨·에듀윌·박문각)의 경우 결제금액의 5%가 할인된다. 전월 이용 실적 5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1만원, 100만원 이상이면 최대 2만원, 150만원 이상이면 월 최대 3만원까지 가능하다. 수영장과 요가 문화센터 등 취미·자기계발업종과 서점 문구·관련 업종 할인 혜택도 있다. 전월 이용 실적 50만원 이상이면 취미·자기계발 업종에서 월 최대 1만5000원까지 결제 금액의 3%, 서점·문구업종은 월 최대 1만5000원까지 5% 할인된다.
삼성카드에선 ‘트레이더스신세계 카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카드는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트레이더스와 손잡고 이 카드를 선보였다. 트레이더스신세계 삼성카드는 우선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트레이더스 이용금액 최대 5%를 할인해준다. 전월 이용 실적이 100만원 이상이면 당월 트레이더스 이용금액의 5%, 40만~100만원 미만이면 이용금액의 3%, 40만원 미만이면 이용금액의 1%를 할인해준다. 전월 이용금액대별 할인한도는 각각 월 5만원, 3만원, 1만원으로 연 최대 60만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카드는 트레이더스 외 회원이 많이 이용하는 업종에서도 이용금액의 5% 할인해준다. 학원·서점·학습지·인터넷강의와 병원·약국 등이 대표적이다. 월 할인한도는 전월 이용 실적 100만원 이상이면 1만원, 40만~100만원 미만 땐 5000원이다. 추가로 전월 이용 실적이 40만원 이상이면 이동통신 요금과 커피전문점 이용금액 5%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월 할인한도는 5000원이다. 그밖에 신세계 백화점 5% 전자할인 쿠폰과 무료 주차권, 신세계 백화점 이용 금액 1000원당 신세계 포인트 2p를 적립해준다.
현대카드에서 가장 강력한 M포인트 적립혜택도 카드에 담겼다.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금액 1%가 M포인트로 기본 적립된다. 월 카드 이용금액에 따라 추가 적립혜택도 있다. 월 카드 이용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기본 적립포인트의 1.5배, 200만원 이상이면 2배가 적립된다. 특히 여행과 고메, 해외쇼핑 관련 사용처에선 5% 적립 서비스가 제공된다. 고메는 현대카드가 엄선해 ‘현대카드 마이 메뉴’ 앱에 등록한 2000여 곳 맛집이 그 대상이다.
롯데 단골이라면 ‘롯데카드’의 PLCC카드가 필요하다. 롯데카드는 기업 자체 브랜드를 내세운 PLCC카드들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오너스(LOTTE ONers)’ 카드는 롯데쇼핑과 제휴해 ‘롯데ON’에서 차별화된 혜택을 누리는 상품이다. 롯데ON에서 카드 결제시 엘포인트 3%, 그 외 일반 가맹점에선 0.5%를 월 최대 10만 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롯데오너스 가입 고객이 롯데ON을 이용하면 계열사별로 0.25~2%를 추가로 적립해줘 최대 5% 엘포인트 적립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 지난달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롯데백화점 카드는 롯데백화점에 특화한 상품이다. 롯데백화점에서 결제 시 5% e-쿠폰 현장할인에 추가로 최대 10만원까지 15% 청구할인을 해준다. e-쿠폰은 매달 2장, 15% 청구할인은 지난달 이용금액에 따라 제공된다.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2만원, 50만원 이상이면 3만원, 100만원 이상이면 5만원, 200만원 이상이면 10만원이다. 롯데백화점에서 12개월 할부 구매하면 5% 낮은 할부 수수료가 적용된다. 지난달 이용금액이 30만원 이상이면 할부 수수료도 면제된다.
롯데카드 고객들은 ‘롯데카드 라이프’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해외송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10개 통화 11개국(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호주·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싱가포르·태국)에 송금할 수 있다. 올 상반기 중국, 캐나다 등 13개국으로 서비스가 확대된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내놓은 ‘카드의 정석’ 시리즈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쇼핑마니아라면 ‘카드의 정석 쇼핑’을 선택해도 좋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아웃렛, 슈퍼마켓, 편의점에선 결제금액의 10%를 할인해준다.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다이소에서도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에 이 카드를 등록·결제하면 5%, 최대 15%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주말에는 4대(SK·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주유소를 이용하면 리터당 60원을 할인해준다. 여행을 즐긴다면 우리카드가 대한항공과 제휴한 ‘카드의 정석 마일리지 스카이패스’도 좋은 선택이다. 결제금액 1000원당 기본 1마일 적립되며 해외 일시불 결제 땐 추가로 1마일을 더 적립해 1000원당 최대 2마일까지 적립 가능하다.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이면 전 세계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하나카드는 여행을 즐기는 신세계 노마드족을 위한 마이트립카드 상품이 준비됐다. 우선 마일리지 적립 카드인 ‘마이트립 스카이패스 마이플라이트’와 ‘마이트립 아시안클럽 마이플라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은행과의 제휴다. 하나은행 1년 만기 마이트립적금 상품을 가입하고 하나카드 사용 실적이 있으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를 1년에 2000~3000포인트 적립할 수 있다. 마이트립카드는 전월 실적과 적립한도 제한 없는 마일리지 적립, 저렴한 연회비 등 혜택을 제공한다.
포트폴리오 상품도 인기
내게 맞는 할인과 적립혜택을 직접 고르는 ‘DIY 카드’도 인기다. 신한카드의 ‘딥 메이킹(Deep Making)’은 포인트 적립을 받을 분야와 적립률을 직접 고를 수 있다. 17개 영역 총 17% 적립률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서비스를 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대중교통·통신·백화점·마트·카페는 물론 배달앱과 면세점, 홈쇼핑 등을 포함해 분야를 세분화했다. 예를 들어 백화점 5%, 소셜몰 3%, 주유 3%, 대중교통 3%, 해외가맹점 2%, 편의점 1% 등을 선택해 총 17% 적립률을 택할 수 있다. 선택 영역은 월 1회, 연 최대 12회 바꿀 수 있다. ‘딥 테이킹(Deep Taking)’ 상품은 카드 사용액 기준으로 월별 가장 많이 이용한 영역 5개를 자동으로 정해서 2%씩 적립해준다. 분야별로 월 1만 포인트까지 적립된다. 두 상품 모두 단골 가맹점에서 월 3·6·9번째 이용 시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연회비는 딥 메이킹이 3만원, 딥 테이킹은 2만원이다.
삼성카드의 ‘탭탭오(taptapO)’는 커피와 쇼핑 할인에 집중한 ‘주문 제작 카드’다. 온라인에서 24시간 발급 가능한 상품이다. 고객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커피 30~50% 할인, 쇼핑 최대 7% 할인을 제공하는 7개 옵션 패키지를 매달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 삼성카드 탭탭 앱에서 한 달 단위로 옵션을 바꾸는 게 가능하다. 하나카드의 ‘하나멤버스 원큐(1Q)카드 내맘대로’도 6개 영역 중 3개를 골라 하나머니를 준다. 하나머니는 현금처럼 입출금하기 자유롭다.
[이새하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3호 (2020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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