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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소득 겨냥 전용 59㎡이하 인기…초저금리시대 소형아파트가 뜬다
입력 : 2015.08.21 09: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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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상가 못지않게 소형 아파트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소형아파트는 국민임대주택을 전용면적 60㎡ 이하로 두는 것에 따라 전용면적 60㎡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전용 85㎡ 이하는 중소형, 전용 45㎡ 이하(행복주택 규모)는 초소형이라고도 한다.
분양시장에서 최근 소형 아파트는 광풍이라고 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전용 59㎡형은 나왔다 하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기존 아파트 거래 시장에서도 몸값이 오름세다.
지난 7월 13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e편한세상 신촌’은 전용 59㎡형 17가구 모집에 1919명이 몰려 112.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의 평균 경쟁률(10.68 대 1)을 크게 웃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청약 열기를 이끌었던 ‘동탄역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6.0’ 전용 59㎡형이 89가구 모집에 1만1150명이 몰리면서 125.2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성적이 부진했던 경기 화성시 ‘봉담 2차 우방아이유쉘’도 전용 59㎡형은 유일하게 1순위 내에서 마감됐다. 지난 7월 2일 모든 가구가 1순위 청약을 마감한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 파크 푸르지오’의 전용면적 59㎡ A형(1가구 모집)은 청약 경쟁률이 무려 1646.0 대 1이다.
건설사들도 중대형보다는 소형 아파트를 많이 짓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5~7월 새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전국 6만1011가구로 이 중 소형인 전용 60㎡ 이하가 1만9086가구로 85㎡를 넘는 중대형(5313)보다 두 배 이상 물량이 많다.
가격도 오르는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수도권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3.3㎡당 매매가격은 1058만원으로 2년 전인 2013년 6월(971만원)보다 8.9% 올랐다. 반면 전용 60㎡ 초과~85㎡ 이하는 1098만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2%, 전용 85㎡ 초과인 경우는 2.5%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내집마련 실수요자들은 전용 60㎡ 초과~85㎡ 이하 아파트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지만 임대소득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전용 60㎡ 이하를 찾는다. 기존에는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전세를 보증부 월세, 이른바 반전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아예 임대 수익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들인 다음 처음부터 보증부 월세를 놓는 식이다.
소형 아파트는 주변 주거환경이 안정적이고 커뮤니티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집 주인 입장에선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에 비해 월세 임대료를 높게 받을 수 있고 투자와 관리가 비교적 편한 데다 입지에 따라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임대사업자가 꿈’인 실버세대나 은퇴를 앞둔 넥타이부대의 주목을 받는 매력 포인트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격인 상가·오피스텔은 연평균 수익률을 통상 5~6%로 잡는다. 은행 이자율의 세 배 가까이 되지만 공실·관리 비용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이 더 내려간다. 반면 아파트는 세입자가 2년 이상 거주해 공실 위험이 낮고 금리 이상의 월세 수익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든다.
지난 7월 2일 1순위 접수를 시작해 모든 가구가 청약 마감한 세종시 2-1생활권 P1구역 L1·M1블록 ‘한신휴플러스·제일풍경채’의 경우 전용 84㎡형 171가구 모집에 당해 지역 청약자 284명이 청약한 반면 전용 59㎡형은 당해 지역 청약에서 미달된 26가구에 기타 지역 2352명이 몰려 90.46 대 1의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해당 지역 거주자의 경우 3인 가족으로 실수요 목적이 대부분이라 전용 84㎡형을 선호하는 반면 전용 59㎡형은 서울과 인근 대전·천안 등 다른 지역에서 임대 수익 목적으로 접근한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시세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아파트 구입 시 부과되는 세금을 감안하더라도 인기 지역 아파트 보증부 월세 수익률은 5%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의 분석이다. 강남 도곡렉슬 전용 86㎡형은 보증금 5억원·월세 170만원 선에 거래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들어선 재건축 단지 문의 못지않게 월세 수입 목적으로 반포·도곡·잠실 소재 기존 아파트 매매를 문의하는 경우가 심심찮다”고 전했다.
젊은 직장인 부부들이 선호하는 데다 공항철도 개통으로 월세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늘어난 마포 공덕 인근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인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월세물건으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 인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이 공급과잉·수익률 하락 우려가 커지는 오피스텔에 대한 대안 격으로 직주근접형 지역 소형 아파트로 발걸음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며 “집값이 오를 거라는 기대감도 다소 섞여 있다”고 말했다.
소형아파트 분양에 몰린 인파
투자수익률은 연간 얻는 순수익(월세×12-연 대출이자)을 실투자금(매입가-보증금-대출금)으로 나눠 계산한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보증금은 적을수록, 월세 임대료는 많을수록, 즉 보증금 대비 월세 비중은 높을수록 수익이 많다. 지역별로 수익률이 조금씩 달라진다. 실제로 업계가 추산하는 소형 아파트 임대 수익률은 서울은 2~3%, 수도권은 3~4%, 지방의 경우는 4~5% 선이다. 김혜현 렌트라이프대표는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시내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이 5%대 초중반인 반면 소형 아파트의 평균 수익률은 3~4% 선으로 높은 편은 아니다”며 “다만 외국계 기업 종사자나 전문직 부유층이 선호하는 마포·용산·강남권 등 직주근접형 지역은 수익률이 높아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나 매매 가격이 오피스텔보다는 비싼 반면 집이다 보니 무턱대고 월세를 높게 받을 수 없어 생각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높은 월세를 낼 여력이 있는 수요층이 있는 동네에선 수입을 더 벌어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강남권은 교통 입지와 재산 여력이 있는 계층의 학군 수요 등으로 세입자를 찾기 어렵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청담역과 가까운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31㎡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70만원으로 거래된다. 매매가가 4억9400만~5억5000만원 선인 걸 감안하면 임대수익률은 4%대인 셈이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오피스텔보다 관리비가 저렴하고 월세가 다소 높아도 꼬박꼬박 잘 내는 외국인들이 찾기 때문에 매매 물건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했다. 그래도 분양가나 매매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보니 수익률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단지의 전용 27㎡형은 지난 2010년 말 3.3㎡당 매매 가격이 2600만~2650만원 선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3400만원 선으로 뛰었다. 바로 옆 2단지 전용 41㎡형도 같은 기간 3.3㎡ 매매가가 3100만~3150만원 선이던 것이 3800만~3900만원 선으로 오른 상황이다.
비용이 부담인 경우에는 경매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3억원 미만 아파트는 주로 전용 60㎡ 이하의 소형으로 금액이 실수요·임대사업용으로도 부담이 적어 인기가 높다”며 “다만 투자 수요까지 몰려 서울·수도권 일대 소형 아파트는 감정가보다 높게 낙찰되는 경우가 많은데 통상적으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액)이 90%를 넘으면 굳이 경매로 집을 사는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세금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소형아파트 등을 임대해 올리는 소득에 대해서는 분리과세가 적용되지만(연 2000만원까지 세율 15.4%) 그 이상일 때는 종합 과세가 적용돼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고 조언했다.
[김인오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9호 (2015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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