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가·오피스텔 투자,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입력 : 2015.05.29 17:42:24

  • 김포 라베니체 마치에비뉴 투시도
    김포 라베니체 마치에비뉴 투시도
    “금리가 낮아지면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몰린다.”는 것은 요즘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만한 말이다. 국내 기준금리 역사상 처음으로 1%시대를 맞이하며 우리 경제가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통하는 건 이런 경제 상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전국 평균 연 6.16%, 업무용 건물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5.91%로 추산된다. 반면 채권의 경우 국고채(2.59%)와 회사채(2.98%)가 모두 연 3%를 넘지 못했고 정기예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금융 상품도 작년 평균 수익률이 2%대 중반에 머물렀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1.75%로 내린 데 이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 은행들도 1.9%대로 금리를 낮췄고 주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역시 2%대 초반인 상황이다.

    모아둔 여유자금을 어떤 부동산에 투자하면 후회 없이 굴릴 수 있을까. 일반 명사처럼 되어버린 ‘수익형’ 부동산은 정말 수익을 가져다줄까.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닌 이상 그 누구도 금싸라기 같은 곳을 짚어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적어도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시장에 나온 부동산 상품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래서 도대체 수익률은 어느 정도고,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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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형 부동산, 대체 뭘 말하는 걸까? 수익형 부동산이란 일반적으로 월세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건물을 말한다. 상가·오피스텔·분양형 호텔 등을 대표 주자로 들 수 있다. 이 밖에 원룸·게스트하우스·레지던스 등 일정 기간 동안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형 부동산의 범위에 들어가는 것들은 다양하다. 전세에서 월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보증부 월세를 받기 시작한 아파트들도 틈새시장을 넘본다.

    원래 부동산 투자라고 하면 거품이 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시장이 활황일 때 시세 차익에 우선순위를 두고 하는 경우를 떠올리지만, 경제가 저성장의 터널로 들어간 데다 인구마저 감소세인 요즘에는 시세 차익에 앞서 임대 수익을 기대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도 땅과 건물은 남는다는 믿음 속에 ‘월세 받고 사는 삶’에 대한 사람들의 바람이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신조어를 만들게 했다.

    열풍 부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 그렇다면 지금 부동산 투자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저금리 덕에 얼떨결에 뜬 수익형 부동산은 시장이 날로 확장 중이다. 국토교통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총 19만5939건이 거래돼 전년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정부가 지난 2006년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를 도입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부동산 시장이 한창 활기를 띠었던 2006~2007년만 해도 각 년도 거래량이 19만 건에 못 미쳤던 것에 비하면 최근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시세는 어느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상품인 오피스텔을 예로 들어보자.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지역 오피스텔 평균 분양가는 3.3㎡당 1343만원이다. 작년 4분기 평균 가격(1092만원)보다 1.23배 정도 오른 셈이다. 경기도 지역 오피스텔 역시 평균 분양가가 3.3㎡당 870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9.5% 올라 약 1.2배 가까이 높아졌다.

    대한주택보증 등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860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같은 면적 기준 경기도는 1035만원, 기타 수도권은 1363만원 선이다. 아파트·오피스텔 분양가도 편차가 크기 때문에 평균이 아닌 중위 수준으로 따지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평균 위주인 현재 통계로 따지면 서울 오피스텔이 단위 면적 기준 웬만한 아파트보다 비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싸도 팔린다. 특히 오피스텔은 과잉공급 우려가 있지만 임대 수익이 꾸준히 나는 것이 중요한 마당이라 입지가 괜찮다 싶은 곳이라면 금방 분양 계약이 이뤄진다. 아파트도 아닌 견본 오피스텔을 보러 온 투자자들이 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던 대우건설의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지난 3월 16일 청약 접수를 시작해 하루 동안에 평균 청약 경쟁률 13.7 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계약에 들어간 1주일 만에 448실 모두 주인을 찾았다. 서울 마포 합정동에 들어서는 이 오피스텔은 홍대 상권이자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와 가까운 합정역 인근에서 10년 만에 나오는 새 오피스텔이라는 점을 강조한 전략이 먹히면서 3.3㎡당 1300만~1400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완판에 성공했다. 상가나 오피스텔이 보통 최소 1~2달은 걸려야 분양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분양업계의 말을 감안하면 인기몰이를 톡톡히 한 셈이다.

    상가 역시 만만치 않다. 양우건설의 경남 양산시 물금택지개발지구 43블록 ‘양우내안애 6차 리버파크’ 단지 내 상가는 최근 분양 하루 만에 모두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3월 말 포스코건설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송파 와이즈더샵’은 최고 49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나흘 만에 모두 주인을 찾았다. 앞서 지난해 롯데건설이 서울 중구에서 분양한 ‘덕수궁 롯데캐슬’ 단지 내 상가 ‘뜨락’은 56개 점포 모집에 1793명이 몰리면서 상가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평균 32 대 1, 최고 22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계약을 마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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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형 부동산 투자 무엇에 주의해야 하나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의 임대 수익률은 5.61%, 경기도는 6.16%다. 한국 감정원의 ‘2014년 4분기 및 연간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 건물의 투자수익률은 전년과 비교해 0.62%포인트 오른 5.91%, 매장용 건물(상가)은 0.84%포인트 오른 6.16%로 채권 수익률(국고채 2.59%·회사채 2.98%)이나 금융상품 수익률(정기예금 2.54%)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 수익형 부동산 상품은 넘쳐나지만 ‘수익률’에 주의해야 한다. 시중에선 연 1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현실에선 상가와 오피스텔의 기대 수익률을 다르게 잡는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오피스텔의 경우 5~6%, 상가의 경우 4~5% 정도를 기준 수익률로 잡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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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스텔 지역별 수익률 편차·각종 비용 꼼꼼히 챙겨야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 과잉이라는 말이 돈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정부가 지난 2010년 오피스텔을 준주택으로 지정하고, 일정 부분 업무공간 의무 건축 규정을 폐지한 데 이어 건설 자금의 경우 2%의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등 조치를 하자 단기간에 급증해 경쟁자가 늘었다. 지난 2010년 이후 4년간 12만8000여 실이 공급돼 그 전인 2006~2009년 4년간 1만9043건에 비해 7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2013~2015년간 공급됐거나 공급될 입주물량은 약 11만5000실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1년 말 오피스텔은 6.01% 임대수익률을 보였지만 공급 과잉 우려 속에 2012년 이후 5%대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KB경영연구소의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고액자산가의 투자용 오피스텔 보유율은 지난 2012년 40.9% 수준에서 지난해 24.3%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역마다 투자 수익률 차이도 크다.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연간 투자수익률은 오피스의 경우 서울, 부산, 울산 등이 6% 이상을 기록한 반면, 광주, 충북은 3% 이하의 수익률을 보였다. 매장용 역시 부산, 울산이 7% 이상을 기록한 반면, 대전, 강원 등은 5% 이하의 수익률을 보여 지역별 편차를 보였다.

    이런 점을 감안하고 투자하려는 경우 먼저 취득세율을 생각해야 한다. 보통 6억원 이하인 아파트는 취득세율이 매수 가격의 1.1%지만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오피스텔에 매겨지는 취득세율은 4.6%에 달한다.

    고수익률의 유혹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광고에 나오는 연 10~15%대의 높은 수익률은 세금, 중개료, 대출이자, 관리비용, 공실 시 기회비용 등 주요한 항목을 넣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오피스텔 수익률을 계산할 때는 “첫째, 이른바 월세라고 하는 ‘임대수입’, 둘째, 고정지출(재산세, 대출이자 등)과 유동지출(취득세, 중개보수, 수선비용 등)로 구성된 ‘지출’, 셋째, 흔히 분양가나 자기자본, 매입가, 매매가로 불리는 ‘투입 자금’을 포함해 비용 대비 수익을 산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가, ‘선임대 후분양’ 많아 실제 계약 여부 따져야 요즘 들어 시장에 나오는 신도시·택지지구 신축 상가는 상가를 짓는 측이 분양 전에 미리 세입자를 구해놓은 후 일반을 상대로 분양하는 ‘선임대 후분양’을 내거는 경우가 많아 ‘유령 임차인’이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완공 시점에 시행사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공실이 나는 위험과 세입자를 구하러 다니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수익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게 장점이지만 일시적으로 상가 물량이 쏟아져 시행사 간에 경쟁이 붙으면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유명 프랜차이즈 상점의 입점의향서만 발급받은 후 입점이 확정된 것처럼 제시하는 경우가 있어 실제 계약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이른바 ‘뚜껑닫기’도 주의해야 한다. 투자자들의 계약을 끌어내기 위해 분양 마감임박 등 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다.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제 살 깎기 식으로 임의 임차계약서를 만들어 유령 임차인을 내세울 수도 있다. 계약서상 거래자들 간에 날짜에 맞게 계약금이 정상적으로 오갔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임대차 계약서상에 터무니없이 적은 보증금에 월세는 높게 적은 경우 수익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허위계약서일 가능성이 높아 주변 시세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임차계약이 파기되면 분양계약을 자동으로 파기하는 특약을 맺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물량 자체가 많은 위례·동탄·판교 등지는 물론 세종시에선 선임대 후분양 사기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오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6호(2015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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