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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 중위험·중수익 대안으로 부상…누적 수익률 103%대 해외채권펀드 주목
입력 : 2015.04.03 15: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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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2006년 10월에 운용을 시작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펀드’가 3월 12일 기준 설정 후 수익률 103.46%를 기록했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채권펀드 중에선 처음으로 수익률 100% 선을 넘은 것이다. 그것도 운용자산 1조8000억원대의 국내 최대 해외채권펀드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100%대 수익률은 주식형 펀드도 쉽게 올릴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중간에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라는 대형 쇼크가 두 번이나 있었고 그 외에도 자잘한 충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특히 설정 이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에 자금을 넣고 1년 이상 기다린 투자자라면 언제 자금을 넣었든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맛봤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수익률의 안정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수한 미래에셋자산운용 PM본부 마케팅 팀장은 “글로벌다이나믹펀드는 설정 이후 매년 연환산 9% 정도(8년간 연평균 12%)의 수익률을 꾸준히 내고 있다. 매년 수익을 내왔기 때문에 1년 이상 투자한 고객이라면 모두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것도 정기예금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최근 금리가 상당히 낮아진 상태지만 올해도 4~5% 선의 수익률은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고수익 비결은 포트폴리오 조정 이 펀드가 이처럼 안정적 고수익을 꾸준히 내는 비결은 능동적 포트폴리오 조정에 있다. 선진국과 이머징마켓 채권을 수시로 사고파는 방식으로 위험에 대비하면서 적절히 수익을 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처럼 경기가 불안해지면 미국과 국내 시장에 집중했다가 경기가 반등하면 이머징 마켓 투자 비중을 빠르게 높여 수익을 추구한다. 채권펀드치고는 매우 탄력적으로 운용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 펀드의 기간별 포트폴리오를 보면 선진시장과 이머징마켓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오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2013년의 경우 수익률이 높은 러시아채권을 13.15%나 편입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문제가 된 2014년엔 모두 팔아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 4%대까지 보유했던 중국 채권 역시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확산되던 2013년엔 모두 팔았다. 이후 중국경제가 안정을 찾자 지난해 다시 중국채권을 사들였다.
이 같은 비중 조절은 안전자산의 간판 격인 미국채권도 예외가 아니다. 이 펀드의 미국채권 비중은 해마다 상당히 큰 폭으로 늘었다가 줄어들기를 반복하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9%대에 머물던 미국 채권 비중은 양적완화 효과가 나타나던 2012년엔 25%대까지 늘었고,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이 제기된 2013년엔 13%대로 떨어졌다. 이후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지난해엔 다시 33% 선까지 미국 채권 비중을 늘렸다.
김수한 부장은 “이 펀드가 안정적 이익을 꾸준히 내는 것은 이처럼 능동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서다. 한국 투자자가 해외 투자를 하는 것은 멋 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내에 투자했을 때보다 나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다. 이 같은 니즈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은 정기예금 금리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을 해외투자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펀드매니저가 선진국 시장뿐 아니라 이머징 마켓에도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자산배분에 자신이 없다면 해외로 나가지 말고 국내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우리의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툭하면 한국 채권을 이머징마켓 물건인 양 낮게 평가해 마구 던지는 글로벌 큰손들의 움직임을 역이용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관성에 따라 움직이더라도 누구보다 국내 사정을 잘 아는 한국 펀드가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신용등급이 선진국 수준이고 외환위기 당시와는 달리 외환보유고도 충분한 만큼 홀대받던 한국채권을 제대로 평가하고 차익까지 누리는 꿩 먹고 알 먹기 전략인 셈이다.
변동성 장 대비해 만든 전략상품 회사 측은 이 펀드의 성공을 해외채권펀드도 소수 관점에서 장기로 투자해 고수익을 올린다는 ‘박현주式 투자 철학의 한 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 회장은 금융위기 전인 지난 2006년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불확실성에 대비하라며 글로벌채권펀드를 직접 운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부터 2년 동안 파일로트 펀드로 운용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한 뒤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선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이후 이 펀드가 괜찮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2010년 이후 자금이 빠르게 유입돼 현재 설정액은 1조8000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최근엔 기관투자가들까지 이 펀드의 장점을 인지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24시간 운용 이 펀드의 강점은 운용을 특정 지역 특정 펀드매니저에게 일임하지 않고 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24시간 운용하는 것이다.
김수한 부장은 “주간에는 한국 데스크에서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야간엔 미국법인이 미국과 유럽시장을 보면서 운용하는 듀얼운용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더 나아가 브라질이나 홍콩, 캐나다 등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체적으로 활용해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펀드 전체로 본다면 단 1초도 쉬지 않고 24시간 글로벌 변동성에 맞춰 포트폴리오가 조정되고 있는 셈이다. 여느 국내 운용사도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이 펀드는 수익의 변동성을 낮추면서 위기 때 큰 폭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극적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수익을 추구할 뿐 아니라 변동성도 관리한다는 것이다.
첫째, 펀드의 변동성을 5% 이내로 묶으면서 매년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이 펀드의 연평균 변동성은 1~2% 수준으로 해외채권펀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둘째, 신용등급을 철저히 관리해 리스크를 줄인다. BBB+급 이상만 편입하고 있는데 경기 상황에 따라 신용등급 기준을 올리기도 한다. 현재는 A-이상 등급 채권만 편입하고 있다.
거의 국채 수준의 안전성을 갖춘 자산만을 담아 고객의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회사 측은 ELS의 경우 주식시장 변동성에 노출돼 있지만 이 펀드는 전 세계 우량 국공채에 분산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특히 채권펀드라서 장기투자를 할 경우 적은 비용으로 수익률의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고 환매비용도 싸다고 했다. 주기적으로 교체비용이 들어가고 중도 환매 비용도 비싼 ELS에 비해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금리상승 가능성에도 대비 회사 측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포트폴리오를 신중히 가져가는 동시에 편입 채권의 듀레이션(가중평균 만기)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했다. 이런 방법으로 지난 2008년 9월 금리가 급등했을 때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리상승 시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를 가진 모기지 채권을 일부 편입하는 방법으로 방어적 포트폴리오도 짜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시장 급변에 대비해 채권펀드이지만 현금도 일부 가져가고 있다고 했다.
이미 금리가 올라갈 때 충분히 경험해 마련한 대비책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매 분기 국내채권 이상의 수익률을 꾸준히 추구한다는 게 이 펀드의 전략이다.
김 부장은 “이 펀드는 철저히 한국 투자자 눈높이에 맞춘 상품이다. 목표 수익률이나 환헤지 등도 한국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고 있다. 중요한 점은 절대로 잃지 않으려고 하고, 정기예금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을 추구하며, 다른 펀드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운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변동성은 낮고 장기 성과는 훨씬 나은 이유”라고 밝혔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5호(2015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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