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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주 전문 여성 애널리스트들의 수다…많이 오른 중국장, 길게 볼 것은 소비주죠
입력 : 2015.04.03 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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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이 투자 중심에서 내수소비 중심으로 경제정책 방향을 틀면서 중국 관련 소비주가 다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LUXMEN은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화장품·유통),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의류·면세점),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인터넷·게임),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엔터테인먼트·레저) 등 중국 소비주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에게 향후 장세와 주도 업종, 종목을 물었다.
중국 소비주 연말까지 좋다 중국 소비 관련주는 연초부터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중국 춘절 연휴 이후에도 중국 소비주들의 주가 흐름은 양호한 편이다.
4명의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많이 오른 중국 소비주가 단기적으로 차익 실현에 의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중국인들의 소비가 몰리는 업종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투자 중심에서 내수소비 중심으로 경제정책 방향을 틀면서 중국 관련 소비주가 다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3월 5일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통해 경제성장 목표를 7%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인 7.5%에서 낮춰 잡은 것이다. 작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목표치를 밑돈 7.4%를 기록하며 2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7%로 낮추면서 향후 정책 방향은 내수 소비 활성화로 모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안정적인 성장을 택한 만큼 이에 따른 수혜주에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내수경기가 쉽게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유통, 의류 등 내수업체들의 성장은 결국 중국소비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관련주들이 다 매력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중국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프리미엄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향후 중국 해외여행객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중국 소비주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인당 GDP가 4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중국인 해외여행객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2018년쯤 되면 현재 1억명 정도인 중국 해외여행객이 2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중국과 인접한 한국 및 일본이 그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역직구족인 ‘하이타오족’의 등장 역시 주목해야 할 변화다. 하이타오족의 등장은 과거 한국을 방문하는 600만명의 요우커에 한정됐던 한국 제품 구매자가 역직구를 통해 12억 인구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구 규모는 26조원으로 우리나라의 약 13배를 기록했다. 여전히 인터넷 보급률이 아직 50% 미만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 직구시장의 성장성도 밝다.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는 2018년까지 중국의 해외직구 시장은 연평균 60%씩 성장해 약 18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수년 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직구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중국 해외직구 대상국 중 한국의 비중은 아직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내 역직구를 이용하는 해외 소비자의 58.5%가 중국 소비자인 데다 이들의 구매 단가도 높아 국내 업체들에게는 ‘큰손’이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다른 해외 소비자에 비해 약 3배가량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소비시장에 있어서 중국 해외직구 확대는 요우커에 이어 또 다른 큰 장이 열리는 셈이다.
여행주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부진했던 아웃바운드 수요가 활황인 가운데 올해 면세점, 호텔 사업 등 신규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 -지인해 LIG투자증권 연구원
어떤 종목 담을까? 그렇다면 어떤 종목에 주목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여전히 화장품·면세점·여행 등이 유망하다고 답했다. 특히 각 업종의 대표주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대표 종목인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하나투어 등이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 등으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모두 업종 및 각 분야의 대표 종목이란 점에 근거할 때 현재 밸류에이션 부담은 향후 프리미엄 반영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행주는 올해 내내 좋은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 지인해 연구원은 “여행주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부진했던 아웃바운드 수요가 활황인 가운데 올해 면세점, 호텔 사업 등 신규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해외직구 활성화에 따라 국내 유통업체와 소비재업체가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중에서도 중국 내 성장성이 크고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화장품, 패션잡화, 의류 관련주들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또 유통업체에서는 자회사나 M&A를 통해 물류망을 확보할 수 있고 주문량이 많아 대량 컨테이너 계약이 가능한 대형 유통업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에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유통업체에선 CJ대한통운, CJ E&M 등 역직구 사업에 있어서 계열사 시너지가 가능한 CJ오쇼핑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쿠쿠전자, 리홈쿠첸 등 밥솥주와 제로투세븐 등 유아용품주도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꼽혔다.
중국 소비주의 세대교체 4명의 중국 소비주 전문가들은 전통적 중국 소비주 외에 새롭게 떠오르는 업종들에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중산층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늘고 있는 영화·엔터테인먼트·게임·성형·미용 등 여유 소비재주가 주인공이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 정책의 무게 중심이 투자에서 소비로 전환되며 중국 수혜주 역시 생산에서 소비 관련주로 세대가 교체되고 있다”며 “중국인들의 레저생활 증가로 인해 게임·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게임주는 지난해부터 중국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 등 국내 게임업체 주가는 중국 성적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에 새로운 게임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주가가 상승했다가 출시 후 성적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엔터주 역시 새로운 중국 수혜주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연예기획사들이 앞다퉈 서울에 복합문화공간을 개설하며 중국인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기 때문.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는 각각 강남 코엑스와 동대문에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해 중국 관광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꾀하고 있다.
성형·미용 관련주도 ‘신 중국 소비주’로 꼽힌다. 중국에서 한국 성형투어 열풍이 불면서 미용 관련 의료기기 업체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중국 마스크팩 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마스크팩 제조사인 산성앨엔에스, 제닉 등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샴푸, 린스 같은 헤어케어 제품 원료를 생산하는 KCI도 중국 헤어케어 시장 성장 기대에 힘입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용주로 꼽힌다.
영화 산업의 경우 콘텐츠 분야 중 유일하게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인프라가 확대되는 시장이다. 중국은 현재 국가 경제 활성화로 인한 근로자의 급여 인상,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상영관 수 증가와 상영관 고급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가별 연간 1인당 영화 관람횟수(2013년 기준)가 미국 3.8회, 한국 4.2회, 중국 0.45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 영화시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투자 시 유의사항 전문가들은 중국 수혜주라고 무조건 좋다는 인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중국 수혜주로 유망하다는 이유로 같은 업종 내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유사 종목에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연 연구원 역시 “중국 사업 성공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미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지만, 이익보다는 매출 성장을 우선시 하는 경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성장과 함께 이익 가시성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답했다.
[장재웅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5호(2015년 0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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