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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높은 퇴직연금펀드 운용 KB 한국밸류 미래에셋 삼성 신영 등 두각
입력 : 2015.03.06 15: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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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곳은 든든한 금융그룹이 뒷배로 있는 KB자산운용으로 1조4086억원의 설정액을 보였다. 다음으로 설정액 1조1670억원인 한국밸류자산운용과 1조922억원인 미래에셋자산운용, 9302억원인 삼성자산운용, 5704억원인 신영자산운용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이어 한국, 신한BNPP, 이스트스프링, 마이다스, 트러스톤, 프랭클린, NH-CA, 키움, IBK 등의 자산운용사가 500억~3000억원대의 설정액을 유지했다. 나머지 자산운용사들은 설정액이 5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해 퇴직연금펀드 운용만 본다면 사실상 손실을 보면서 영업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퇴직연금펀드 자산이 절대적으로 적은 것은 당국이 퇴직연금 출범 초기 은행, 보험 등에 유리하게 규정을 만든 데다 다수의 기업들이 기존에 대출거래 등을 하던 은행이나 보험사에 퇴직연금을 꺾기 형태로 맡겼기 때문이다.
어쨌든 자산운용사들이 맡고 있는 퇴직연금펀드 자산은 적으나 운용실적만큼은 다른 금융권의 퇴직연금보다 월등이 앞서고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설정된 371개 퇴직연금 펀드의 5년 수익률 평균은 30.33%로 다른 금융권의 비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5년 평균 수익률보다 절대적으로 높다.
KB자산운용의 ‘KB퇴직연금배당40C’ 펀드의 경우 설정액이 1조2000억원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5년 수익률이 70.48%나 됐고 설정 후 수익률은 126.66%나 된다. 역시 설정액이 1조1060억원대의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1’ 펀드도 5년 수익률 44.06%에 설정 후 수익률 88.36%로 준수한 성적을 보여줬다. 설정액 3673억원대의 ‘신영퇴직연금배당채권C’ 펀드 역시 5년 수익률 38.49%에 설정 후 수익률 90.56%로 평균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양호한 성적으로 마감했다.
전체 퇴직연금 펀드 가운데 5년 후 수익률 1위는 87.53%를 기록한 ‘피델리티퇴직연금글로벌CP(주식-재간접형)’ 펀드가 차지했지만 설정액은 19억3300만원으로 규모가 작았다. 다음은 77.53%인 ‘이스트스피링퇴직연금업종일등C’ 펀드로 역시 설정액(82억9300만원)이 크지 않았다. 3위는 70.85%를 기록한 설정액 317억3700만원인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C’ 펀드가 차지했다.
한편 전체 펀드 숫자가 많은 것도 문제인데 퇴직연금펀드 역시 지나치게 숫자가 늘어나고 있어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34개 운용사가 371개 퇴직연금펀드를 운용하고 있어 회사당 평균 10개가 넘는다. 가장 많은 퇴직연금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퇴직연금펀드만 43개나 됐다. 다음으로 삼성자산운용이 23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9개, 신한BNPPP가 17개, KB자산운용 13개 NH-CA 10개 등이었다.
유형별로도 지나치게 세분화해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퇴직연금펀드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 1년 이상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200개 퇴직연금펀드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유형은 103개인 채권혼합형이고 다음은 26개인 해외채권혼합형 24개인 일반채권형, 11개인 액티브주식형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장중립형, 신흥국주식형, 신흥국채권형, 액티브주식중소형펀드는 각 1개씩에 불과했다. 다양한 펀드가 투자자의 선택 폭을 넓혀줄 수는 있다지만 실제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필요한가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4호(2015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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