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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뜨는 新부동산 재테크
입력 : 2015.03.06 15: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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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임대 관리를 보태야 한다. 수익형 부동산의 종류와 양이 늘어나면서 임차인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하기에 따라 비슷한 입지의 상품인데도 수익률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관리를 잘하면 향후 조금이나마 유리한 조건으로 되팔기 위한 ‘출구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건물 경쟁력을 높여야 우량 임차인을 들여 공실을 줄이고 임대료도 오랫동안 잘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 관리를 은퇴 후 소일거리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몇 년은 외부 전문가에게 관리를 맡기고 노하우를 습득한 뒤 직접 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강남권·도심 나홀로 아파트 인기 쑥 나홀로 아파트는 1~2개동 100가구 미만으로 구성된다.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기반시설과 커뮤니티시설이 부실해 주택 시장 호황기에 투자자들이 외면했다. 하지만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전세 아파트가 귀해진 데다 최대한 저렴한 값에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면서 나홀로 아파트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나홀로 아파트는 주변 대단지 동일 평면 시세의 약 70%에 거래될 정도로 저평가돼 있어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을 한꺼번에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홀로 아파트가 괜찮은 수익형 부동산이 될 수 있다. 렌트라이프가 작년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 나홀로 아파트 연간 임대 수익률은 3.9%로 일반 아파트(3.1%)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지역 나홀로 아파트 임대 수익률은 4.9%에 달한다.
아파트 값도 상승세다. 치솟는 전세금이 매매가를 든든하게 받쳐주기 때문이다. 서울 잠원동 잠원위브 전용면적 46㎡는 4억3000만~4억5000만원으로 1~2년 전보다 2000만~4000만원가량 올랐다. 전세금은 3억~3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섰고, 반전세로 돌릴 경우 보증금 5000만~7000만원에 월세가 110만~125만원 선이다. 박상언 대표는 “강남권과 도심의 역세권 주변 나홀로 아파트는 세입자 신분과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 보장돼 임차인 리스크가 오피스텔보다 적은 것도 장점”이라며 “부족한 기반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대단지 아파트를 끼고 있는 나홀로 아파트를 고르면 좋다”고 조언했다.
오래된 오피스텔 수익률이 더 좋네
실제 강남역 주변 오피스텔은 연식에 상관없이 전용면적 27~29㎡기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90만원 선이다. 옛 오피스텔이 요즘 건물보다 실제 사용 가능한 면적이 넓어 공간감도 뛰어나다. 같은 원룸이라도 예전에 지어진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6~33㎡(약 8~10평)라면 최근 분양되는 오피스텔은 20~23㎡(약 6~7평)로 작아지는 추세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임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기존 오피스텔 급매물을 잡는 게 좋다”며 “마곡지구와 위례 등 소형 아파트가 부족한 신도시 택지지구의 경우 투룸·쓰리룸으로 설계된 최신 오피스텔이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 있는 도시민박업 인기 개별 여행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도시민박업(게스트하우스)으로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2년부터 본격 도입된 외국인 대상 도시민박업은 매년 늘어 지난해 말 기준 585곳에 달한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마포구 홍대 인근, 용산구 한남동·이태원동, 종로 북·서촌 등에 주로 몰려 있다.
특히 도시민박업은 집(연면적 230㎡)에 남는 방이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기존 집을 활용하면 투자금액이 거의 들지 않고 단기로 세를 줄 수도 있다. 원룸 임대 사업은 초기 투자금이 10억원 이상인 반면 도시민박업은 1억원 수준이면 된다는 게 숙박업계의 설명이다. 입지와 상품만 괜찮다면 단독·다세대주택을 매입하는 대신 임대해서 외국인에게 다시 세를 주는 전전대(서브리스·sub-lease)도 가능하다. 숙박료는 보통 1인당 1박 기준 2만~5만원 선이지만 10만~20만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다만 도시민박은 사업자가 직접 거주해야 한다. 등록만 한 뒤 다른 사람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불법이다. 소액 투자로 10% 이상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청년 창업·노후 재테크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숫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폐업하는 곳도 나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 종로 일대는 전통 한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인기며 강남은 유럽풍 전원주택에 관광객이 몰린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인터넷 카페 등을 활용한 홍보·마케팅은 물론 예약과 사용 후기를 꼼꼼히 관리해야 객실률을 유지할 수 있다.
빌라, 전세난으로 임대 수요 많고 과세 대상에서 빠져 빌라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아파트보다 저렴하고 아파트처럼 편리한 빌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셋집이 부족한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더해져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빌라는 아파트나 단독주택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20~30% 정도 저렴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3.3㎡당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955만원, 단독주택은 1318만원이지만 빌라는 1171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빌라는 전세금이 매매가의 70%에 육박해서 가격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과거엔 환금성이 나빴지만 최근 빌라는 주차장과 엘리베이터가 있고 아파트 못지않은 마감재로 지어져 사고팔기가 수월해졌다. 실제 거래가 잘 된다. 지난해 서울 빌라 거래량은 4만189건으로 서울시가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골치 아픈 세금에서도 자유롭다. 주택 임대 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고 있지만 기준 시가 3억원을 넘지 않는 국민주택 규모 이하 주택은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빌라는 대개 3억원 이하에 전용면적 85㎡ 이하여서 틈새 소액 투자 상품이 될 수 있다.
입지나 상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서울에서 빌라를 매입해 보증금 2000만~5000만원에 월세 30만~60만원으로 세를 줄 경우 연간 5%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피스텔보다 월세가 적은 편이지만 임차인이 1~2년 이상 장기간 머무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합수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역세권에 있는 준공 5년 이내 역세권에 위치한 빌라를 골라야 상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민간임대주택 리츠1호 오피스텔
2002년 처음 도입된 리츠는 지난해 말 기준 98개가 인가를 받았으며 총 자산은 15조원으로 불어났다. 연간 투자 수익률은 대체로 5~7% 선이다.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리츠를 활용해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임대주택 리츠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병삼 KD리빙 이사는 “현재 리츠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한데 1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승국 라이프테크 대표는 “오피스나 리테일, 물류창고 등 상업용 부동산은 불황으로 장사가 안 되면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주택은 임대료를 조정하면 임차인을 구하기 쉬운 만큼 안정적인 수익률을 맞출 수 있다”며 “일본 등 선진국 리츠가 주택 투자를 늘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주로 연기금이나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 위주로 이뤄진 사모형 리츠가 대부분이지만 상장 리츠가 늘어나면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경기 화성 동탄2, 파주 운정 등에 10년 공공임대주택 5005가구를 공급하는 리츠 사업이 처음 개인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임영신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4호(2015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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