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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신도시 상가, 잃지 않는 투자법
입력 : 2015.02.06 17: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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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위례신도시 견본주택이 밀집해 있어 견본주택촌으로 불리는 지하철 8호선 복정역 1번 출구 앞은 1월 들어 아예 상가분양촌으로 풍경이 바뀌었다. 1차 주거지역 공급이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 등 주상복합 두 곳을 남기고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4330가구에 이어 내년 8574가구가 들어서는 위례신도시 상권을 선점하기 위한 상가들의 백가쟁명이 시작된 셈이다.
은행권 부동산 PB(프라이빗 뱅커) 등 전문가들을 찾는 상담도 늘었다. 이남수 신한은행 서초PWM센터 PB팀장은 “금리가 워낙 낮은 상황에서 중소형 빌딩은 너무 비싸 위례, 김포 등 분양이 잘되는 곳, 입주가 늘어나는 신도시 상가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도시나 택지지구 같이 새로 지역이 형성되는 곳은 당장 상권이 눈에 보이지 않아 판단이 쉽지 않다. 주변 기업이나 주거단지의 입주가 완료되고 상권이 형성되기 전까지 공실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규모가 10억원을 오르내릴 정도로 투자금이 큰데 한번 잘못 물리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가 투자 중에서도 최고수 투자의 영역인 셈이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발품을 최대한 팔아 지역을 파악하되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상권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가를 매입하거나 기존 상권이 형성된 지역의 상가를 노리는 것도 방법이다.
저금리에 뭉칫돈 상가로… 신도시 입주 따라 신규 분양상가도 껑충 주택경기 침체에 대응한 뭉칫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신규상가는 공급량과 가격 모두 최근 2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에는 전국 203곳의 상가가 공급돼 2011년부터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후 흐름이 반전돼 2013년 278곳, 지난해 304곳으로 수가 크게 늘었다. 전국 기준으로 2013년 2223만원이었던 1층 3.3㎡당 평균분양가도 지난해에는 2718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동탄2신도시를 시작으로 내년 위례신도시까지 입주량이 크게 늘어 상가 분양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위례신도시에는 2013년 2949가구에 이어 올해 4330가구, 내년 8574가구가 입주하고, 동탄2신도시에서는 올해 1만5935가구, 내년 7322가구가 입주에 들어간다.
광교신도시도 2013년 3040가구, 2014년 2878가구에 이어 올해 1214가구가 입주해 입주가구가 꾸준히 늘고 김포한강신도시도 2013년 6692가구, 2014년 5156가구, 올해 820가구 등이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이렇듯 상가전용으로만 지어지는 상가건물은 도시계획상 비율이 정해져 있어 위례에서는 ‘우성 트램타워’(223실), ‘우성 메디피아’(70실), ‘위례중앙역 아이에스 센트럴타워’등 네댓 개에 불과하다.
입지는 크게 세 곳으로 구분된다. 우성 트램타워와 위례 오벨리스크 센트럴스퀘어(지상 1~2층 193실)가 위치한 위례중앙역(2022년 예정) 인근 상가들이 트램라인과도 교차하는 곳이어서 입지상 중앙이다. 반면 우성 메디피아 상가 등이 분양되는 곳은 중심역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져 위치하지만 엠코타운 플로리체, 센트럴 푸르지오 등 주거단지에 둘러싸여 고정수요가 예상되는 항아리 상권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항아리 상권이란 지역 여건상 특정 지역에 상권이 한정돼 더 이상 팽창하지 않지만 인근에 대형 상권이 없어 소비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곳을 말한다. 위례신도시 남쪽 지하철 8호선 우남역(2017년 예정) 역세권 일반상업용지 3-1블록에서는 지하 1층~지상 3층 총 63개 점포를 갖추는 ‘위례 우남역 아이파크 애비뉴’(63실) 상가도 분양 중이다.
분양가는 얼마일까. 위례 우성 트램타워는 1층 전면부 전용 42㎡형(분양 81.64㎡)이 9억8800만원으로 8억7500만~11억원 선이다. 주출입구 옆 약국이 독점계약된 곳은 전용 60㎡(분양 86㎡)형이 17억7700만원까지도 이른다.
인근 다른 상가들도 1층 전면부는 10억원을 넘나드는 가격이다. 분양가는 층이 높아질수록 좀 더 낮아진다. 6,7층 상가는 위치에 따라 3억원 중후반대까지 분양가가 다양하게 책정됐다.
권리금 없지만 상권형성에 시간 필요… 5~10년 보유 생각하고 투자해야 신도시에서 새로 분양하는 상가는 기존 세입자가 없어 권리금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게 장점이다. 권리금 없는 상가에 대한 관심은 올해 임차인 권리를 보장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이 예고되면서 더욱 높아졌다. 또 상권을 선점하면 임대수익에 더해 자본수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 기존에 한정된 수익률 이상을 얻기 힘든 서울시 상가들과 달리 투자성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판교, 광교 등 앞서 신도시 상가들이 높은 분양가로 인해 수분양자들을 고생시킨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도시 상가는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이른바 ‘보이지 않는’ 상권을 추산해 분양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고 가격평가가 쉽지 않다. 입주가 이어지며 상권이 살아난다는 세종시에서도 상가투자 후 아직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이 꽤 된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향후 개발 호재로 기업, 관공서, 지하철, KTX 등이 조성되더라도 상권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5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상가는 최소 5~10년 보유를 생각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격대는 철저하게 주변 임대료를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 결국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중요한 만큼 추정 임대료에 수익률을 대입해 적정 분양가를 산정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과거 신도시들보다 상가 분양가가 많이 내려갔고 희소성으로 인해 위례, 마곡 등 신도시 상가에 대한 상담 열기가 높은 상황”이라며 “다만 신도시 상가라고 해도 수익률이 최소 5%는 나와야 투자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인근 지역 답사를 통해 추산임대료에 비례한 매입가격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적정 가격, 면적대 안에서도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다. 이남수 팀장은 “신도시 상가는 초기 형성에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자칫 상가 공급이 몰려 임대료가 하락하면 그 과정을 못 견디고 파는 경우가 많다”며 “대출비율은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투자금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차 업종을 생각해 적정한 면적도 고려해봐야 한다. 보통 투자자들이 10억원 이상 금액은 부담스러워해 그 아래 물건을 찾는데 금액을 맞추다보면 면적이 너무 작아져 상점 하나를 들이기가 애매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분양면적 대비 전용률도 꼼꼼하게 확인해봐야 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 지점장은 “임대수익뿐만 아니라 자본수익도 확실한 상권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길”이라며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신도시 상가보다 대학로, 인사동 등 기존에 상권이 갖춰진 곳 중에서 미래 가치가 높은 상가를 찾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3호(2015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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