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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오피스 시장에 中 디벨로퍼 몰려올 것”
입력 : 2015.01.08 15: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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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계에서는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프라임오피스 시장의 활기 역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투자처가 줄어든 사모펀드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대형빌딩 개발에 나서면서 대형빌딩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점 역시 프라임오피스 시장의 축소를 부른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염려되는 부분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업체인 DTZ코리아의 조병철 대표에게 오피스프라임의 올해 전망을 들어봤다.
상암과 수서가 뜬다 “프라임 오피스 시장은 현재 수요자인 임차인 중심의 시장입니다. 2017년까지 공급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요는 제자리거나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나니, 당연히 임차인들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입니다. 2015년에도 프라임 오피스 시장은 어려울 것이란 예측도 이 때문입니다.”
조 대표는 일단 수도권 내 대형 빌딩의 공급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규모가 큰 대형빌딩들이 잇달아 문을 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임차인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고, 결국 공실률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사실 국내 프라임 오피스 시장은 지금까지 큰 변화를 겪은 적이 거의 없었다. 연면적 5만㎡ 이상의 오피스만 취급하기 때문에 한번 자리를 잡은 기업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특히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던 강북 도심의 프라임 오피스들이 막강한 패키지프로그램을 임차인에게 제공하면서 강남에서 강북으로 강북에서 외곽으로 옮겨가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늘어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옥을 옮겨도 인근에 다시 자리를 잡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거리가 웬만해도 건물주로부터 좋은 조건을 제시받으면 옮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풀 패키지 프로그램을 제공했던 중구 일대 대형빌딩으로 둥지를 옮기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죠.”
그렇다면 서울의 프라임 오피스 시장은 올해 어렵기만 할까. 조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목할 만한 대형 상권들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프라임 오피스 수요자들은 대부분 교통이 좋은 도심과 외곽 사이를 선호합니다. 임대료가 높은 도심보다는 외곽이 경비를 아낄 수 있고, 교통이 좋으면 직원들의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아예 외곽으로 나가는 것은 부담이 됩니다. 교통이 좋으면서도 새로운 대형 빌딩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을 주목해야 합니다. 바로 ‘수서와 상암’입니다.”
그는 수서와 상암이 외곽순환도로 및 올림픽대로와 인접해 있고, 도심과도 가깝다는 점에서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상암은 국내 대형 언론사들과 IT업체들이 이미 입주를 시작했으며, 수서 역시 KTX수서역과 인근의 문정단지 등의 조성계획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올해 상당한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완다그룹, 국내 개발 사업에 관심 높아 글로벌 부동산투자자들의 움직임 역시 올해 프라임 오피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 디벨로퍼들이 국내 진출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중국 최고의 디벨로퍼그룹으로 불리는 완다그룹이 국내에 왔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서 표류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완다그룹의 기준에 맞는 사업계획이 있다면 올해 완다그룹은 녹지그룹처럼 국내에 직접 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완다그룹이 직접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는 시기상조일 것으로 진단했다. 대신 국내에서 자금난으로 좌초되거나 표류하고 있는 대형 개발사업에 관심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디벨로퍼들은 대부분은 자금난으로 사업이 표류하고 있거나, 좌초된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입니다. 직접 개발부터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국 코스트가 낮아진 사업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국 디벨로퍼들 역시 국내에서 직접 사업을 계획할 겁니다.”
한편 조병철 대표는 물류 관련 부동산을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수도권 일대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도심 내 자리하고 있던 물류센터들이 대부분 외곽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물류 관련 부동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물류창고의 자본 환원율은 약 7~9%대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입지와 시설이 우수하면 좋은 가격에 매입하려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병철 DTZ코리아 대표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남가주대에서 부동산개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한국감정원에서 일했다. 현재 한국감정평가협회 감사를 맡고 있으며, 골드만삭스 부실채권 평가 및 스타타워(현 강남파이낸스센터) 인수 컨설팅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여의도 IFC 서울의 시장분석 및 감정평가를 맡았으며, 글로벌 부동산종합서비스 업체인 DTZ의 한국지사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서종열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2호(2015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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