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어하우스 VS 주거형 오피스텔…여윳돈 4억 어디에 투자할까

    입력 : 2014.09.12 14:15:03

  • (위)광교신도시 ‘코아루S’ 오피스텔, (아래)서울 연희동에 자리한 한 셰어하우스 공동생활공간
    (위)광교신도시 ‘코아루S’ 오피스텔, (아래)서울 연희동에 자리한 한 셰어하우스 공동생활공간
    #경기도 의정부에 거주하는 송민호 씨(35)는 직장이 서울 삼성동에 있어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편도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 영업직 특성상 야근이 잦고 술자리도 많은 탓에 한달에 소비되는 택시비와 종종 이용하는 회사 인근 모텔비를 합하니 평균 20만원 이상이다. 돈도 돈이지만 몸이 힘들어지자 송씨는 수소문 끝에 잠실에 자리한 셰어하우스에 입주해 세컨드하우스로 사용하기로 했다. 월 임대료는 23만원. 5평 남짓 되는 작은 방이지만 입주 두 달이 지나자 송씨의 퍼스트하우스가 됐다.



    ‘혼자 살기 적적해서’, ‘비용이 저렴해서’, ‘학기 중에만 잠시 머물려고’ 저마다 다른 필요들이 모여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셰어하우스는 거실, 부엌, 화장실 등 공동 공간을 함께 쓰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식사나 취미생활은 공용 공간에서 하고 개인생활을 하고 싶을 때에는 각자 방으로 들어가는 형태다. 서울 시내 셰어하우스 시세는 1~2인실 기준 크기와 시설에 따라 월세 25만~60만원 수준이고 보증금은 일반적으로 두 달치 월세다. 입주기간은 한 달 단위로도 가능하다.

    출퇴근시간이 부담스러운 직장인이나 기러기족에게도 셰어하우스는 합리적인 세컨드하우스로 부상하고 있다. 수요가 증가하며 자연스레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개인사업자까지 합치면 현재 2000여 실로 추산되는 셰어하우스 규모가 내년엔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셰어하우스를 통해 월세수익을 얻고자 할 경우 크게 세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부동산 소유자가 전문 업체에 전대하는 방식이다. 전문 셰어하우스 회사가 아파트나 빌라를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빌린 뒤 다시 보증금이 적고 높은 월세로 재임대하는 형태다. 예를 들면 A업체는 방 세 개에 시가 4억원 아파트(121㎡)를 보증금 2500만원에 월세 180만원을 가구주에게 임차해 세입자 7명에게 월세 350만원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가구주는 180만원, A업체는 170만원의 임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대출이자와 초기 가구 구입비, 인테리어 비 등을 감안해도 수익률이 연 10%를 웃돈다는 것이 A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 번째 방식은 직접 사업자로 나서는 것이다. 이 경우 월세수입이 전대 방식보다 1.5~2.5배까지 늘어나지만 세입자 관리를 전문적으로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아직까지 셰어하우스 운영 대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적어 부동산 유지보수와 세입자들의 민원도 직접 해결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 세 번째는 부분임대형(세대분리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셰어하우스와 개념은 조금 다르지만 합법적으로 임대소득 과세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상 2가구가 살고 있는 2주택이지만 1가구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기준시가가 9억원 이하라면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를 가진 집주인이 두 가구를 모두 임대하고 본인은 다른 곳에서 전세로 살아도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강전호 명 부동산컨설팅 대표는 “천호동에 위치한 전용면적 93㎡의 부분임대 아파트(시가 4억5000만원)를 구입해 두 가구에 임대할 경우 총 보증금 6000만원에 180만원의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 투자는 일반적인 셰어하우스에 비해 비교적 장기임대 수요가 많아 안정적인 월세수입이 가능하고 관리가 편하지만 세입자 수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수입은 두 번째 방식에 비해 낮은 편이다.



    세끼 식사 제공 아파트형 오피스텔 노년층에 인기 #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하다 몇 해 전 정년퇴임한 A씨(59)는 15년 동안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평수가 작은 주거형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자녀는 모두 결혼해 분가했기 때문에 큰 평수 아파트는 세를 주고 몸이 불편한 아내를 위해 세 끼 식사가 제공되는 오피스텔로 이사해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자 함이다.



    소규모 가족 단위가 늘어나며 대형 평수 아파트 시장이 외면을 받는 반면 생활편의 면에서 우수한 아파트형 오피스텔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아파트형 오피스텔은 넉넉한 면적으로 구성되고 원룸이 아닌 2~3개의 방으로 구성돼 1인가구나 신혼부부, 4인 가족까지 생활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세끼 식사를 원가로 제공하는 등 맞춤형 편의시설이 들어선 오피스텔이 1인 가구, 맞벌이 부부와 노년층에 대안주택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시내 대형공원이나 녹지 인근에 자리 잡은 오피스텔이나 거동이 용이한 저층의 경우 이전까지 수요가 적었지만 최근 들어 은퇴한 노부부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주현 MDM 회장은 “이전까지 수도권이나 전원에 지어진 실버타운들이 가족들과 떨어져 고립되는 것은 물론 높은 월 부담금 책정으로 실패로 돌아갔다”며 “도심에 위치한 주거형 오피스텔은 이러한 단점이 해결돼 노년부부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전호 명 부동산컨설팅 대표 역시 “최근 한강변이나 주요 녹지 인근에 위치해 제반시설이 잘 갖춰진 아파트형 오피스텔에는 본래 거주주택을 세 주고 들어오는 노인가구나, 1~2년간 임시로 거처를 찾는 대학생 등 월세수요가 많아 일반적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 문정지구의 전용면적 약 76㎡ 아파트형 오피스텔을 약 2억5000만원에 분양받은 B씨의 예를 들면, 보증금 5000만원에 140만원의 월세수입을 얻고 있다. 단, 강 대표는 이러한 아파트형 오피스텔의 경우 최근에 높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공급과잉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주거형 오피스텔 분양에 나서고 있어 일정 지역에서는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며 “벌써 특정지역은 높은 분양가에 비해 월세 수요가 적어 수익률이 낮고 가격하락이 목격되는 일도 있어 입지 선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8호(2014년 09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