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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살까? 세금 낼까? 기부 할까?…카드 포인트 스마트하게 쓰세요
입력 : 2014.09.02 11: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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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에 한정된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 카드사 임원은 “구체적으로 연령대별 포인트 소멸액을 공개할 수 없지만 카드 사용량이 많은 30~40대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소멸액이 월등히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카드 포인트를 방치해 공중으로 날려버리는 것은 일 년치 헬스클럽회원권을 구매한 후 발길을 끊는 것과 다르지 않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용자들이 참으로 고마운 ‘호구’가 아닐 수 없다.
한편 매년 막대한 비용을 ‘절약’하고 있는 카드사들이지만 수익성을 이유로 편리한 부가서비스를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얄밉기도 하다.
카드사용자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포인트 사용처를 찾아 악착같이 쓰는 수밖에 없다. 소멸되는 포인트만큼 카드사의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구조상 가입이후 부가서비스에 대한 친절한 안내는 기대하기 힘들다.
누적된 포인트 규모를 확인했다면, 이제 어디서 사용할지 행복한 고민을 할 시점이다. 가장 전통적인 카드 포인트 사용처는 카드사가 운용하는 쇼핑몰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카드사 운용 쇼핑몰은 몇 가지 생활필수품을 전시하는 수준의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오픈마켓에 비견될 만큼 물품이 다양해졌다. TV, 냉장고, 에어컨 등의 대형가전은 물론 카드사별로 명품이나 여행상품을 다루기도 한다.
현재 현대, 삼성, 신한, 외환, 롯데, KB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은 대부분 전용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방식은 물품구매비용 중 일부를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나 현대카드 M포인트몰의 경우 상품가격 전액을 포인트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도 다수 리스트에 올려놨다. 다만 다른 카드사들이 1포인트=1원이라는 등가공식을 가지고 있다면 현대카드는 1.5포인트=1원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상품가격이 다소 비싼 것이 흠이다.
전용쇼핑몰뿐만 아니라 대형 오픈마켓에서도 제휴서비스를 통해 카드 포인트 구매가 가능하다. 계약에 따라 최소 구매금액 제한이나 금액 일부결제가 가능하므로 자신의 카드사와 제휴된 쇼핑몰의 조건을 살피면 알뜰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앱을 통해 카드 포인트를 활용한 쇼핑도 할 수 있다.
‘카드 포인트쇼핑’ 앱을 다운받으면 카드사별 포인트 조회와 모바일 쿠폰과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 등 아직 취급하는 상품이 한정적이지만 방문 포인트 적립금도 쌓을 수 있다.
수년간 묵묵히 결제에만 공을 들여 누적된 포인트가 많은 경우 쇼핑몰을 활용해 아내에게 통 큰 선물을 선사하거나 평소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였던 낚시장비를 ‘득템’할 수 있을 것이다.
세금 포인트로 납부하고 ‘비자금 만들기’ 카드 포인트는 지갑에 넣어놓은 5만원권과 다르게 유효기간이 있다. 일반적으로 포인트를 얻은 후 5년이 경과하면 자동 소멸된다.
일부 카드사 포인트의 경우 제휴사 포인트는 2년 혹은 3년으로 기간이 짧다. 최근 금융당국이 이를 5년으로 통일하기 위해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 어찌되었든 자신이 소지한 카드 포인트의 유효기간 확인은 중요하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포인트는 매달 차례로 사라질 수 있으니 그에 맞는 정기적이면서도 필수불가결한 사용처를 소개한다.
대형 할인점, 주유소, 백화점, 외식업체에서 살뜰히 카드 포인트를 적립하는 사람도 의외로 카드 포인트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 세금 납부제도는 현금이 없는 영세 납세자가 세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하게 됐을 때 겪는 불이익을 줄이고자 2008년에 도입됐다.
초기에는 건당 200만원 이하의 국세에 한해서만 신용카드 납부가 허용됐지만 지금은 건당 세액 1000만원 이하인 모든 국세와 지방세에 대해 카드 납부가 가능해졌다. 이를 활용하면 생활비도 줄이고 소멸할 위기의 포인트도 깨알같이 활용할 수 있다.
방법도 간단하다. 전국 세무관서에 있는 신용카드 단말기를 통해 납부할 수 있고, 공인인증서가 있다면 인터넷을 통해 세금을 낼 수도 있다. 국세는 카드로택스(www.cardrotax.or), 지방세는 위택스(www.wetax.go.kr), 인터넷지로(www.giro.or.kr)에 접속해 1~2분 정도만 집중하면 된다. 다만 지방세를 납부할 땐 수수료가 없으나 국세의 경우에는 납부세액의 1%를 납부대행 수수료로 내야 한다. 바쁜 아내를 위해 각종 공과금을 솔선수범해 납부해 온 자상한 남편이라면 이를 활용해 소정의 용돈을 ‘획득’ 할 수 있을 것이다.
1포인트도 기부가능 연말정산혜택은 ‘덤’ 신용카드 포인트는 기부를 통해 의미 있게 사용할 수도 있다. 취재 결과 당분간 카드사들은 매년 소멸되고 있는 1000억원이 넘는 포인트로 공익사업 등을 펼칠 생각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소멸되기 직전의 포인트를 기부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의지가 아니면 불가능 하다.
착한 일에는 상이 따른다. 기부한 카드 포인트는 연말정산 시 기부금액의 최고 1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10만원을 초과한 금액에는 무제한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꾸준히 포인트 기부를 한 경우 절세효과를 볼 수도 있다.
방법은 각 카드사 홈페이지, ARS, 영업점, 앱 등을 통해 기부처 중 한 곳을 선택해 원하는 만큼 포인트를 기부할 수 있다. 단 1포인트도 기부가 가능하다.
기부처는 카드사별로 신한카드 200여 곳, 국민카드 11곳, 삼성카드 6곳, 비씨카드 3곳 등이 있다.
KB국민카드는 포인트 1만점 이상이 쌓이면 익월 첫 번째 영업일에 자동으로 기부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일부 카드사는 포인트를 기부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카드도 발급하고 있다. 포인트 기부에 관심이 있다면 기부전용 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통해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액의 최소 적립요건을 폐지하기로 함으로써 카드 포인트 사용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전까지는 기부나 연회비 납부 등에만 1포인트 단위 사용이 가능했다. 적립된 카드 포인트를 가맹점에서 사용하기 위해선 카드사가 제시하는 최소 적립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일례로 신한 카드의 최소 포인트 적립요건이 5000포인트라면, 적립 포인트가 이에 1포인트라도 미치지 못할 경우 사용이 불가했다.
이러한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내로 표준약관을 개정해 최소 적립요건을 폐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실제 전체 카드회원 중 적립금액 5000포인트 이하 회원 비중은 전체의 절반가량으로 추정돼 이전까지 최소 적립요건이라는 벽에 부딪혀 포인트에 무심했던 사용자들은 이제라도 청구서를 들여다볼 필요성이 생겼다.
둘,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는 할인일까? X 포인트 선지급 서비스는 회원의 물품·용역 구입 시 카드사가 일정 포인트를 미리 지급하여 매매대금을 할인받도록 해주고, 회원은 할인받은 금액을 향후 일정기간(최장 3년) 동안 포인트로 상환하는 제도. 즉 물품·용역 구입 시 선지급 포인트로 할인을 받을 수 있으나 추후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부족하면 동 할인금액은 현금으로 상환해야 함을 유의해야 한다.
셋, 카드 포인트 상속이 될까? O 금융당국은 지난해 카드 민원 해소 방안의 일환으로 회원 사망 시 포인트를 유족에게 상속할 수 있도록 카드사에 권고하고 있다. 이를 받아들여 신한카드, 삼성카드, 씨티은행 등은 지난 2, 3월에 이 같은 내용으로 포인트 세부 운영 기준 변경방안을 신고해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 카드 사용자가 사망할 경우 잔여 포인트를 기존 채무의 변제 또는 상속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카드사가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다.
[박지훈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47호(2014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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