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결산, 서프라이즈&쇼크 예상 종목…전자통신·의료 약진 건설·해운 부진 지속

    입력 : 2013.08.09 16: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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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통신(IT)·의료부문의 약진, 건설·해운 등 부진의 늪’ 지난 7월 5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 행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8월까지 마무리되는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발표는 종목별·산업별로 서프라이즈와 쇼크가 지속돼 투자자들의 명함도 엇갈리고 있다. 1~2분기 실적이 사실상 올해 주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는 의견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 시즌이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올 초부터 강세를 보였던 IT부문이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통신서비스 의료 등도 지난해 대비 이익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건설 항공 해운 부문의 부진 터널은 올 상반기까지도 그대로였다.

    주요 상장사 150곳 2분기 영업이익 16% 증가 전망 증시전문가들은 어닝 시즌 중간에도 적지 않은 기업의 2분기 이익 추정치가 하향되고 있는 만큼 실적 전망이 확실히 양호한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추정치를 낸 주요 상장사 150곳(12월 결산법인)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29조1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24조3487억원)보다 16.3%(4조7537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1개월 전 영업이익 추정치(31조9645억원)보다는 8%(2조8621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낮아진 것은 전반적인 경기둔화에 따른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수헌 SK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의 경우 연 초에는 실적 전망이 좋았지만 산업재 금융 등은 중국의 경기회복 둔화, 국내 소비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적전망치가 하향되는 가운데서도 IT 업종은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익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IT 부문 24개 상장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집계한 결과, 각각 91조1022억원, 11조91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54%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분기 대비해서도 8%, 18% 오른 전망치다.

    DRAM 가격 회복에 IT 부문 ‘싱글벙글’ IT 부문의 성장세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IT 부품의 단가 상승이 원인이다. 단가가 상승해 세계 IT 시장 성장률은 둔화됐지만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D램 2Gb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1달러, 지난해 하반기 0.95달러였다가 올해 상반기 1.3달러를 기록했다. 낸드32Bb도 올해 상반기 3.0달러를 기록하며 좋은 가격을 형성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T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9% 증가한 812.4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420억달러 흑자로 역시 최대치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시장에 부합하는 10조원 영업이익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9조5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국내 전자·반도체 대표주들의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코스닥에 상장된 게임업체 중에서는 위메이드와 조이맥스의 약진도 기대됐다. 시장에서는 위메이드와 조이맥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6.15%, 72.12% 상승한 91.75%, 78.13%로 예상했다. 모바일게임 ‘위드러너’의 성공에 위메이드의 자회사인 조이맥스까지 양호한 실적이 전망됐다.

    통신업계도 LTE 모멘텀에 따른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 상승세가 이어졌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3조2433억원, 1조1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44%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대비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1%, 24% 상승한 수치로 올 상반기 성장세가 멈추지 않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모두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가입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SK텔레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96억원 영업 손실을 기록했던 LG유플러스도 2분기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보조금 규제 기조로 경쟁 국면이 안정화되면서 마케팅비 지출이 제한적으로 집행됐기 때문”이라며 비용절감 측면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의료부문은 LG생명과학과 한미약품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LG생명과학은 ‘이브아르’ 필러 제품공급 계약금이 2분기 들어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제미글로’를 유럽 남미 지역에 직접 판매하고 추가적인 지역을 확대하면서 2014년까지 추가적인 모멘텀이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북경한미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1%, 35%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호실적이 예상됐다.

    이에 의료부문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093억원, 3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37%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해서도 각각 15%, 29% 상승하는 등 꾸준한 증가 추세다.

    은행주 상황 더 안 좋아 반면 건설 해운 중공업 등으로 구성된 산업재 부문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2분기 산업재 부문 36개 상장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하락한 2조3400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 7월 16일 건설부문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매출 2조6600억원, 영업손실 887억원을 기록해 투자자들에 충격을 안겼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에도 못 미치는 실적발표가 계속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해운도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이 예상됐다. 항공업종은 한반도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중국발 AI 확산이라는 단기 악재가 출현해 예기치 못한 수요 악재에 시달렸다. 해운업종도 대형 선사들이 시장 점유율 우선정책을 추진하면서 운임 약세에 고전했다.

    금융업종도 1·2분기 연속 ‘울상’이다.

    금융업종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9% 오른 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21.55% 떨어진 2조7588억원으로 예상됐다. 전분기 대비해서도 각각 5%, 14% 하락한 수치다. 증권사들의 부진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이 커지고, 개인주체의 가처분 소득 정체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금융업종 안에서도 은행주의 상황은 더 안 좋다.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세 곳의 2분기 이익은 지난 1분기 어닝쇼크 원인이 됐던 충당금 이슈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STX 계열사 관련 충당금은 약 5500억원, 쌍용건설 추가 지원에 따른 추가 충당금은 약 16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의 평균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1분기보다 약 3bp(0.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업종 자체 규제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당분간 은행주들의 구조적인 이익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하향조정 기업 늘어날 듯 특히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최종 마무리 될 경우 실적이 하향조정되는 종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실적 시즌 중에 나오는 증권사 리포트 실적전망에서도 다소 거품이 껴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3년 연간실적 전망치는 상장사 124곳 중 86곳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38곳에 불과했다. 올해 절반을 지나면서 나오는 시장의 우울한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통계치다.

    이에 대해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등 어닝시즌 초반부터 ‘쇼크’가 나오고 있다”며 “실적 발표가 계속될수록 산업전반의 실적은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긍정적인 연간 실적 전망치도 시간이 지날수록 햐향조정되는 기업 수가 속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가윤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5호(2013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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