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동성 장세 ELS(주가연계증권)로 넘어 볼까

    입력 : 2013.05.03 16: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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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금융위기를 비롯한 글로벌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증시는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몰라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장세에선 새로운 개념의 파생결합증권을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ELS(주가연계증권·Equity-Linked Securities) 상품이 국내 첫 선을 보였던 지난 2003년만 해도 발행금액은 3조원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ELS 발행금액은 약 47조원으로 급증했다. DLS(파생결합증권·Derivatives-Linked Securities) 발행금액도 25조원대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발행 규모가 커졌을 뿐 아니라 ELS나 DLS는 다양한 기초자산과 상품구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투자환경에 따라 진화하면서 대표적 대안상품으로 떠올랐다.

    유가증권에 파생계약이 결합된 복합금융상품인 파생결합증권은 주가뿐 아니라 원자재나 부동산, 금리, 환율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변동과 사전에 약정한 조건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원금보장 정도나 옵션의 종류 및 투자기간 등에 따라 구조도 매우 다양하다. 덕분에 시장상황 또는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따라 탄력적인 상품 구성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투자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수익성’과 ‘안정성’이다. 그런데 두 마리 토끼처럼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기란 쉽지 않다.

    최근 증시가 불확실한 횡보를 지속하는 상황에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제시 수익률이 예전만큼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이런 불만을 반영해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안정성과 수익률을 갖춘 ELS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상품의 기초자산을 보면 지수형의 경우 KOSPI200과 HSCEI(중국항셍기업지수), S&P500 등 3가지 지수를 모두 사용한 상품의 판매 비중이 일반공모에서 가장 높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지수 한 개 또는 많아야 두 개를 사용한 상품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기초자산 수를 늘리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자산 수가 늘어나면 고객의 입장에선 관찰해야 할 지수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그만큼 넉인(Knock-In·자산가격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져 원금 손실이 생김)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투자자가 위험에 더욱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최대한 억제하는 새로운 기법의 금융상품도 나왔다.

    미래에셋 킹크랩 ELS 주목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킹크랩 ELS란 새로운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의 이름이 킹크랩인 이유는 손익구조 그래프 모양이 마치 킹크랩처럼 몸통과 다리가 있기 때문. 이 상품은 지난 3월 21일 금융투자협회로부터 독창성을 인정받아 4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취득하기도 했다.

    킹크랩 ELS는 기존 스텝다운형 상품과 비교해 상단과 하단에 모두 조기상환 조건 및 넉인배리어(Knock-In Barrier·손실한계선)를 두어 기존 상품 대비 수익률을 2배 정도 높인 게 특징.

    넉인배리어란 잠재적인 원금손실 가능성이 생길 수 있는 기초자산의 하락 한계선을 말한다. ‘미래에셋 ELS 4590회’ 킹크랩 ELS의 경우 KOSPI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1년 6개월의 상품으로 KOSPI200지수가 기준 시점 대비 40%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으면 연 6%의 수익을 지급한다.

    낮은 변동성 및 박스권 장세에 효과적인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이 상품은 짧은 만기에 단일 기초자산으로 수익을 높인 게 특징인데 추세적인 저금리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등장했다.

    이민우 미래에셋증권 파생상품본부장은 “기존 스텝다운형 상품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넉인배리어를 높이거나 기초자산의 수를 늘려왔다면, 킹크랩 ELS는 새로운 수익구조를 제시해 고객 만족을 높였다”며 “이 상품은 보다 짧은 만기에 단일 기초자산으로 수익을 높인 독창적인 상품으로 추세적인 저금리 시대에 효과적인 대안투자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눈길 끄는 다양한 신상품들 수익률을 높이는 것 외에 다른 형태로 진화하는 ELS도 있다. 교보증권이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은 ‘일일손익 확정형 ELS’는 손익이 일 단위로 계산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존의 ELS형 상품은 조기상환일이나 만기일 같은 특정일 주가로 수익률이 결정되다보니 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상품은 매일 주가에 따라 수익을 더해 기존 상품들과 달리 안정적인 수익을 낼 가능성을 높였다.

    신영증권도 다른 형태로 진화하는 ELS를 최근 선보였다.

    이 회사의 실물상환형 ELS는 만약 만기 시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만기평가금액에 해당하는 주식 실물을 돌려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손실상환 금액으로 주식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계좌에 손실금액이 확정되는 것보다는 주가가 떨어진 주식을 들고 있으면서 주가 회복을 통해 손실을 만회할 기회를 노린다는 점에선 매력적일 수도 있다.

    이처럼 첨단 금융공학의 산물인 ELS는 구조화(Structuring)라는 방법을 통해 생물처럼 진화하며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고 있다. 투자자가 원하는 것에 맞춰 상품 개발자들은 좋은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 상품 구조 잘 따져야 다양한 파생결합상품이 쏟아져 나옴에 따라 투자자들은 내용을 보다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초자산 수를 늘린 상품의 경우 투자자는 그만큼 많은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한다. 넉인(Knock-In) 위험이 증가하는지 여부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기초자산을 늘리지 않으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넉인배리어를 높인 상품들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률이 일정하다면 넉인배리어가 낮은 상품이 좋다. 지난 2011년엔 넉인배리어가 35%인 상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코스피 2000포인트를 기준으로 지수가 3분의 1 수준(700포인트) 아래로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이 지급되는 구조다. 설령 일시적으로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거나 만기에 상환배리어 이상이면 수익이 나는 것도 있다.

    최근엔 넉인 35%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전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아 넉인 35% 수준에선 상품성 있는 수익률이 나오지 않기 때문. 최신 상품들은 이런 고민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2호(2013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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