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p Stocks] 휴스틸, 셰일가스 수혜로 업황부진에도 꿋꿋

    입력 : 2013.03.07 15: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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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철강회사인 POSCO의 주가는 금융위기 전 세웠던 사상 최고치의 절반을 밑돌고 있다. POSCO가 안팎으로 바람을 타고 있는 데서 잘 나타나고 있듯이 요즘 철강업계는 전체적으로 수요 부족과 가격경쟁 탓에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예외인 회사도 있다.

    송유관이나 유정용 파이프로 쓰이는 후육강관을 생산하고 있는 휴스틸은 최근 세계적인 붐을 이루고 있는 셰일가스 특수를 만나 내수부족을 수출로 만회하고 있다.

    후육강관이란 건축 현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일반 강관과 달리 두께 20mm가 넘는 두꺼운 후판을 둥그렇게 말아서 만든 특수강관을 말한다. 두께가 두껍고 강도가 강해 고압을 견디는 송유관이나 해양구조물, 드릴십, 대형 건축물 등에 쓰이는 제품이다.

    국내 3위의 강관업체인 휴스틸은 이 후육강관에 특화해서 미국에서 붐이 일어난 셰일가스 특수를 한껏 누리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미국 지역 매출이 전체 수출의 90%를 넘고 있어 국내 건설경기가 위축되는 와중에도 안정적인 매출 신장을 이루고 있다. 세계적 석유 메이저인 쉘(Shell)은 물론이고 미국 건설사인 벡텔과 에너지회사인 윌리엄스, 캐나다 에너지회사인 싱크로드 등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덕분에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0년 5172억원에서 2011년에 5682억원, 지난해는 5926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신장되고 있다.

    후육강관 외에 압력배관용 강관이나 보일러 및 열교환기용 강관, 전선관, 구조용 강관, 내황산부식 강관, 강관말뚝 등을 생산해오던 휴스틸은 최근 새로운 분야로 진출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 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를 예상해 2011년부터 619억원을 투입해 지난 연말에 중구경 후육관 생산설비를 완공했다.

    휴스틸 관계자는 “이번 생산설비 신설로 총 생산능력은 종전 80만 톤에서 92만 톤으로 15%가 늘었다”고 밝혔다. 신설공장에선 올해부터 자동차용 강관이나 재료관 등을 생산할 예정이어서 매출의 추가 신장도 예상된다.

    다만 일본 강관업체들이 엔화 약세를 틈타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벌어지면서 업계 전체가 겪고 있는 단가 인하는 이익증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307억원이었던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011년엔 330억원으로 늘었으나 지난해는 317억원으로 주춤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하고 있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설비 증설로 물량은 늘어났지만 현지 판매단가가 내려가 전체 매출액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올해 순이익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스틸은 장기로 보고 투자하기에 괜찮은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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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재가치 대비 주가는 저평가 휴스틸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18일 3만15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어왔다. 지난 2월 8일 종가는 2만3900원으로 고점 대비 24.1% 내렸다. 120일 이동평균(2만6405원)에 비해서도 9% 가량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경쟁에도 불구하고 내재가치를 감안할 때 이 회사의 현재 주가는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현재 PBR는 0.43배,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PER 5.11배에 불과하다. 지난 연말 기준 자본총계가 3989억원이나 되는데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1660억원에 머물고 있으니 공장을 잘라 팔아도 남는 장사라 할 정도다.

    게다가 매년 꾸준한 배당을 하면서 주주에게 호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회사 측의 자세도 긍정적이다. 휴스틸은 지난 2월 14일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는데 시가배당률은 4%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5.25%, 2010년엔 5.43%의 시가배당률을 기록했다.

    재무안전성 견고한 편 최근 완료한 설비증설을 대부분 자체 자금으로 충당했을 만큼 휴스틸의 재무안전성은 뛰어난 편이다. 지난 연말 기준 부채비율은 45% 정도로 추정되며 매출액 대비 부채총계는 30%에 불과하다.

    특히 금융기관 차입금은 896억원(6월 말 기준)에 불과해 자체 영업을 통해 상환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가지고 있다.

    휴스틸은 건설로 크게 성장한 신안그룹 계열의 유일한 상장사인데 건설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에선 그룹 관련 리스크도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계열 신안종합리조트에 보증을 서고 있지만 그룹에서 2011년 현대성우리조트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그린손해보험 인수를 시도할 만큼 재무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휴스틸이나 모회사나 모두 캐시플로우가 좋은 편이고 영업이 나쁘지도 않다”면서 “현시점에선 그룹에서 새로운 인수를 시도하지도 않고 있어 그룹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휴스틸의 주가는 내재가치에 비해 상당히 싸지만 업종 전체의 상황이 부진해 당기순이익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가는 결국 가치를 따라간다는 믿음을 가진 투자자라면 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가 있는 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

    [정진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30호(2013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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