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cok]순이익 추정 오락가락 어떤 종목에 투자할까…ROE(자기자본이익률) 높아지는 기업을 주목하라

    입력 : 2012.12.07 16: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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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됐다. 이번 어닝시즌의 키워드는 두 가지다. 대형주 ‘어닝쇼크’와 ‘중소형주 약진’이다. 국내 굴지의 상장기업 대부분이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밑도는 성적을 발표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반면 특화된 영역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은 최근 ‘중소형주 장세’와 맞물려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번 실적시즌에서 ‘어닝쇼크’는 사실 예고된 악재였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하기 직전부터 이익추정치 하향 조정은 지속됐다.

    그러나 사실 어닝쇼크는 피해갈 수 있는 악재였다. 전반적인 상장사에 대한 증권사 이익추정치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수익성 향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종목들은 분명 존재했다. 이들 기업은 최근 불황 증시 속에서도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 추정치 감소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실적 전망이 불확실한 시대에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적추정치 변동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수익성 개선이 꾸준히 이어져온 종목을 선택해야 어닝쇼크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로 어닝쇼크 속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들의 올해 순이익 추정치는 101조9594억원이다.(11월 8일 기준) 올해 초 추정치인 120조원 대비 16%가량 하향 조정됐다.

    특히 이익추정치는 3분기에 들어선 7월 이후부터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이익 추정치 하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화학 조선 건설 철강 등 3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봤던 업종들이 여전히 부진하면서 전반적인 이익 추정치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유럽 위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중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내년도 이익성장률도 16%로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에도 실적 전망이 급감하면서 어닝쇼크를 보이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실적 예상치와 실제 기업들이 발표하는 실적이 차이를 보이는 현상은 지난 2011년 유럽 재정위기가 터진 이후부터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2011년 실제 연간실적은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직전인 지난해 7월 증권사들이 추정한 연간 실적 전망치보다 17% 낮았다.

    종목별 실적 추정치도 실제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중 실적 추정치(3개 이상 증권사가 추정한 실적 평균치)가 존재하는 109개 기업 가운데 93개 기업이 추정치 보다 낮았다. 16개 기업만 추정치보다 실제 영업이익이 소폭 높았다.

    이마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추정한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7455억원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지난해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4905억원으로 5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추정치와 실제 실적 간 차이는 34%다. 어닝쇼크다.

    한 증권사 센터장급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이슈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환율 변수가 워낙 변동폭이 크다 보니 최근 들어 실적을 정확하게 전망하기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며 “상장사 이익 컨센서스가 최근 몇 년 사이 정확성이 떨어지고 실제 실적 시즌에 임박해서 변동폭이 커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증권사들의 부정확한 실적 추정이 어닝쇼크를 생산하는 악순환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PER? PBR? 변동성 장세엔 ROE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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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의 이익추정치가 개별종목, 더 나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 외로 크다. 주가는 이익의 함수이고 이론적으로 현재 주가는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반영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현재 개별 종목들의 주가는 일반적으로 12개월 이익추정치를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가격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주식시장은 ‘경기 선행지표’로 일컬어진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주식 가치를 결정하는 변수인 이익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업종별, 종목별 이익전망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미래 이익에 대한 전망이 처음부터 잘못된 수치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 주가도 적정한 가격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실적 예상치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는 과거 수익성을 바탕으로 한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귀띔하고 있다.

    이익이 확장되는 구간에 진입한 기업들은 실적 전망치가 불확실한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성적표를 공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는 여러 가지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는 PER이다. 그러나 실적 전망에 대한 변동이 커지는 장세에서는 일반적으로 주식가격을 판단하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은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PER은 일반적으로 12개월 이익 추정치를 바탕으로 현재 주식이 얼마만큼 수익을 내고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이기 때문에 미래 이익에 대한 추정치를 믿을 수 없다면 PER 역시 설득력이 없는 수치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도 최근 같이 실적 추정치 변동성이 커지는 환경에서는 ROE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상호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내외적으로 경기 상승 요인이 없거나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ROE 등 근본적인 펀더멘털 지표가 투자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특히 경영의 효율성과 주주를 중시하는 풍토가 형성되면서 ROE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ROE는 기업이 자본을 투자해 얼마만큼 순수하게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자비용을 제외하고 이익을 창출하는데 있어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했는가를 판단하는 지표다. 즉, ROE가 높을수록 장사를 효율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다. 한국 상장 기업의 평균 ROE는 11~12% 수준이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과거 시점부터 꾸준히 높아지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인 깜짝 실적을 기록해 높은 ROE를 나타내는 기업보다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수치가 높아지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오성진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ROE가 높은 종목은 주가 상승률도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효율적인 투자자라면 ROE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ROE 수준도 중요하지만 ROE가 과거부터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향후 장기적인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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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E 꾸준히 높아지는 기업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하기 직전까지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기업 중 3분기 연속으로 ROE가 상승하는 종목은 대상 성광벤드 일진디스플레이 우리파이낸셜 한세실업 등 20개사다.

    가장 높은 ROE를 나타내는 종목은 일진디스플레이였다. 지난 2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일진디스플레이의 ROE는 53.2%에 달한다. 이는 2분기에만 투입한 자기자본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순이익을 올렸다는 의미다. 이 회사의 ROE는 지난 2011년 3분기 36.6%를 기록한 이후 2011년 4분기(43,5%) 2012년 1분기(49.9%)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일진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내 중대형(7인치 이상) 터치패널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1위 공급업체”라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 한세실업도 지난 2분기 ROE가 33.7%로 최근 3분기 연속 상승했다.

    파트론(29%) 현대글로비스(25%) 한전KPS(28%) 에스엠(21.8%) 우리파이낸셜(21.1%) 등도 ROE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업체들이다.

    3분기 실적 장세에서 이들 종목의 주가는 어땠을까.

    일진디스플레이 주가는 10월 들어 17.4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22%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한세실업은 지난달 0.34%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5% 이상 올랐다. 올해 들어 주가상승률이 110%를 웃돈다.

    우리파이낼셜도 상승세가 돋보인다. 우리파이낸셜 주가는 9월 8.52% 급등한데 이어 10월과 11월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가 27% 이상 오름세다. 반면 KB금융, 신한지주 등 대형 금융사는 물론 금융업종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원종준 라임투자자문 대표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의 고착화로 사람들이 신차보다는 중고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금융회사 중에서도 자동차 할부와 관련한 종목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파트론은 지난 9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50% 이상 올라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0.42%)을 크게 웃돌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 ‘엔터주’ 시대를 연 SM도 과거부터 ROE 상승세가 지속돼 왔던 기업이다.

    김상호 연구위원은 “실적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환경에서는 과거 실적을 기반으로 한 투자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반짝 실적 개선이 돋보이는 기업보다는 이익 개선이 꾸준한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태욱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7호(2012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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