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락 스타’ 인프라펀드 매력 뭘까

    입력 : 2012.06.01 17:22:28

  • 사진설명
    최근 부지불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펀드가 있다.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 논란과 맞물려 각종 언론지상에 등장한 ‘맥쿼리인프라’가 그 주인공이다. 최소운영수입보장(Minimum Revenue Guarantee), 후순위 대출금리의 적정여부, 대통령 친인척 특혜의혹 등에 대한 진실공방이 오가는 가운데 유명세를 탔다. 맥쿼리인프라는 운용자산 1조7700억원 규모로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터널 이외에도 천안-논산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등 14개의 굵직굵직한 국내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공모펀드다. 2006년 상장돼 유가증권 형태로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지만 한정된 지수 등락폭으로 시세차익을 노릴 여지가 적은 상품 특성상 일반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낮은 편이었다.

    그러다 최근의 붉어진 이슈들 덕에 마케팅 효과로 인지도가 높아진 데 더해, 수년간 맥쿼리인프라가 투자자에게 꾸준히 6~7%대의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삼 인프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신인식 대신증권 금융주치의센터장은 “이전까지 고객들의 (인프라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지만 최근 인프라펀드에 대한 고액자산들의 문의가 늘었다”며 “소버린 사태 이후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고객들 사이에 인프라펀드의 투자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슈퍼리치들의 관심사 인프라펀드 이해하기 인프라펀드는 기본적으로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사업에 자산을 직접 투자하거나 융자해 그 수익을 주주에게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펀드다.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일반적인 펀드와 달리, 사회간접자본사업만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인프라펀드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 1930년대 처음으로 활용됐다. 이후 재정 부담으로 인프라 유치가 어려운 신흥국가들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경기활성화, 고용창출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프라펀드를 활용해 왔다.

    인프라펀드의 수익구조는 간단하다.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사회기반시설에 직접 투자하거나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에 간접 투자를 통해 나오는 수익금을 얻는 방식이다. 초기건설비용 등이 많이 소요되는 대신 독점적인 사업의 특성상 도로나 터널 사용료 등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갖췄다는 점이 인프라펀드의 장점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인프라펀드는 사모로만 운용돼 기관 또는 거액투자자들의 ‘그들만의 리그’였지만, 2005년 관련법 개정으로 공모 및 상장이 가능해져 소액투자자들도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펀드가 바로 2006년 상장된 맥쿼리인프라다. 그러나 활발할 줄 알았던 인프라펀드의 상장은 2006년에 건설업체 컨소시엄 등 민간이 제안해 건설되는 도로에 대한 최소운영수입보장제와 2009년에 민간사업자에 대한 최소운영수입보장제가 전면 폐지된 이후 신규로 조성되지 않아 맥쿼리인프라가 현재까지 유일하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2009년 민간자본으로 추진되는 사회간접자본 사업의 투자유인을 늘리기 위해 투자신탁형 인프라펀드를 도입하기도 했다.

    투자신탁형 인프라펀드 투자자가 주주로 참여하는 회사형 펀드와 다르게 신탁계약을 바탕으로 한 수익증권 형태로 조성되는 펀드를 지칭한다. 프로젝트별로 대규모 투자는 물론 소액자본의 유치가 가능하며 의사결정 절차가 간편해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알토란같은 인프라펀드 고르는 법
    사진설명
    여타 고위험 펀드에 비교해 인프라펀드가 안정적인 상품으로 평가되지만 리스크가 ‘제로’인 상품은 아니다. 오히려 인프라펀드는 중위험 펀드군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프라펀드를 고르는 방법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설정액이 지나치게 작은 펀드는 피하라 펀드 설정액이 작으면 자연스레 투자금액이 낮아져 다양한 사업에 투자하기가 힘들어진다. 분산효과가 낮아져 한 두 개의 사업 성과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결정돼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둘째, 투자한 사업이나 자산에 현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가를 파악하라 펀드가 투자한 사업이 부실하면 손실액은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펀드가 투자한 주요 사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분석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셋째, 펀드가 투자한 사업이나 자산의 경영이 악화되더라도 적자를 정부나 지자체 혹은 제3의 기업이 보전해 주는 장치를 갖추었는지를 살펴라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안전장치를 갖춘 펀드는 투자한 사업 실적이 신통치 않더라도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손실을 보더라도 그 진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건들을 갖춘 튼튼한 인프라펀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건을 갖춘 펀드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현재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맥쿼리인프라란 답을 내놓았다.

    이기상 미래에셋증권 정자동지점 차장은 “연 2회 배당을 통해 연 7~8% 수익창출이 가능하고 분리과세대상인 국내 유일의 상장 인프라 펀드인 맥쿼리인프라 펀드는 작년 말 기준 약 6.6%의 안정적인 배당 수익률과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정부의 최소운영수입보장 조건을 갖추고 있어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며 올해 말까지 분리과세 혜택을 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2015년 최소운영수입보장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과 최근 주가 상승으로 가격이 많이 올라 배당수익률이 낮아졌다는 점 역시 투자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국세청이 주요 민자 사업의 고금리 후순위채에 사업자가 주주에 지급하는 대출이자가 과도하다는 판단 아래, 이자의 일부를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법인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는 점 역시 생각해볼 문제다. 맥쿼리인프라의 경우도 주요 사업이 장기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이른 후에는 후순위채의 이자가 전액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배당수익은 일정 부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과세관청의 결정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21호(2012년 06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